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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6시그마 경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한국적 상황을 고려한 제안
배영일  |  seribae@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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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9.17  22: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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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영일 seribae@seri.org  
 
1. 6시그마경영의 탄생과 확산, 진화

모토롤라 임원이었던 빌 스미스(Bill Smith)가 ‘6시그마’라는 용어를 만들고 품질 경영활동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다. 경영혁신 활동이 동일한 명칭으로 2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몇 년을 못 넘기고 사라져 갔던 수많은 경영혁신 활동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이 정도 지났으면 6시그마도 어느 정도 성숙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서히 기세가 약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오히려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면서 6시그마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의 수가 세계적으로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그리고 과거에 경영혁신 활동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중국기업들까지 추진하면서 세계적 기업의 과반수 정도가 6시그마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6시그마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표 경영혁신 활동이 된 것을 의미한다. 민간 제조 기업뿐 아니라 최근에는 공공부문과 금융ㆍ의료·서비스분야에서도 6시그마 도입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샌디에고 해군기지와 인디아나주 포트 웨인시와 같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6시그마를 도입하여 성공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뱅크, JP 모건, AIG 등과 같은 유수의 금융기관이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병원에서는 진료나 수술에서의 ‘결함’은 생명을 위협 할 수 있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6시그마의 무결함 추구 철학이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6시그마의 도입을 추진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Commonwealth Health Corporation, Virtual Health, North Shore Long Island Jewish Health System 등과 같은 주요 병원들이 6시그마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트렌드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96년 SDI와 LG전자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6시그마를 추진하였고, 그 후 삼성계열사, LG 계열사, 포스코, KT(전 한국통신)과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에서도 6시그마의 성공사례가 널리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부, 특허청, 대검찰청, 철도공사와 같은 공공부문에서도 6시그마를 이미 도입하였으며 정부에서도 ‘6시그마 혁신상’을 제정, 매년 수상기업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등 기업의 6시그마 추진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6시그마에 대한 이러한 ‘熱風’현상에 대해서 기대와 함께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6시그마와 같은 혁신활동을 남이 하니까 별 생각 없이 따라서 ‘뭇지마 추진’을 하다보면 자칫 본질을 놓치고 부작용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경영혁신 활동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6시그마뿐만 아니라 다른 어떠한 혁신 활동을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고 수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6시그마의 도입을 준비하는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6시그마를 추진하기 전에 먼저 최고 경영층이 6시그마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우리 회사나 조직에 적용할 때 어떻게 할지를 충분하게 숙고하는‘전략적인 추진’이 되어야 한다. 한 때 유행처럼 시작되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던 과거의 많은 혁신활동도 큰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했던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한국적 상황에서 6시그마 경영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그리고 어떻게 전개해 나아가야 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에서 시작한 6시그마를 한국식으로 전환하여야만 향후에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나름대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하여 우선 6시그마의 뿌리인 경영혁신의 과거와 발전과정을 고찰하고 6시그마의 시작과 그 진화 과정 및 6시그마 경영의 모습과 실체를 정리하여 이를 통해 6시그마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6시그마 경영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6시그마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미래 방향성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경영혁신의 전개 과정
   
 
  ▲ 6시그마 경영의 모습  
 
기업 활동에 경영혁신이라는 개념이 접목되어 효율화, 합리화를 추구한 지 100년이 넘었다. 개념적으로는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분업을 먼저 제안하였지만 실제 기업에 적용된 최초의 혁신활동은 테일러(Taylor)의 ‘미국 베들레햄 제철소 동작분석을 통한 표준화’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후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문을 열었던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생산성 혁신,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본격적인 품질혁신(Quality Control)운동, 그리고 그런 기조가 일본기업 경쟁력의 상징이었던 60~70년대의 무결함운동(Zero Defect)과 80년대의 품질경영(TQM)과 카이젠(Kaizen, 개선의 일본식 발음), Lean 생산(JIT 또는 도요타 생산) 등으로 경영혁신 활동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한편 80년대 말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리엔지니어링(BPR)’과 6시그마경영, 고객만족경영, 그리고 지식경영 등이 바통을 이어 받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경영의 변화와 함께 진화해 온 경영혁신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기업경영의 모습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등 나름대로 경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6시그마경영의 탄생
1980년대 중반, 모토로라가 6시그마경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생존을 위해서였다. 당시 모토롤라의 경쟁자는 일본기업들이었는데 제품의 품질 수준에서 격차가 워낙 컸다(불량률 1000배 차이). 그래서 할 수 없이 일본 기업의 벤치마킹 결과, 당시 일본기업들의 ‘무결함(Zero defect)운동’과 개선활동(Kaizen)을 볼 수 있었고 그를 통해 당시 세계 최고의 품질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모토롤라는 난국극복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품질향상이 필요함을 인식하였고, 당시 생산 및 품질담당 임원이었던 빌 스미스를 중심으로 산하에 연구원으로 있던 마이클 해리 및 그의 동료들이 기존 통계적 품질관리를 확장하여 6시그마의 기본 개념과 추진방법론을 만들게 되었다.

