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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한국경제 성장률 5%로 끌어올릴 수 있다”신관호 고려대 교수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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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5  21: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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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경제 성장률을 5%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영림원CEO포럼’에서 ‘한국경제: 기적에서 성숙으로’라는 주제 강연에서 “현실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의 최대치는 4% 수준이다”라면서 “하지만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를 포함한 6가지 사항을 충족하면 5%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연내용을 정리한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성장’ = 이번 강연 주제 ‘한국경제: 기적에서 성숙으로’는 2012년 미국에서 펴낸 ‘From Miracle to Maturity: The Growth of the Korean Economy’라는 책에서 따온 것이다. 이 책은 저를 포함한 UC 버클리대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 하버드대 드와이트 퍼킨스 교수 등 3명이 공저한 것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과 경제적 변화 등을 다루고 있다. 한국개발원과 하버드의 공동 기획 프로젝트로의 하나로 나온 이 책의 한글판은 오는 8월경에 나올 예정이다.

한국에서 그동안 ‘성장’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역대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성장이었다는 점은 이를 입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성장은 국가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의 정당성이나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제대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특히 남북 분단 상황에 처해있다. 바로 이러한 사실에서 국가가 경제 성장을 추구할 수 없었던 배경을 읽을 수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은 가히 기적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표현할 때 ‘미러클’이라는 용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었다.

현재 한국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나라가 됐다. 이는 유럽연합의 평균 수준이다. 1960년대에는 한국을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과 비교했지만 지금은 이스라엘이나 프랑스 등이 한국의 적절한 비교 대상국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 경제가 더욱 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는? = 하지만 한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은 아직도 미국의 2/3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1인당 소득은 4만5천 달러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은 최근 눈에 띄게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소득불평등 문제는 점차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경제적 성과에 대한 불안 심리는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IMF 위기 전 만해도 8~9%의 경제 성장률을 보였는데 IMF 위기로 5% 안팎으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4%도 넘지 못하고 있다. IMF 위기 이후에는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을 쓴 가장 큰 동기가 됐다.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불안 심리의 가중이라는 현상이 정당한 것인지, 혹시 과대 묘사된 것은 아닌지를 이 책을 통해 답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한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이 미국의 2/3 수준이라는 점은 하나의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이 미국보다 소비를 적게 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출 수준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줄면 소비도 줄고, 세금이 줄면 그만큼 국가의 사회적 지출도 줄어드는 게 아닌가.

한국 사회에서는 그럼에도 복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그럴 수준이 아님에도 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더욱 성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성장률을 더욱 높여 사회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향후 과제로 좀 더 나은 사회 보장을 제공하는 성장 친화적인 정책과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는 정책 수립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 한국이 미국을 따라잡는데 얼마나 걸릴까? 앞으로 미국의 평균 성장률을 1.5%, 한국을 3.5%로 가정하면 약 20년이, 미국의 성장률을 2.5%, 한국을 3.5%로 전제하면 약 40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한국은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 성장률을 좌우하는 요인인 생산성, 자본량, 노동력 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경제 성장률을 높이려면 생산성 향상이 최대 관건이다. 하지만 과거만큼 생산성을 높이기란 쉽지 않다. OECD 평균 생산성 성장률이 약 1.5%이다. 또 과거에는 자본량 증가 즉 높은 투자가 한국 경제 성장의 주동력이었지만 이 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최근 여성의 노동참가율이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력의 성장에 대한 기여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생산성 면에서 2.5%, 자본량 면에서 1%, 노동력 면에서 0.5%씩 총 4%의 성장률이 최대치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실망적인 것인가? “아니요”가 이 책의 대답이다. 이 정도의 성장률이 정상적인 수준이다. 과거 8~9%의 성장이 오히려 예외적이었다.

한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의 성장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해는 IMF 위기가 터진 1997년이 아니라 1995년이었다. 한국의 1995년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은 1만4천 달러였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성장 둔화 현상이 발생했을 때 1인당 소득이 이와 거의 비슷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고성장이 끝났을 때 1인당 소득과도 거의 유사했다. 한국의 성장 둔화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는 얘기인 셈이다.

“한국, 수출-고용 간 연결고리 취약” = 하지만 한국의 성장 둔화는 좀 복잡하게 진행됐다. 한국의 성장 둔화는 2단계에 걸쳐 발생했다. 1단계는 1989년이었다. 1962년부터 1989년까지 8%의 성장 가도를 달렸던 한국 경제는 1989년에 6%의 성장에 그쳤다.

그러면 1989년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탈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제조 산업의 성장이 바로 이 시기에 주춤했다. 제조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 비율이 감소했다. 2단계는 1997~1998년으로 아시아 금융위기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두 번의 변화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1980년대 말 성장둔화 요인인 탈산업화는 자연발생적인 현상이었다. 그 이후 정부는 금융자유화나 외환자율화 등의 정책과 재벌 전략을 펼치면서 인위적인 성장을 꾀하였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일시적이었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 1997~1998년 위기가 터졌다.

