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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그린은 그린(=돈)이다”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그린을 시장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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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08  19: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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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 산업계의 화두로 자리잡은 ‘그린(Green)’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CEO는 이런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최근 열린 ‘영림원 CEO포럼’에서 ‘저탄소 경제시대, 경영환경의 변화’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그린은 그린(=돈)”이라면서 기후변화 등 경영환경의 변화를 초래하는 4가지 요인을 소개하고, CEO는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그린은 돈이 될까? = 기후변화는 ‘새빨간 거짓말’인가? 그렇다는 시각은 “기후변화는 사상 최대의 거짓에 불과한데, 이를 놓고 집단 히스테리를 앓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은 과학계에서조차 기후변화에 대해 100% 합의하지 않은 사항이 아니라는 점도 그 근거로 제기한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CEO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 규제, 여론, 경쟁 기업 등을 고려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린은 그린이라고 얘기한다. 후자의 그린은 돈을 의미한다. 미국 달러의 색깔이 그린이다. 그런데 그린은 정말 돈이 될까? 실제로 그동안 친환경 사업이 대박을 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린은 돈’이라는 말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로렌스 와이즈버거라는 여성을 보자. 그녀는 24세에 보그지에 취직해 약 1년간 혹독한 편집장에게 겪었던 어려움을 소설로 써내 백만달러가 됐다. 어느 독자는 이를 두고 “수십년 겪은 나도 견뎠는데 고작 1년도 안돼 그만 둘 수 있느냐”며 “이 정도면 나도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얘기는 똑같은 상황이라도 능력에 따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다면 “비즈니스는 그린을 입는다”는 말도 성립되지 않을까? 여기에는 친환경 사업으로도 가치를 충분히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고 있다.

◆왜 저탄소 경제인가? = 연료는 나무에서 석탄, 석유, 천연가스, 수소로 변해왔다. 나무와 석탄이라는 고체에서 석유라는 액체, 그리고 가스와 수소라는 기체로 변모해온 셈이다. 각 연료의 탄소 비율을 보면 수소를 제로라고 했을 때 나무는 10, 석탄은 2, 석유는 0.5, 천연가스는 0.25이다. 이는 세계 경제가 점차 탄소함유량이 적은 저탄소경제로 이행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경제시스템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이다. 그 도전은 양적 도전과 질적 도전 등 두가지가 있다. 먼저 양적 도전 측면을 보자. 인구 1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미국이 84대, 중국이 3대, 한국이 34대이다. 이는 자동차 연료를 앞으로 어떻게 충당할지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2030년 에너지 수급 전망을 분석한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석유 수요는 3,2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의 수요를 맞추려면 현재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3개가 더 필요하다.

이처럼 앞으로 갈수록 엄청난 석유가 소비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기술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입장이 있다. 1970년대 당시 석유 매장량은 앞으로 40년 정도 밖에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 역시 40년 정도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바로 기술 발전에 힘입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질적 도전 측면을 보자.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온도를 상승시킨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는 0.74도 높아졌다. 한반도는 이 보다 2배인 1.4도가 상승했다. 지구 기온은 2100년까지 최악의 경우 최대 6.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아무리 노력해도 2도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안은 2가지이다. 온실가스의 매출량을 줄이든지, 아니면 어차피 기온상승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맞게 적응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기온 상승을 3도 안으로 억제하려면 세계 GDP의 약 3%를 투자해야 한다. 만일 대응이 늦어지면 GDP의 5~20%를 투자해야할지도 모른다. 지구 기온이 2~3도 상승하면 생물종의 20~30%가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다. 저탄소경제로 이행해야할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에너지원이 바뀌면 인간의 생활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면 과거 예측하지 못했던 구글이나 이베이 등이 현재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은 현실은 앞으로 그 변화의 정도가 어떠할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경영환경의 변화 초래하는 4가지 요인 = 이러한 기후 변화는 경영환경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경영환경의 변화를 초래할 요인으로는 기후변화 외 새로운 규제, 이해관계자, 경쟁기업 등 크게 4가지가 꼽힌다.