한편 이를 훗날 세상에 공표하면서 6시그마 혁신활동’이라 명명하였다. 모토롤라는 1987년 6시그마경영을 전사적으로 시행하여 1년 동안 4억 8천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였고, 1988년에는 미국 최고 권위의 국가품질경영대상인 ‘말콤볼드릿지상’의 초대 수상 기업이 되는 영예를 차지하였다. 그 후 계속 박차를 가하여 10년 동안 10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주식가격은 5배 이상이나 올랐다. 물론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져 3년밖에 되지 않던 제품의 평균 수명이 22년으로 늘어났다.

시그마(σ)」란 평균값을 중심으로 흩어진 정도, 즉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를 의미하는 통계학 용어다. 6시그마경영에서는 시그마를 이용해서 품질의 수준을 나타내는데, 흔히 알고 있는 99%의 합격률은 3.8시그마 수준이다. 6시그마 수준은 100만개 중에서 3.4개만이 불량품인 경우로 거의 완벽한 경지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식스시그마경영을 성공적으로 도입하여 6시그마수준에 도달하면 제품불량은 거의 없어지고, 나아가 서비스 부문에서조차 고객의 불만이 원천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또한 이를 경영 프로세스에 확대 적용할 경우 기업의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가게 된다.

6시그마 경영의 진화
6시그마경영의 시작은 모토롤라였지만 꽃을 활짝 피운 곳은 GE다. 1980년 잭 웰치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GE는 ‘No 1 or 2’전략으로 세계제일을 목표로 끊임없는 전진을 계속하였다. 이렇게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1990년대 초반, 웰치는 지속적인 혁신만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세계 제일의 기업에 걸 맞는 체질, 즉 머무르지 않고 계속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되었다.

이에 꼭 맞는 것이 6시그마경영이었다. GE가 6시그마를 추진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구조조정과 변화가속화 프로그램(Change Acceleration Program) 추진 이후 구체적인 성과를 동반하는 혁신활동으로 6시그마를 도입하면서 오랜 준비와 시행착오 끝에 자신들의 기업에 알맞게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토롤라의 제조중심 혁신활동의 차원을 넘어 6시그마를 서비스나 간접부문에까지 확대 적용하면서 경영 전 부문의 혁신활동이 되었으며 그에 따라 추진 방법론 또한 정교화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6시그마의 ‘활용도’를 대폭 높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및 설계를 위한 방법론으로 DFSS(Design For Six Sigma)를 개발, 6시그마를 업그레이드하여 오늘날의 추진 모습을 완성하게 된다. GE는 6시그마를 ‘GE식 경영철학’으로 승화시켰다. 오늘날 GE의 경영활동은 모두 6시그마경영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영 활동의 모든 과정에 ‘6시그마식 사고’를 적용, 완벽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여 세계 제일의 기업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매년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몇 안 되는 알짜배기 미국 회사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웰치 이후의 이멜트 회장도 6시그마경영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볼 때, GE에서의 6시그마경영은 앞으로도 계속 강력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혁신 표준이 되고 있는 6시그마
6시그마란 용어가 탄생하고 현재의 모습으로 전개된 성지(?)가 미국이고, GE, Ford, 3M 등과 같은 미국기업과  삼성, 포스코, KT, LG 등과 같은 국내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6시그마경영은 미국과 한국 등 일부지역에서만 유행하고 있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은 미국, 한국의 기업들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인도의 기업들, 그리고 중국기업들도 6시그마를 열심히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6시그마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기업들은 6시그마를 도입,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등에서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지역별, 기업별 특성을 살려 자신에 맞게 맞춰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혁신이란 조직의 기존 사고 및 행동의 틀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에 환경이 다른 기업의 사례를 무작정 따라 해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미국과 일본 및 유럽 선진 기업들의 성공적인 6시그마 추진과정을 살펴보면 배울 점이 많다.

