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생한 삼성SDS(대표 전동수) 과천 IT센터 화재로 사건 이틀이 지난 22일까지 삼성금융그룹 4개사, 생명, 화재, 카드, 증권 등 일부서비스가 적지 않은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고 발생 후 21일 삼성SDS 직원들이 건물에 진입해 일부 시스템을 가동하거나, 정상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취했지만 건물 붕괴 등 위험 때문에 이 역시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으로 전해져, 금융사 장애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의 경위는 = 삼성SDS 과천 IT센터 화재는 지난 21일 오후 12시 20분경, 4층 UPS(무정전 전원장치) 증설을 위한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는 도중 발전기 외부 연도(煙道)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소방당국은 소방인원 170여명, 헬기 등 장비 40여대 등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고, 2시 30분경 화재가 모두 진압되는 듯 했다.

그러나, 오후 3시경 미처 진화하지 못한 잔불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면서 화재가 더 확산됐고 9~11층 등 서버, 네트워크 장비실 등이 거의 전소에 가깝게 타면서 오후 6시 완전 진화됐다.

화재 진화과정에서 협력사 직원 1명이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진화물질로 인해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이같은 진화물질이 바람에 날리고, 유독가스가 급격하게 퍼지면서 당시 화재현장 근처에 있던 상황실까지 급히 뉴코아 방향으로 옮겨 놓는 등 화재현장이 급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ICT 과천센터에는 삼성금융그룹의 IT시스템이 운영중에 있었고 업무 성격에 따라 주시스템, 백업시스템 등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21일, 사고수습 방안은 = 삼성SDS는 21일, 급하게 ‘수원센터 이전 TFT’를 구성해 대응중이다.

삼성SDS 과천 IT센터는 총 12층 건물로 1~4층까지는 공조시설 및 업무시설, 5~10층까지 각종 서버 등 전산설비가, 11층에는 네트워크 장비실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9층에는 삼성전자 클라우드 시스템, 10층에는 삼성카드의 각종 업무서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오전 ‘수원센터 이전 TFT’는 과천 IT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투입하고자 했으나 건물 붕괴 등 위험과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한 경찰 조사 때문에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SDS측은 항온항습 시설 작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서버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일부 서비스까지 불가능하다는 점을 경찰에 설명하고, 오후 급거 드라이아이스를 투입해 서버 온도상승을 제지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저녁 무렵에는 다 녹아버린 상황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삼성SDS는 오후 늦게부터 22일 오전 현재까지,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건물 외벽 유리창을 깨고 서버 장비를 수원 IT센터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면적 수원 IT센터 이전 어려울 듯 = 삼성SDS 측이 검토하는 방안은 과천에 있는 모든 IT시스템을 인접거리의 수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수원 IT센터 역시 상면 등을 확보하는데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007년 10월 가동한 삼성SDS 수원센터는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로 전산실 면적은 1만 4876제곱미터(약4500평)에 달한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12층짜리 과천 IT센터보다 규모가 작은데다, 이 상면 역시 인접 수원 삼성전자 공장 지원을 위한 각종 IT시스템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상면은 포화상태다.

따라서 삼성SDS 일각에서는 주요 시스템을 수원과 인천에 분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 서비스는 = 22일 오전 현재까지 삼성생명, 화재, 증권, 카드 등 금융그룹 4개사에서 밝힌 장애는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삼성그룹 글로벌 그룹웨어 ‘마이싱글’의 가동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고, 삼성생명은 보험료 자동이체와 대출이자 수납 서비스가 중단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상담 및 검색(이메일, 채팅상담, 불만접수, 각종 신고 접수, 통합검색 등), 모바일서비스(모바일 창구, 모바일 홈페이지는 이용 가능), 기타(전자청약, 인터넷보험라운지, 영삼성라이프, 스마트라이프디자인, 생명의 다리,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혜택서비스 등) 이용이 불가능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삼성카드는 분실 신고 등 홈페이지를 이용한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고, 총 23개 체크카드 제휴 금융사 중 4개 금융기관(기업, 광주, 동부저축, 삼성증권) 제휴 체크카드 이용과 카드 결제 후 문자알림서비스도 중단됐다.

삼성화재는 PC나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한 멤버십카드 신청과 조회 등이 중단됐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