먼저 기후 변화는 와인생산 지도를 바꿀 것이다. 특히 영하 5~7도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아이스와인은 기온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 확실하다. 보험업계 역시 빈번한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한 보험처리 손실액의 급증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유가를 급등시키고, 관광업 및 스포트 산업 등에 타격을 입혀 800억달러의 재산손실을 냈다. 반면 시멘트와 건축, 건설기계 업체들은 매출이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는 섬유 및 의류, 식료품, 관광, 스포츠 등을 들 수 있다. 섬유 및 의류업체는 시즌 타깃 의류 판매의 위축으로 재고 정리에 어려움를 겪고, 식료품 업체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해당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관광업체 또한 예외는 아니다. 눈이 녹은 알프스, 너무 더워진 지중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은 줄어들 것이다. 스포츠 업계에서 타격을 입을 분야로는 대표적으로 스키장을 들 수 있다.

◆기업의 근본적 경영환경 변화 요인은 ‘규제’ = 기업의 근본적인 경영환경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은 규제이다. 대표적인 규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의 자동차세, 교통혼잡세 등 온실가스 배출량 통제,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등이다.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는 글로벌 차원의 규제라고 할 수 있다.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EU, 일본, 미국 등 38개국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감축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토의정서에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거래 등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 미국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를 들어 2001년 비준을 거부하고 탈퇴한 바 있다.

2008년부터 EU, 일본 등은 감축 의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처럼 교토의정서를 비준한 의무감축국의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30%에 불과하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중국과 미국이 빠져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는 모든 나라가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UN 기후 서밋에서 최종 타결할 예정이다.
이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감축의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적으로 9위이며, OECD 국가 중에서는 증가율 1위에 랭크돼 있다. 누적 배출량은 23위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 진행 중, 한국도 감축 의무 불가피 =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 내용에는 국가별 감축목표, 해당 업종, 감축 방식 등이 포함돼 있다. EU는 감축 방안으로 2005년에 1월에 유럽 배출권 거래(EU-ETS)를 출범했다. 여기에는 EU 전체 배출량의 60%를 차지하는 13,000여개 업체가 가입돼 있다. 그 운영방식은 각 업체별로 온실 가스 배출 할당량을 부여해 할당량이 배출량보다 많은 기업은 잉여 배출권을 팔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탄소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EU-ETS 1단계에서는 이산화탄소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았으며, 규제 업종은 전력, 열병합, 정유, 철강, 시멘트, 유리, 제지 등이었다. 벌금은 이산화탄소 1톤당 40유로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EU-ETS 2단계에서는 규제 업종으로 항공부문을 추가했으며, 벌금을 톤당 100유로로 2.5배 높였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의 EU-ETS 3단계에서는 규제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외 확대 적용하고, 규제 업종도 건설, 수송, 농업, 산업폐기물 처리 등의 포함을 검토하기로 했다. 벌금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해관계자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 증가 = 기업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설명해달라는 이해 관계자들의 요청이 늘고 있는 것도 기업의 경영 환경의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은행, 보험사, 증권사 애널리스트, 소비자, 미디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기업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관련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는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의 새로운 잣대가 되고 있다. CDP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 및 대상 기업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쟁기업도 비즈니스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도요타를 꼽을 수 있다. 도요타는 1991년부터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에 주력해 1997년 친환경차인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2009년 5월에는 가격을 20% 낮추고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렉서스에도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GM은 50여종의 생산기종 가운데 3/4를 하이브리드카로 교체했다. 미스터 디트로이트로 불렸던 릭 왜고너 전 회장은 2008년 6월 인터뷰에서 “대형차 생산을 고집했던 점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GE는 환경을 뜻하는 Ecology와 이미지를 합친 Ecomagination을 회사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친환경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 개발에 열 올려 = 이러한 환경 친화적인 제품 개발은 IT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IT 업계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하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이런 IT 업계가 나머지 97%의 온실가스를 IT를 활용해 감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과 구글은 그린IT를 기치로 내걸고 2010년까지 컴퓨터의 전력소모량을 50% 수준으로 줄여 연간 5,40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했다. 델은 친환경 PC설계로 2010년까지 전력소비량을 현재보다 25% 절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키아는 2010년까지 비충전시 평균 소비량을 50% 감축하기로 했다. IBM은 2007년 5월 그린데이터센터를 구현하는 방법인 ‘IBM 프로젝트 빅 그린’을 발표하고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해 연 10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환경 친화적인 사업에 늦게 참여했다. 그렇지만 저탄소 경제 시대로 이행하는 환경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의 창출에 힘쓴다면 우리에게도 그린은 그린(=돈)이 될 것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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