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 발표 전 P.O … 유착설 확산

기간계 업무 및 정보계 개편을 추진중인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의 ‘정보계’ 구축 사업이 불공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논란의 쟁점은 삼성카드가 낸 RFP 내용 중 골든게이트 연계 의무화 독소조항, 우선협상 사업자 발표 전 오라클 총판사를 통해 P.O(Purchase Order)를 사전에 낸 소문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2월 삼성카드는 ‘정보계솔루션’ 도입 RFP를 내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제안서는 오라클, IBM, HP-SAP-윌비솔루션 컨소시엄, EMC, 테라데이타 등 5개사가 참여했고, 삼성카드는 1차 제안평가 통과 및 PoC수행사로 오라클, HP-SAP-윌비솔루션 컨소시엄, EMC 등 3개사를 선정하게 된다.

제안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RFP상 기간계 시스템이 오라클로 선정됐다는 이유로 기존시스템과 연계방식을 OGG(Oracle Golden Gate)라는 솔루션으로 명시했다. 오라클 이외의 참여사 들은 독소조항임을 항의했으나 항의를 일축하고 PoC를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BI코리아>가 입수한 RFP에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지원을 위해 ‘(중략)CDC(기간계-승인계 오라클 OGG) 연동방안…’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오라클 ‘골든게이트’는 실시간 데이터 적재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준 IBM 인포스피어, 팁코, SAP ‘SRS’, 인포매티카 등이 유사한 제품을 보유중이다.

즉, 오라클 엑사데이터에 최적화된 제품에 대해 타사 접근성이 차단돼 있고 결국 오라클 특혜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물론 기간계 DB와 데이터 적재 구조를 ‘오라클’ 제품으로 구성한 삼성카드가 로우데이터의 추출 및 적재의 성능 보장을 위해 골든게이트를 PoC 기본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일반 상용 SW로 PoC를 진행했어도 무방했다는 게 참여사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측은 “선정 원칙과 절차를 가지고 사업자를 선정했다. 제안 평가 및 제품 PoC(기술 및 성능 검증)을 통해 가장 우수한 업체로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를 선정했다”며 이같은 업계 주장을 일갈했다.

아울러 삼성카드는 “오라클 골든게이트의 경우, 기존 시스템에 사용중인 솔루션으로 기능과 성능이 우수, 차세대 시스템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사전에 결정된 솔루션이다. 현재 국내 금융권 및 타 카드사에도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삼성카드 커뮤니케이션팀은 “제안사 모두 오라클 골드게이트 호환에 대해서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며 입찰에 참여하였고, 그 당시 어떠한 이의 제기도 없었음”이라고 해명했다.

◆우선협상 통보 없었는데, P.O가… = 논란 끝에 PoC를 마친 업체들은 또 한번 황당한 일을 겪는다.

RFP상 우선협상 통보는 2월말로 돼 있었다.

업계 주장에 따르면, 3월 중순까지 삼성카드의 우선협상 통보는 없는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오라클 총판이 720만 달러(한화 약 74억원) 규모의 주문서(P.O, Purchase Order)를 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것.

오라클 등 다국적 IT 기업은 규정상 고객과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P.O는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시스템 증설의 경우는 다소 유연하게 규정을 적용하지만, 이번 ‘엑사데이터’ 도입은 신규 사업자 선정으로, 자칫 허수 주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은 ‘계약전 P.O’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협상 사업자 선정 통보 자체가 늦어진 상황에서 2월말 급하게 P.O가 이뤄진 점은 삼성카드와 오라클 그리고 총판사가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2월말은 오라클 2014 회계연도 3분기말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는 공식입장을 통해 “3월 17일 제안 참여업체 모두에 우선협상대상 선정 결과를 공식적으로 통보하였으며, 현재 우선협상 대상자와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삼성카드는 오라클에 선주문 요청을 한 사실이 없음”이라고 전해왔다.

이와 관련 한국오라클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오라클은 규정상 서명이 완료된 계약서를 기반으로만 제품 주문이 가능하다”면서 “업체 선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주문을 내는 것은 글로벌기업인 오라클 내부 프로세스상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카드 정보계 어떤 사업인가 = 삼성카드 정보계 구축은 현재 추진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삼성카드는 EDW 구축, 경영상황판, 마케팅 시스템 등 인프라를 통합 및 고도화하고, BI 포탈 기반 사용자 환경 구축, 차세대 기간계 구축에 따른 정보계 구조 변경을 대상으로 전면 재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구축 범위는 실시간 데이터 웨어하우스(RDW), 분석 데이터 웨어하우스(ADW), 데이터 마트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도입을 골자로 한다.

BI시스템 구축을 위한 AP 및 관리 서버도 도입한다.

늘어날 데이터는 ▲현 데이터 EDW(125TB)+경영상황판(76TB)+마케팅(10TB)를 비롯해 ▲ADW(중복제거 및 업무 증가분 고려) 337TB ▲RDW(ADW의 20% 수준) 67TB ▲개발계(운영계의 20%) 81TB와 함께 백업분이 고려됐다.

이어 삼성카드는 실시간 마케팅(EBM) 및 데이터 분석을 구축하고, 다양한 비정형 쿼리 처리를 구성해 빅데이터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으로 이같은 삼성카드의 전략이 차질없이 진행될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