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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史記>는 스토리텔링 寶庫, 인간경영 지혜 가득”김영수 <史記> 전문가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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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10  18: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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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마천 <史記> 전문가 김영수 전 영산 원불교대학교 교수가 최근 영림원CEO포럼에서 ‘<사기>와 중국, 인간경영의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김영수 <史記> 전문가


25년동안 120차례 넘게 중국을 넘나들면서 사마천의 <사기> 연구에 천착해온 김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사기>는 스토리텔링의 보고로, 인간경영의 지혜를 감동적으로 전달한다”면서 “중국 알기의 지름길로 <사기>만한 책은 없다”고 했다.

또 “미국의 하드파워와 대응해 중국이 국가전략으로 펼치는 소프트파워 전략의 진원지가 바로 <사기>이다”라면서 “소프트파워 콘텐츠가 가득 담긴 <사기>의 세계화와 문화 선점에 우리가 먼저 나서야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내용.
 

◆왜 지금 사마천과 <사기>인가? = <사기>연구에 접어든지 25년이 됐다. 2007년에 교육방송에서 32시간의 분량으로 <사기>강의를 했으며, 3년 전부터 <사기> 완역을 시작, 모두 15권 가운데 지금까지 2권을 완료했다. 그럼에도 수박 맛 알기는커녕 제대로 구경도 못한 것 같다.

중국 알기의 지름길로 이 책만한 것이 없다. 2012년에 들어 2가지에 역점을 두고 연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는 <사기>의 고사성어로 인간경영의 지혜를 통찰하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중국 시진핑 체제의 출범에 따른 중국의 국가전략 분석과 우리의 대응이다.

기원전 145년에 탄생한 사마천이라는 인물을 2100여년 전이 지난 지금 왜 떠 올리는 것이며, 그의 대표작인 <사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중국의 존재감이다. 중국은 G2 반열에 오르며 경제, 외교 분야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두번째는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이다. 미국이 군사와 정치가 핵심인 하드파워 전략을 구사했다면 중국은 여기에다 경제와 문화를 더한 소프트파워 전략으로 그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파워의 진원지가 바로 <사기>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위기감이다. 동북공정이 단적인 예다. 중화주의 전파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동북공정은 소프트파워 전략의 일환이다.

네번째는 미국식 리더십의 한계와 이에 따른 동양적 리더십의 갈망이다. 다섯번째는 <사기>는 문학, 역사, 철학을 구분하지 않고 통섭해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궁형을 당한 사마천의 인생역정도 사마천과 <사기>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다.

사마천의 생애와 <사기> =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에 태어났다. 태사령이었던 아버지 사마담에게서 어려서부터 역사교육을 받았다. 20세에 천하 여행을 떠나 3년간 현장을 탐방했는데 그 내용이 <사기>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36세에 부친이 사망하자 태사령 직책을 이어받고 42~43세에 <사기> 저술에 들어갔다.

47세에 흉노에 항복한 장군 이릉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괘씸죄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은 사마천의 인생에 큰 전환기가 됐다. 아무도 사마천을 변호하지 않았다. 사마천은 인심과 세태를 뼈저리게 느꼈다. 49세에 사형을 면하는 대신 궁형을 당하면서 살아남은 사마천은 <사기>의 내용을 바꿔 다시 썼다. 사마천은 다시 쓴 <사기>에서 권력자에 노골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

<사기>는 130권, 25만2천50자의 3천년 중국 통사이다. 중국 정사 24사의 효시로, 관찬이 아닌 사마천 개인의 사찬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2부를 제작해 1부는 숨겼는데 사후 50년 만에 공개되어 필독서가 됐다. <사기>는 기전체라는 역사 서술 체제를 처음 채택한 역사서로, 향후 모든 중국 역사서 서술의 모범이 됐다.

<사기>에는 사마천의 치열한 현장정신이 담겨있다. 한신이 고향에서 치욕을 겪은 과하교(胯下橋)의 일화나 유방이 술과 여자를 좋아했으며 그가 자주 찾은 술집 이름 2곳을 기록한 것은 사마천이 현장탐방에서 직접 들었던 이야기였다.

<사기>는 변화 발전의 역사관에다 물질적 생산활동을 중시하고 공정한 비판 정신을 담고 있기도 하다.

“고사성어로 중국인의 마음을 읽고 잡는다” = 스토리텔링은 기업 홍보나 광고에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사기>는 기업에 많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스토리텔링의 보고이다. 대한항공은 언젠가 중국 여행 광고에서 한비자, 노자, 강태공, 이사, 자사 등 <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어록을 네자 또는 길어야 10자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해 흥미를 끌었던 적이 있다.

고사성어에는 중국의 지혜와 문화가 압축적으로 담겨있다. 중국인의 마음을 읽고 잡는데 고사성어 만큼 가치 있는 것도 없다.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문화나 역사를 화젯거리로 삼으면 그 협상은 성공할 확률이 비교적 높다.