정치경제적 측면을 제외하면 한국의 성장 둔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으며, 이러한 증거는 여러 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한국의 탈산업화 는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다. GDP와 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8~1989년에 정점을 보였다. 이후 제조업의 GDP 비중이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지만 고용 비중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노동집약적인 단계를 지나면서 고용 창출이 어려운 추세에 접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조업의 고용 비중은 전체의 30%에 도달하기 전에 감소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은 GDP 수준이 비슷한 국가에 비해 아직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서비스업에서 활로 찾아야, 하지만 규제가 문제” = 그간 한국의 성장을 이끈 제조업의 둔화가 문제라면 앞으로 갈 길은 어디일까? 서비스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서비스 산업도 낙후돼 있다는 게 문제이다.

탈산업화에 이은 수출증가율의 침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도 답하고 싶다. 수출증가율의 둔화 시점은 최근이 아니라 1980년대 후반이다.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경제 발전 수준이나 여러 특성들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수준이다. 또 한국 수출의 기술 고도화 수준 역시 1인당 소득, 그리고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 볼 때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수출이 늘어도 GDP 상승이나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의 수출은 주로 제조업 위주이다. 그런데 제조업은 고용 창출 능력이 없다. 수출 기업이 아웃소싱으로 해외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제조업의 고용 창출은 기존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조업의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문제이다. 상대적으로 서비스업의 수출이 부진하다.

한국 경제의 특징은 위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0년여간 1970~1971년, 1980~1981년, 1997~1998년, 2008~2009년 등 4번의 위기가 발생했다. 이밖에 2003년 카드 사태 등 여러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한국은 이례적으로 위기에 취약한 국가이다. 위기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위기 이후 2~3년에 걸쳐 성장률이 2% 감소하는데 반해 한국은 4개의 주요 위기에 따른 성장 감소율이 평균 8%나 됐다.

한국이 위기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리한 성장 드라이브와 높은 단기 부채 의존도 등을 들 수 있다. 다행히 이런 문제는 완화되고 있다. 단기 부채 의존도는 낮아지고, 외환 보유액도 높아졌다. 정부도 성장률 집착에서 벗어나 일자리 창출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앞으로 위기 빈도수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위기는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한 6가지 방법 제안 = 앞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최대치는 4% 정도라고 했는데 이보다 높은 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 6가지를 제안해본다.

1.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 2. 한국의 강점이자 약점인 재벌 이용 3. 외국인 직접 투자와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한 투자 환경 제공 4. 인재의 적절한 활용 5. 교육에 대한 접근성 및 효율성 향상 6. 더욱 나은 공공 서비스 확충으로 형평성 문제 해결 등이 그것이다.

1.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

이는 진입장벽 및 경쟁 규제를 제거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의료 부문의 일부 규제를 없애면 해외 환자의 유치가 가능하다.

도소매업에 IT를 적용하고, 특히 서비스업의 IT 응용에서 한국이 선두가 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2. 한국의 강점이자 약점인 재벌 이용

재벌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1997년 이후 여러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이에 따라 포스트 재벌 구조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아직도 한국에선 재벌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벌 체제가 더욱 공고화하고 있는 사실은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재벌의 내부자 직권 남용을 막을 수 있는 투자자 보호 강화 △일감 몰아주기 제한 등 경쟁 촉진 및 공평한 경쟁 분위기 조성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규제의 강화 △중소 및 신생 기업에 대한 재정 접근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

3. 외국인 직접 투자와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한 투자 환경 제공

과거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는 아직도 외국인 직접 투자가 저조한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의 등장은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의 혈연 중시 풍조, 투명성 부족, 불확실한 경영환경, 노사간 긴장 관계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앞으로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말해준다.

4. 인재의 적절한 활용

한국은 세계에서 여성 교육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하지만 여성의 노동 인구 비중이 가장 낮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의 해결 방안으로 △남녀간 임금 격차 감소 △교육 및 보육 시설에 대한 공공 지출 증가 △부모의 육아 휴직 확충 △근무일의 유연성 진작 등이 있다.

5. 교육에 대한 접근성 및 효율성 향상

한국은 교육에 대한 지출이 GDP의 7.2%로 OECD 국가 중 3위이다. 그런데 이 중 40%가 사교육 지출이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OECD 평균을 밑도는 고등 교육에 대한 공공 지출 확대 △직업 훈련에 대한 투자 확충 △교육 부가가치 평가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제공 △인터넷 수업 및 대화형 교재, 기타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 △한국이 특히 저조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학 연구 능력 향상 등이 시급하다.

6. 더욱 나은 공공 서비스 확충으로 형평성 문제 해결

한국은 OECD 국가 중 GDP 대비 조세 부담 비율이 두번 째로 낮다. 이는 사회 서비스의 제공이나 형평성 문제 해결에 제약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세금 확충 △물가 연동 조세 정책 등 좀더 효율적인 세금 징수 △노년층 및 빈곤층에 대한 좀더 효율적인 소득 재분배 등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향후 한국 경제성장률의 최대치는 4%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정책 집행으로 5%로 끌어 올릴 수 있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CEO포럼 (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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