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장, 은행장 사퇴로 일단락된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관련, 여타 금융사가 자체적인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점검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IT솔루션을 단일 벤더로 운영하는 정책까지 재검토에 나서는 등 KB사태 재판을 우려한 각종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경영진은 최근 단일벤더로 구성된 계정계 주전산기 및 연계 디스크 스토리지에 대해 복수벤더 전략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계정계 기준 HP, EMC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같이 단일 벤더 의존도를 유지할 경우 발생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HP가 EMC에 매각하는 데 실패는 했지만, HP 경영 구조가 불안한 상황에서 여전히 벤더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게 은행측 판단이다.

6일 포스트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는 기업은행은 감독기관 보고 과정에서 이같은 ‘내부통제’ 및 프로젝트 완성에 대한 적지 않은 압박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및 감사원 등에 포스트 차세대 관련 진행 상황과 가동일에 대한 설명회 자리에서, 이들 감독기관은 KB사태에 비춰 기업은행 포스트 차세대 가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개방형 표준 계열 자바 아키텍처가 성공할 경우 전 이건호 행장이 무리한 감사를 추진한 게 되고,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현 메인프레임 운영에 무게가 실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즉, KB사태가 표면적으로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냐 논쟁에서 불거진 만큼 현재 시점 플랫폼 전환에 있는 기업은행 사례는 여타 금융사 및 감독기관의 참조모델이 된다는 얘기다.

때문에 기업은행은 보다 적극적 의미의 내부통제 및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6일 가동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추가 안정화 사업까지 품의를 얻어놓은 상황이다.

메인프레임을 사용중인 여타 금융사도 내부통제에 필요한 사전 조사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A보험사의 경우, 최근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전제로 한 컨설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KB 주전산기 전환 상황에 대해 자체적인 조사에 나서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A보험사는 IBM이 국민은행 이건호 전 행장에게 제안한 내용 리뷰를 비롯해 가격, 도입조건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컨설팅 등에 반영하고, 경영진 보고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은행장 퇴진으로 봉합된 듯 하는 KB주전산기 전환 갈등 여진이 앞으로도 여타 금융사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