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스토리지’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비즈니스 모델 1호로 자리를 잡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스토리지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필요한 용량만큼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확장성이 뛰어나며,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며,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점 등이 주요 특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중 가장 빨리 시장 형성할 듯 = 이러한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이터의 저장과 관리비용을 줄여주는데다 신규 사업이나 신제품 개발 시 원하는 만큼만 쓸 수 있어 초기 투자비를 줄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비용은 아마존 S3의 경우 1GB당 매월 15센트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적용 분야로는 제약 분야의 R&D, 제조 분야의 신제품 개발시 시뮬레이션, 포털이나 게임 등 대규모 콘텐츠 유통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클라우드 컴퓨팅의 비즈니스 모델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인프라 서비스인 IaaS에 이어 플랫폼 서비스인 PaaS, 그리고 소프트웨어 서비스인 SaaS로 점차 발전할 것이”라면서 “IaaS의 하나인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현실적으로 IT가 직면한 최대 당면과제인 급증하는 데이터의 관리 방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점에서 앞으로 가장 빨리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아마존이 2006년부터 S3를 내놓고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나서 지금까지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일례로 아마존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량이 2006년에 비해 2008년에 500배 성장했다는 것.

그럼에도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단순 저장 기능 외에 특화된 부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데이터 전송이나 보안 등의 서비스를 갖춰야만 시장 공략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단순 저장 솔루션으로는 힘들듯ㆍㆍㆍ전송이나 보안 등 부가 서비스 갖춰야 = 현재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아마존, EMC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클루넷과 SK브로드밴드가 이미 서비스를 내놓거나 준비 중이다.

EMC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2008년 11월 아트모스(Atmos)를 출시했다. 아트모스는 모듈러 방식의 인프라를 채용하고 페타바이트(PB) 규모의 대용량 데이터 관리, 정책기반으로 데이터 분산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의 성능 조절, 압축ㆍ중복제거ㆍ암호화 등의 기능을 기본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EMC는 이러한 기능을 갖춘 아트모스를 이용해 직접 서비스하는 대신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EMC의 아트모스를 도입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나선 곳은 AT&T가 유일하다.

AT&T는 EMC의 아트모스 기술과 AT&T의 네트워크 보안 기술을 통합해 5월부터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7월부터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AT&T는 Synaptic.att.com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의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AT&T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2개의 데이터센터에서 동시에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게 한국EMC 측의 설명이다. 재해복구(DR) 개념을 적용해 서비스의 가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얘기다.

◆한국EMC “국내 서비스 업체, 클라우드 스토리지 구현 문의 많다” = 한국EMC 측은 “아트모스 소프트웨어를 출시한지 불과 6개월만에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놀라운 사실”이라면서 “국내 서비스 업체에서도 AT&T가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어떻게 구현했는지에 관심을 갖고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클라우드 스토리지라는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자체 개발할 경우 몇 년이 걸릴 작업을 이처럼 빠른 시일 안에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EMC 소프트웨어의 적용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한국EMC 측의 주장이다.

이러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SK브로드밴드가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용량을 사용한 만큼만 월 이용료를 부과하는 ‘Smart Computing Service(SCS)’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클루넷이 이르면 오는 7월 말경에 본격적인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Smart Computing Service(SCS)’는 SK브로드밴드 IDC가 제공하는 유틸리티 컴퓨팅의 서비스명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빌려주고 사용한 만큼만 월 이용료를 과금하는 IT 종량제 서비스다. 모든 고객 데이터에 대한 백업시스템 및 자동 복구 기능을 구현하고, 1024 비트 암호화 방식을 채택해 서비스 안정성과 보안성을 보장한다는 게 SK 측의 주장이다.

SK브로드밴드의 SCS의 1차 타깃은 대용량 트래픽과 대규모 스토리지 용량을 필요로 하는 웹하드 업체이다, 앞으로는 미디어전송, 웹캐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해 게임사, 포털업체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클루넷, 데이터 저장+전송 기술로 승부건다 = 클루넷은 자체 개발한 온라인 콘텐츠 인프라 서비스인 CCN(Cloud Computing Network)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여러 IDC에 분산 배치해 운영하고 있는 스토리지의 유휴 자원을 활용해 개발 중인 클루넷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데이터 저장 외에 전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클루넷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개발에는 클러스터 파일시스템과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을 보유한 국내의 매크로임팩트가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저장과 전송 기술을 결합해 제공하겠다는 클루넷의 전략은 CCN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CCN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상에 분산된 리소스와 내부 자원을 통합하고, 네트워크 대역폭 풀을 생성해 고속 콘텐츠 전송에 적합한 서비스이다.

이러한 클루넷 CCN은 회선임대 비용이 1Gbps당 400만원으로 KT의 1,000만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대역폭을 높이고, 트래픽을 줄여주며, 이를 통해 서버 구입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CCN의 주요 적용 분야는 뉴미디어 및 IPTV 등 고속 네트워크로 대용량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고품질 HD급 인터넷방송, 온라인 게임 및 콘텐츠 대용량 파일 전송 등이다. 현재 CCN 서비스를 채택한 곳은 한빛소프트, 소노브이, 소리바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위버인터랙티브, SBS, 웹스토리지 등 50여곳에 이르며, 현재 테스트 중인 기업도 30개사 넘는다.

클루넷은 오는 7월말 본격 상용화할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수요처로 이미 CCN 서비스를 적용한 온라인 콘텐츠 유통, 게임사 등을 1차 타깃으로 삼고 있다.

◆“고객의 스토리지 선택 폭 넓혀줘ㆍㆍㆍ업무 수준에 따라 적용해야” = 이러한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앞으로 늘 것으로 전망은 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의문이다. 기존 물리적 환경의 스토리지를 대체할 만큼 안정성이나 보안 등의 성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점은 향후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존 고가의 스토리지 장비를 굳이 도입하지 않고도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확장성, 편의성,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고객의 스토리지 선택 폭을 넓혀줄 것”이라면서 “업무 수준에 따라 이를 검토해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