오늘날 6시그마에 대해서 GE 다음으로 많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곳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이다. 6시그마 경영의 탄생은 모토로라였고,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되고 다듬어져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모양새가 갖추어진 곳은 GE(General Electric)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6시그마 방법론인 DMAIC나 DMADOV(DFSS)가 GE의 방식이다.

그런데 6시그마를 경영 관리와 연계하여 자신들에 맞게 다시 한 번 변화시킨 곳이 BOA이다. BOA는 6시그마를 기업의 주요프로세스 관리와 연계하여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사내 주요프로세스에 대해 관리지표를 설정하고, 프로세스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6시그마를 이용, 해결하는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방식으로 6시그마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과거에 추진했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과 6시그마의 장점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런 방식은 서비스 분야의 6시그마 추진의 대표적인 성공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6시그마 경영의 불모지로 생각되는 일본에서도 6시그마의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많이 생겨났는데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상장기업 중 30% 정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에 6시그마를 도입, 성공을 경험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는데 ‘소니(SONY)’가 대표 격이다.

1997년 미주 법인에서부터 6시그마 활동을 시작한 소니는 2001년부터는 소니식 6시그마 방법론(SSS)를 만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6시그마 경영활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소니의 6시그마 추진 배경은 글로벌 기업의 특성상 전 세계에 포진하고 있는 소니의 지역거점에서 공통으로 통할 수 있는 혁신 언어로 6시그마가 가장 적합하다는 자체 분석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6시그마라는 공집합으로 정체성을 확보,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 퍼져있는 조직이 공통의 혁신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도시바도 6시그마를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1998년부터 도시바는 “MI(Management Innovation)-21”이라는 명칭으로 6시그마를 중심으로 기존의 모든 혁신활동을 통합하였다. 2002년부터는 그룹 내 6시그마 전문 컨설팅 계열사를 설립하여 그룹내외 6시그마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도시바 역시 자신에 맞는 방식으로 6시그마 경영을 발전시켜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유럽 기업들도 조심스럽게 6시그마를 도입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유럽기업들은 전통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여 최근 충분한 검증을 마친 뒤 6시그마를 도입하고 있다.

성공적인 경영혁신운동
이런 특성 때문에 유럽기업들은 6시그마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기존 혁신활동과 연계하여 통합된 방법론을 전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종업원의 참여도 제고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영국의 통신유통 회사인 British Telecom Wholesale은 6시그마를 기존혁신활동 및 캠페인 등과의 연장선에서 도입하고 있다. Vodafone의 경우에도  기존의 TQM 활동에 lean, BPR 등과 연계한 종합적인 6시그마 혁신활동을 전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에릭슨, 지멘스 등도 6시그마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6시그마가 가장 성공적인 경영혁신활동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추진 기업수가 점 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6시그마 경영의 유연성 때문이다. 6시그마가 세계 각지로 확산되면서 중시하는 것은 6시그마의 문제해결 개념(로드맵)은 유지되지만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세부 혁신도구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6시그마 분석 및 개선 도구가 시간이 경과하고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꾸준하게 확대되고 통합되고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환경의 기업과 조직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혁신활동으로 거듭나고 있다. 


2. 6시그마 경영의 실체와 성공요인
6시그마경영의 특징
6시그마경영의 가장 큰 특징은 ‘계량화’다. 어떤 상태를 측정 가능한 수치로 표현함으로써 목표, 현재 상황, 목표달성 정도, 관리 상태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현상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상당한 무리가 따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계량화된 된 측정지표를 설정하고 현상을 체크해 보면 기대이상의 효과가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혁신활동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호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 극대화’와 같이 목표가 말로만 표현되거나, 비록 구체적인 목표가 있더라도 달성 과정에서 수시로 진척현황을 알기 힘든 경우에는 목표달성의 실패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개선과정을 계량화하여 계속 표시하면 현재 추진하는 활동이 올바른지를 확인할 수 있고 다음 활동은 어떻게, 어느 정도 하여야 하는 것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혁신활동에 대한 보람도 생기고 조직원의 사기는 충만하게 되어 목표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6시그마경영의 또 다른 특징은 분석을 통한 ‘원인제거’다. 6시그마수준은 거의 ‘완벽’의 품질수준이므로 표면적인 문제점만 고쳐서는 달성이 힘들다. 일례로, 자동차와 열차가 자주 충돌하는 철도 건널목이 있다고 가정하자. 자동차 충돌사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건널목 관리인을 많이 배치하거나 차단기 운영시스템을 개선하거나 기차가 지나가기 전에 경고음을 이전보다 훨씬 크게 틀거나 하는 조치 등이 그것인데 사고율 감소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계속해서 자동차는 철도를 지나가야 할 것이므로 사고의 위험은 여전하다. 하지만 만약 철도 위나 아래로 자동차용 입체 교차로를 만든다면 충돌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되는 원인을 제거하여 동일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6시그마식 문제해결방법’이다.

