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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주택 총조사에 숨어있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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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28  10: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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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57차 'ISI 국제통계대회' 참관기
 - 인구동태 통계의 문제, 그리고 노후소득보장 체계
 - 춤추는 여론조사
 - 현실과 동떨어진 소비자 물가지수
 - OECD 세계포럼의 그늘
 - 인구 주택 총조사에 숨어있는 문제
 - 국가통계 체제를 쇄신하자

   

한국통계학회 부회장 겸 국가통계연구회장 / 고려대 교수

2005년 11월 18일, 통계청 뉴스레터 제 87호의 표제는 이러하다. ‘2005 인구주택총조사 높은 국민 참여 속에 성공적 마감’.

 

2005 인구주택총조사(이하 총조사)의 전반적인 평가는 통계청장의 표현대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성공리에 마치게 되었다지만, 필자의 소견으로는 총조사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중차대한 문제가 숨어 있다.

주지하는 바대로 총조사는 1925년 이래, 매 5년마다 행해지는 국가의 大事(대사)이다. 2005년 총조사의 실행예산은 약 1,300억이며, 총조사 수행 이전 수년간의 준비과정에 상당액의 예산이 별도로 투입되었고, 2006년에는 그것의 자료정리 및 분석을 위하여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다.

무엇이 2005 총조사에 숨어있는 문제라는 것인가? 필자는 당시 총조사의 조사항목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조사항목을 보면 ‘남북이산가족 규모 및 실태’에 관련된 문항이 있다. 필자는 이 문항의 문항선정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총조사의 조사항목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지난 2000년, 유엔에서는 각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필요한 총조사 항목 74개를 선정한 바 있고, 회원국에게 이에 기반한 총조사 실시를 권유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제안과 국내 실정을 고려하여, 2005년 총조사에서는 전수조사(전 국민을 대상으로 행하는 조사) 21개 항목, 표본조사(전국 가구의 10%를 표본 추출하여 행하는 조사로서 전수조사 항목 포함) 44개 항목을 조사함으로써 총조사를 수행한 것이다.

힘있는 중앙부처에 휘둘리는 통계청
총조사의 조사문항은 문항선정을 위하여 총조사 실시 전, 약 2년 여 기간에 걸쳐 수차례의 전문가 회의와 이와 관련된 연구가 수행되며, 이후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을 거쳐 중앙정부에 보고된다. 필자가 알기로는 중앙정부에 올라가기 이전까지는 남북이산가족 관련 문항은 없었다.

이렇게 된 것이다. 중앙정부 보고 시 통일부가 이 문항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통계청은 이를 받아드린 것이다. 2년 여 기간의 문항선정회의와 그간의 관련 연구는 무엇이라는 말인가.

통계청은 이러했어야 했다. 장기간의 논의와 절차를 거친 문항선정 결과를 무시하는 통일부의 부적절한 요구를 물리쳤어야 했다. 총조사 결과 개인 프라이버시에 직결된 남북이산가족 관련 문항의 조사 결과는 무의미한 무용지물로 나타났음은 다 알고 있는 바이다. 이쯤 되는 것이 아닌가. 순수하게 2005 총조사 비용만으로만 환산해도 44개 문항을 조사하였으니 문항 하나에 약 30억 원인 셈이니 그 돈은 헛쓰인 셈이 되고 말았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필자의 소견으로는 차관급 청의 위상으로 국가통계의 작성, 유지, 유통시스템을 총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005년 통계청의 차관급 청 승격을 계기로 마련된 ‘통계법 개정안’에 대한 2005년 10월 31일 자 통계청 정책홍보자료 표제를 보자. ‘국가통계 대대적 손질 중...통계법 개정’.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통계청은 올해 들어 국가통계 인프라의 전면적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국가통계위원회 설치와 통계품질진단 의무화, 여기에 행정자료를 통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통계법 개정 추진이며, 현재는 입법예고 중입니다. 국가통계위원회는 경제부총리(현 기획재정부 장관)를 위원장으로 관련부처 장관과 민간위원들로 구성됩니다. 그동안 많은 지적이 있었던 유사 중복 통계의 조정 역할과 앞으로 통계 정책 방향 등 국가 통계의 중요사항을 심의 의결하게 됩니다.(하략).’

2005년 10월 31일이 입법예고 종료일이었는데 필자는 입법예고기간 중에 통계청 웹사이트를 통하여 개정안에 대한 이견을 개진한 바 있으며, 통계청 자체규제심사위원회 위원으로서 2005년 10월 6일 통계청에서 있었던 제1차 위원회 회의에서 국가통계위원회의 위상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11월 4일 있었던 한국통계학회 추계학술발표회의에서 통계청 관계자가 발제한 ‘우리나라 국가통계의 발전방향’의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같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었는데 발제자는 이는 본인의 응답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답하였다.

통계청 개정안에서 보듯이 국가통계위원회는 유사 중복 통계의 조정 역할과 앞으로 통계정책 방향 등 국가 통계의 중요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국가통계의 중심축이다. 우리나라 중앙부처는 부처별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요청통계에 대한 작성현황을 제출하고 있다.

2000년 기준으로 재정경제부 등 15개 중앙부처의 국가통계 제공 비율은 40.8%이다. 현재는 90%를 상회하는 제공 비율을 보인다고 하지만, 관세청을 제외하면 70% 남짓한 수준이다. OECD 요청통계는 재정경제, 교육, 정보통신, 과학기술, 경찰, 농림, 보건복지, 노동, 산업자원, 환경, 중앙인사 등 국가 운용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체제하서는 재정경제 외부의 다수 국가통계에 대하여 큰 집행력을 행사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신설될 국가통계위원회가 과거의 통계위원회 보다야 실질을 꾀한다고 항변하겠지만 이를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직속기구로 격상시킬 때만이 중앙부처의 국가통계 전반에 대하여 올바른 집행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총조사, 과거 악습 되풀이 말아야
앞에서 제기한 총조사의 문제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문항선정회의와 국가통계위원회 의결을 존중하지 않은 통일부의 요구는 부당했다. 중앙통계기관의 수장인 통계청장과 문항선정위원들은 그 자리를 걸고 부적절한 요구를 물리쳤어야 했다.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통계청장도 문항선정위원도 이러한 부적절함에 자리를 걸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당시 통계청장은 차관청으로서 초대 통계청장인 제 8대 통계청장 오갑원 씨로 통계청장 재임기간은 '04.10.15 - '06. 8.8 이다.

총조사는 국가의 大事(대사)이다. 이러한 일은 앞으로 결코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내년, 2010년에는 다시 통계청 사회통계국 주관하에 인구주택총조사가 수행된다. 2010 총조사 수행 예산은 약 2,300억원이라고 한다. 지금 통계청에서는 이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또 다시 이러한 몰상식한 일이 재현될 것인가?

글을 마치며 강조하는 것이다. 국가통계는 통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가행정 의사결정의 인프라인 국가통계가 가치중립적이지 못할 때 그에 기반한 국가행정 의사결정은 가치중립적이지 못할 것이며, 국가통계가 부실할 때 그에 기반한 국가행정의사결정이 부실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국가통계는 행정의사결정, 정책수립의 원초적 정보원임을 직시해야 한다. 인구주택총조사는 말해 무엇하랴!

국가통계위원회의 위상은 재정립되어야 한다. 국가통계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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