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하반기 내 자체 개발한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방어 전용장비를 출시한다고 공식 밝혔다. 

안철수연구소는 미국 시스코사의 국내 보안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포섹과 함께 현재 시스코 DDoS 장비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한 주역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추진한 20억 규모의 인터넷망 연동구간 DDoS 대응 시스템 시범구축 1차 사업, 금융결제원 및 국내 18개 은행의 안티 DDoS 공동 시스템 구축 등의 주요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이른바 국내 시스코 DDoS 장비 사업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철수연구소의 독자개발 행보는 일견 시스코측에 위협적일 수도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기존에 공급해온 시스코의 DDoS 장비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적과의 동침'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안철수연구소의 브랜드가 갖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가 없다. 시스코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시스코 코리아는 안철수연구소의 DDoS 사업 소식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처음 나온 장비기 때문에 검증 기간이 필요할 뿐더러 얼마나 좋은 DDoS 장비가 나올지도 아직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시스코 코리아 관계자는 “시스코 장비가 국내 많이 판매된 것은 장비가 좋기 때문이지 안철수연구소라는 브랜드를 달고 판매됐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시스코 자체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DDoS 유통 파트너도 인포섹을 포함해 3-4곳이 더 있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가 시스코의 DDoS 장비 판매를 안한다고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DDoS 시장을 선점해온 만큼 DDoS 기술지원 체계나 파트너 직원 수, 시스코의 브랜드 파워, DDoS 판매 및 대응 노하우 등은 어느 경쟁사 보다도 월등히 앞서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어쨌거나 시장에서는 보안제품에 관한한 국산의 자존심이기도 한 안철수연구소가 제품 성능이나 마케팅 면에서 시스코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는 날이 언제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