6시그마경영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성과 표현’이다. 혁신의 결과가 기업에 어느 정도 이익을 가져왔는지를 표시하여 수익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목적을 강조하고, 혁신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기본 명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6시그마는 철저하게 원칙을 중시한다. 진정한 고객만족을 통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 6시그마경영의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고객만족과 수익성은 동시에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서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면 고객만족도 제고와 함께, 불량으로 인해 발생하던 고질적인 품질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고객만족은 매출향상으로 연결되고 수익은 더욱 커지게 된다.

또한 6시그마경영을 이야기하면서 ‘지식경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외부 컨설턴트의 지도로 개선활동이 진행되다가 컨설팅이 끝나면 시들해 버리는 상황은 6시그마경영에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조직 내에서 양성된 자체 전문가에 의해서 6시그마경영이 자체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초창기에는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부 전문가가 양성되면 그들의 주도로 개선활동이 진행될 수 있다. 누구보다도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인력에 의해서 혁신활동이 진행되므로 문제점의 원인과 해결방향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자체 양성된 내부전문가를 ‘Black Belt(검정 띠, BB)’라고 한다. 태권도에서 ‘초단’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경험이 많은 BB는 MBB(Master BB)라고 명명하며 새로운 BB를 양성하고, 기존 BB들의 개선활동을 지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6시그마의 특징은 ‘Top down’식이라는 것이다. 혁신활동의 방향성과 대상을 최고 경영층에서 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경영활동과 혁신방향의 일치를 꾀하고 최고경영층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6시그마경영 추진방법

   
 
  ▲ <표2> 6시그마 경영의 추진 단계  
 
6시그마경영의 추진 준비를 끝내고 본격 시작을 알리는 시작은 핵심인력인 BB를 양성하는 것부터다.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BB 양성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이론 교육과 함께 실제 프로젝트 수행경험도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BB가 되기 이전에 ‘그린벨트’라는 등급을 두어 BB의 보조역할 또는 소규모 과제 수행자로 활동하게 하고  또한 임원을 ‘챔피온’으로 부르면서 혁신활동에 참여시키는데, 그들의 역할은 프로젝트의 방향성 제시와 혁신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혁신 전담멤버인 BB를 어떻게 선정하고 양성하는지에 따라 식스시그마경영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B 양성이 끝나면 본격적인 개선활동이 시작된다. 6시그마경영의 개선활동은 다음과 같이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아래 표 참조)

첫째, 우리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최고경영층이 중심이 되어 개선방향을 기업의 전략방향과 맞추어 고민하여야 한다. 둘째, 일단 기업 전체의 나아갈 방향성이 정해지면, 개선하여야 할 부분을 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영층이 주관이 되어 큰 문제점을 정의하고, 부문별로 세부 문제점을 도출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서는 MBB, BB가 주도하여 실제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통계적 계량화 기법을 활용하여 실질적인 원인분석과 개선이 이루어진다.

한편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성격에 따라 문제 해결 시 적용하는 방법론에 차이가 있다. 2가지 방법론이 알려져 있는데, 현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경우, “DMAIC”를, 신제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거나 현재 프로세스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여 새로운 프로세스 설계가 불가피할 때에는 DFSS(Design For Six Sigma)를 활용한다.
정리해 보면, 6시그마 경영은 현상의 정확한 측정과 원인분석을 중시하며 상황별로 적절한 개선과정(방법론)을 명확하게 제시하여 시작과 마무리를 확실하게 함으로써 6시그마 경영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6시그마경영의 성공과 실패
경영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6시그마경영이 기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가?’이다. 곳곳에서 6시그마경영의 성공스토리만이 입 소문을 통해 회자되고 있어 냉철한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6시그마가 마치 마법의 묘약처럼 인식되기도 하고 나아가 이런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 때문에 본질이 크게 왜곡되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소문만 믿고 회사의 현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6시그마를 도입하고 보는 ‘묻지마 추진’과 같은 현상도 나타난다.

