주전산기 갈등 문제로 전 이건호 행장의 고소장을 접수, 특수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중인 KB금융그룹 관련 검찰의 칼끝이 IPT로 향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사를 위해 KT 전 임모, 김모 임원도 최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황은 이번 사건이 주전산기 전환 갈등에 무게를 두기 보다 김재열 CIO 개인비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월경 검찰에서 국민은행 ‘통신 인프라 고도화(일명 IPT)’ 관련 콤텍그룹과 굿어스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이 이들 업체들을 왜 조사했는지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회사 모두 지난 2012~2013년 추진된 국민은행 IPT(Internet Ptotocol Telephony) 사업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KB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IPT는 기본구성에 해당하는 데이터 및 음성 네트워크 인프라(IP교환기 등 포함)를 계열사별 독립적으로 구축, 운영하고, IPT(Internet Ptotocol Telephony, UC 포함)는 공통 영역의 구축범위로 추진했다.

본 지점간 전용회선을 이중화하고, IPT를 구성하는 것이 KB금융그룹 ‘통신회선 고도화’ 사업의 주요 내용었다.

당시 사업은 KT가 제1사업자로 총 1300억원대 출연을 약속하며 수주했고, SK텔레콤, LG텔레콤이 부사업자로 참여한 사업이다.

KB금융그룹 IPT 사업은 소위 네트워크 등 각종 장비를 KT가 구축하고, KB금융그룹은 KT회선을 일정기간 이용해주는 소위 ‘기부채납’ 방식이다.

납품되는 장비는 20M x 2회선, 백본스위치 및 라우터(성능 20M 이상), POE스위치, 전산센터 IP교환기, IP전화기, 센터 집중녹취, UC시스템, 전자팩스 및 화상시스템, NMS(네트워크 관리시스템), IP 관련 데이터 백업 등이었다.

이들 주요 구축 시스템 중 KB금융그룹 각 계열사별 기 구축된 부문을 제외하고 필요한 시스템만 구축중이다.

검찰이 KB금융그룹의 이 IPT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KT에게 각종 네트워크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들간 경쟁 과정에 김재열 CIO가 광범위하게 간여했을 것이라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글로벌 C사 네트워크 장비 납품 국내 업체로 콤텍그룹과 굿어스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인 바 있다.

KB금융그룹 네트워크 장비 납품업체로 굿어스가 선정됐고, 굿어스는 올봄 KB금융그룹 ‘네트워크 통합 유지보수’ 사업까지 거머쥐게 된다.

전통적으로 KB금융그룹과 장비 납품 및 유지보수를 맡아오던 콤텍이 굿어스에게 자리는 내준 격이 된 것.

검찰은 최근까지 주전산기 전환 갈등 관련 다국적 IT 및 국내 SI업체 영업담당자들을 불러 조사에 나섰으나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이 KB금융그룹 IPT를 주목하는 배경은, 김재열 CIO와 굿어스 관계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한편 김 CIO가 이번 주전산기 전환 갈등 이전부터 KB금융그룹내 각종 IT사업에 깊게 간여했고 그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캐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굿어스는 최근 김재열 CIO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M사의 조모 사장이 전에 근무했던 회사로 알려졌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