성공한 기업들이 추진 과정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신의 것으로 구축하였는지 등과 같은 중간과정은 생략해 버리고 결과적으로 성공하였으니 모두가 가능하겠지 하는 환상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았다. 6시그마 실패의 대표적인 것이 ‘IBM’ 사례다. 단기간에 대대적인 6시그마 추진을 위해 노력했지만, 경영환경악화와 함께 CEO가 퇴진하면서 정착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이 뿐만 아니라 6시그마를 도입하는 대부분이 초기에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고 한다. 그 중 일부 기업들만이 실패를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성공적인 도입을 하였고, 나머지는 한 번 실패에 좌절하여 6시그마경영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실패한 기업들의 대부분은 실패원인을 자신들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변명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실패이유는 6시그마경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뼈를 깎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추진하였던 대부분의 개선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모색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6시그마경영에서는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발본색원하여 다시는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포인트가 맞춰진다.

이를 위해서 경영의 프로세스를 바꾸고, 제품의 설계부터 바꾸는 등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좀 더 근원적인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기업의 수준과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물론 이런 것들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고경영자로부터 모든 기업의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함께 나아갈 때 가능한 결과다.

6시그마경영이 가장 성공한 곳은 두말 할 것도 없이 GE다. 오늘날 6시그마경영을 만든 곳이라고 할 수 있다. 6시그마와 관련해서 GE를 언급한다는 것이 식상한 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GE 만큼 잘하는 기업도 없다. GE에서는 6시그마를 경영 그 자체(The way we work)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6시그마식 문제해결 방식이 기업문화로 정착되었다.

이는 GE가 6시그마경영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를 잘 시켰다는 의미다. 물론 이렇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시너지가 되어 나타났고 갖가지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함께 공유했다. 또한 개선과제의 선정과 추진방향이 전사 전략과 연계되기 때문에 비록 개인의 과제규모가 작더라도 그 영향이 전사 전략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제 추진 팀원들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과정이 GE의 6시그마식 경영 모습이며 현재까지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력이다. GE 뿐만이 아니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6시그마경영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대부분의 기업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철저한 준비를 통해서 6시그마경영을 도입했다. IBM이 6시그마를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 이런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6시그마경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구성원들이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 즉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변화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GE는 6시그마경영 이전에 ‘CAP(Change Ac-celeration Program, 변화가속화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추진했었고, 삼성은 ‘신경영’으로 조직구성원들이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던 터였다. 또한 이런 마음의 준비와 함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의 지적수준도 높여야 한다. BB, MBB 등 내부 컨설턴트를 양성하는 이유가 바로 조직의 지적수준을 올리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다각도의 준비를 하여야만 지속적인 개선활동이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6시그마경영의 성공적인 도입으로 연결된다.

둘째, 6시그마경영이 계속되는 한 경영층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는 6시그마 혁신의 불길이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하는 연료 역할을 한다. 좋은 성과를 이룩한 직원 또는 부서장에게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칭찬을 해 주는 것이 금전적인 보상보다도 더 큰 효과가 있다. 최고경영자가 수시로 진척상황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 전체가 움직인다. 6시그마경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한 방향으로 개선활동이 연계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과거의 많은 혁신운동 중에서 흐지부지하게 끝난 대부분이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혁신활동을 하다보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마음이 약해 질 때 최고경영자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셋째로 역량 있는 사내 컨설턴트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6시그마경영의 핵심은 BB나 MBB와 같은 사내 컨설턴트가 조직의 문제해결을 주도하는 Key person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BB나 MBB는 그들의 지식을 조직 전체에 전파하면서 혁신의 불씨로서 조직의 문화를 6시그마식으로 바꿔 나간다. 따라서 BB와 MBB의 역량에 따라 6시그마의 성패가 나뉜다고 해도 될 정도다. BB와 MBB의 역량이 곧 조직 전체의 역량과 지적수준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6시그마경영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각종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사내 지원 제도다. 6시그마경영 활동 결과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BB나 MBB들에게 개선활동 추진에 대해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6시그마경영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대부분의 기업은 고위 경영진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BB 자격이 필수다. 현장에서 직접 개선활동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경영진이 될 자격이 없다는 이유다. 그리고 6시그마경영의 개선 프로젝트를 함께 공유하고 추진경과를 관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은 6시그마경영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된다.

3. 한국에서의 ‘6시그마 경영’의 의미
혁신활동간 출동, 갈등 그리고 종합적 혁신 활동으로의 정착
한국 기업들만큼 다양한 경영혁신 활동을 경험한 경우도 드물다. 그 이유는 현대 세계 경영의 양대 축인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지리적 인접함과 동시에 같은 동양문화에서 기업문화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며 경제적 발전 모형 등이 한국과 유사했기 때문에 국내의 많은 기업들의 발전 모델이 일본기업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국내기업은 일본기업의 다양한 경영방식을 벤치마킹 해 왔으며 이와 같은 이유로 일본식 경영혁신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90년대 BPR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전에 생산 현장에서 추진했던 품질관리 활동(TQC)은 일본의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었다.

한편 미국은 현대 세계 경영의 표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내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경영 및 경제학자 대부분이 미국식 경영과 경제에 익숙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국식 경영 교육이 보편화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경영을 자문하는 컨설팅 회사의 대부분이 미국식을 전파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의 경영방식에 국내기업이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건 당연하다. BPR과 지식경영, 6시그마가 대표적인 미국의 경영혁신 활동에 영향을 받은 사례다.

미국과 일본 경영의 영향을 골고루 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부작용도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혁신활동 추진의 어려움이었다. 일본식의 종합품질경영(TQC, TQM)에 익숙해 있던 국내 기업의 혁신 담당자들은 미국식의 경영혁신 방식에 거부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식이나 일본식 모두 근본적으로는 같은 것이지만 혁신 추진 과정에서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 대한 관성의 법칙으로 인해 새로운 것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새로운 방식의 장점을 보기 보다는 단점을 찾아내어 반박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심지어는 기존의 혁신추진 조직과 새로운 혁신을 추진하는 새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신, 구 조직간 미묘한 대립과 경쟁관계가 형성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특히 이런 현상은 6시그마경영이 진행되면서 두드러졌다. 자칫 경영혁신활동 전체가 와해될 수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이 잘만 해결되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신, 구 혁신활동의 성공적 통합사례가 삼성전자 반도체 시스템 LSI 사업부의 ‘하나로 혁신’이다. 기존 생산현장의 혁신활동(TPM)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을 때 6시그마라는 새로운 혁신활동이 시작되면서 초기에는 상당한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최고 경영층을 중심으로 기존 및 새로운 혁신담당자를 설득하고 이해를 통해 직접 참여토록 하는 것과 동시에 두 가지 혁신 방법의 장점을 취하여 자사에 맞게 독특한 혁신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최고경영자로부터 생산현장의 담당자까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종합적 혁신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이미 다양한 혁신활동을 경험해 본 국내 기업은 경우에 따라서는 생각지도 못한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분위기가 여러 기업으로 확산된다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4. 중견기업의 적용 방안
국내 6시그마경영의 또 다른 중요한 이슈는 중견기업 도입과 관련한 것이다. 6시그마가 확산되면서 대기업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중견기업으로 확산은 별도의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특히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견기업은 6시그마의 추진에 대한 압박은 있지만 여러 가지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6시그마를 도입하고자 하는 중견기업들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6시그마 경영을 추진하고 싶어도 섣불리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첫째, 비용 문제가 현실적으로 크게 와 닿는다. 6시그마 경영의 경우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6시그마에서 가장 중요한  전문가(BB, MBB)를 양성 할 때 전문지식을 교육해야 하는데 이를 스스로 해결할 수가 없다. 혹시 다른 곳에서 관련 교재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자습으로는 해결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전문지식의 학습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전문가로부터 문제해결 방법이나 개선 도구의 적절한 사용에 대한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6시그마를 도입하는 기업들은 2년이나 3년 정도를 외부의 컨설팅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두 번째 고민은 컨설팅에 들어가는 직접 비용뿐만 아니라 우수 인력을 BB나 MBB로 양성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현업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6시그마에서 핵심적인 성공요인의 하나가 최우수 인력을 BB로 선정하여 전문가로 올바르게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2년 정도) 현업 업무는 하지 않고 대신 BB나 MBB로서 혁신 관련 일만 전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관례다. 우수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견기업에서는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중견기업의 현실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첫 번째인 비용 문제의 경우, 몇 개의 중견 기업이 연합하여 컨설팅을 받는 방안을 생각 해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대표자를 선정하여 외부 교육기관에 파견하여 6시그마 추진 도구에 대한 교육만 이수하게 하고 전달 교육을 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과제를 진행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순발력을 배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마치 운전면허 이론만을 배우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러 기업이 함께 연합해서 컨설팅을 받는 것은 비용은 절감하면서 양질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 해 볼만한 일이다. 단,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합하는 기업 간 양해와 협조 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두 번째 문제점인 인력 문제는 BB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전담인력보다는 현업과 BB업무를 겸임하는 체제를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수 인력의 경우 현장에서도 꼭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중요한 업무에 한해서는 기존에 하던 대로 담당하게 하며, 그 대신 반복적인 업무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여 줌으로써 50% 정도는 BB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이와 병행하여 GB인력을 다수 양성하여 기업 전반에 6시그마 추진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대기업보다도 빠른 시간 내에 혁신적인 조직 분위기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BB업무를 수행하는 핵심인력들의 기존 업무를 대폭 줄이지 않은 채로 진행 할 경우, 핵심인력의 이직이나 형식에 치우칠 수 있는 6시그마가 진행 될 위험도 있다. 경영층에서 신경을 써서 업무 부담을 미리 조정해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BB로서의 활동 시간과 프로젝트 추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5. 결론 및 전망
현재까지의 과정을 보면, 앞으로 단기간에 6시그마를 능가하는 새로운 혁신활동이 출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게다가 6시그마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먼저 추진방법이 기존 혁신방법과 융합하여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다양한 분석 및 개선 도구들이 6시그마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GE는 기존의 린(lean) 도구를 활용하여 효과를 배가하는 방법인 ‘린(lean) 식스시그마’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경영전략과의 연계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프로젝트 규모가 전사차원의 과제로 대형화되는 경향도 보인다. 한편, 6시그마 추진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지면서 금융, 서비스, 의료 부문에서의 6시그마 도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6시그마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첫째, 6시그마를 단순한 혁신기법이 아닌 ‘사고의 틀’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혁신기법은 환경변화에 따라 변화해 가지만 사고의 틀은 ‘개념’또는 ‘철학’으로 남아서 계속 영향을 준다. 이는 6시그마를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활동 중심의 개선도구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본질적인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경영 전반에 적용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6시그마가 생산부문에 국한되는 활동이 아니라 전사차원의 총체적 혁신임을 인지하고, CEO가 주도하여 전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생산을 넘어서 마케팅, 지원, 연구개발을 포함하고 나아가 신상품 개발, 사업기획과 같은 전략차원에까지 개념을 확대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6시그마를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해서는 곤란하다. 기업별로 업의 특성과 경영환경 등에 맞게 추진방식과 분석도구를 맞춤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특화시키고 업그레이드 해 나가야 한다. 6시그마의 궁극적인 추진 목표는 임직원들에게 6시그마 체질화를 통해서 바람직한 혁신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입 과정에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검토과정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6시그마경영을 초기에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일류 기업이 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아니오”다. 6시그마경영은 조직문화로 접목되어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어야 그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단기간에 기업 전체 수준이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6시그마 경영이 절대 만능이 아니다. 그것 보다는 “조직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며 그것을 어떤 과정으로 풀 것인가”가 “어떤 혁신활동을 추진하느냐”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 나아가 혁신활동을 한번 성공했다고 해도 계속 지속 될 것이란 보장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계속 관리해 주지 않으면 그 효과가 6~7년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이므로 계속 기억을 되살려주지 않으면 망각하는 특성이 있다. 방심하는 순간 이제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끊임없는 혁신만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자 : 배영일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6시그마실, 경영전략실, 컨설팅실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 연구조정팀장과 삼성경제연구소 시장 전략실 연구원직을 겸임하고 있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및 주요대학, 증권사, 은행, 정부부처 등 다양한 분야에서 6시그마 컨설팅을 수행했고, '6시그마경영 추진 시뮬레이터 개발', '6시그마경영 진단모델 개발', '6시그마경영의 현황과 미래', '6시그마경영의 이해와 실천' 등 다수의 연구보고서 및 백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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