SK 최태원 회장은 중국 진출시 인사말에서 항우가 서초패왕에 오른 계기가 됐던 거록전투에서 항우가 3일간의 군량만 남기고 솥과 시루를 깨뜨렸던 일화를 인용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죽기 살기식의 투지를 독려했다.

중국과 관련된 인물들의 언행을 모니터링하는 중국 정부가 한국 재벌 총수의 이같은 발언을 모를 리 없었는데 껄끄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고사성어의 학습이 열기를 띠고 있다. 2009년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미중 전략 경제대화에서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 은 “有福同享 有難同當”...‘風雨同舟’(복은 함께 나누고 어려움은 함께 감당한다...비 바람 속에 함께 배를 탔다)라며 중국과의 동반의지를 보여줬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人心齊 泰山移”(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태산도 옮긴다), “逢山開道, 遇水造橋”(산을 만나면 길을 닦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논다)라는 귀절을 언급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山徑之蹊間 介然用之而成路, 爲間不用 則茅塞”(산길도 자주 다니면 도로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막힌다)라며 자주 만나자는 뜻을 에둘러 말했다.

중국의 권력계승 방식은 ‘선양’ =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오는 3월 18일 공식 출범한다. 3월 5일부터 보름 동안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의가 열린다. 2,500명의 인민 대표단은 60대 이상이 배제되고, 40~50대로 세대교체를 했다. 국가의 새로운 신진대사를 만든 셈이다. 노동자, 농민이 25% 늘고, 여성도 1% 증가했다. 중국 여성 인권 지표는 전세계 5위안에 든다.

중국 공산당 지도체제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그 연원은 요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 임금은 아들이 아닌 순을 지목해 20년간 교육시킨 후 왕위를 물려줬다. 이것이 선양(禪讓)이다. 이런 권력 계승 방식은 수천년간 이어졌다. 중국 지도부는 30~40년간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임명된다. 중국 지도체제와 요순시대의 선양은 정확하게 닮았다.

시진핑의 집권으로 사마천과 <사기>의 현실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마천의 고향 섬서성 한성시는 10년 전만 해도 50만명의 인구에 1년 평균 소득은 1천불도 안됐다. 서안에서 한성시에 가려면 비포장도로를 차로 10시간이나 달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속도로가 생겨 3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마천의 제사도 민간에서 이제는 국가에서 관할하고 있다. 시진핑의 고향은 사마천의 고향인 한성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 그동안 중국 국가 주석으로 사마천 제사에 직접 참석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는데 시진핑이 아마 임기 안에 참석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사기>의 고사성어로 통찰하는 인간경영의 지혜 = <사기>의 고사성어에는 인간경영의 지혜가 가득 담겨있다. 그 주제는 ‘은혜와 보은’, ‘기질과 운명’, ‘원한’, ‘말의 격조’, ‘새로운 인재관’, ‘인간관계의 경지’, ‘리더’, ‘진퇴’, ‘나눔’, ‘약속’, ‘공사분별’ 등 다양하다.

‘은혜와 보은’의 대표적인 사자성어는 한신과 얽힌 ‘漂母飯信’(표모반식: 빨래하는 아줌마가 한신에게 밥을 주다)이다. 한신이 젊었을 적에 빨래터 아줌마에서 밥을 얻어먹을 정도로 곤궁한 생활을 했는데 나중에 성공한 후 천금으로 은혜를 갚았다는 얘기다. 천금은 엄청난 액수의 돈을 뜻한다. 한신은 표모의 묘를 만들어 보은의 가치를 드높였다. 중국인의 보은관을 대표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多多益善’(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은 ‘기질과 운명’을 잘 보여주는 사자성어이다. 역시 한신과 관련된 이 얘기는 유방이 한신에게 “황제인 내가 장수라면 어느 정도의 병사를 거느릴 수 있겠느냐”고 묻자 한신은 10만 정도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기분이 언짢은 유방이 한신에게 “너는 어떠한가”라고 묻자 한신은 다다익선이라고 했다. 한나라의 건국에 큰 공신을 세운 한신이었지만 이 말은 결국 토사구팽으로 이어졌다. 한 순간의 우쭐거림이 자신과 조직을 해칠 수 있다는 격언이다.

<사기>에서 ‘원한’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는 ‘堀墓鞭尸’(굴묘편시: 묘를 파헤쳐 채찍으로 시체를 때리다)이다. 초나라에서 오나라로 망명한 오자서가 아버지를 죽인 초나라 평왕에게 복수하려고 했는데 그가 죽었다고 하자 시체에 채찍질을 가하여 복수했다는 얘기다. 사실 중국인처럼 은혜와 원수에 집착하는 경우는 없다. 중국인에게는 대를 이어서라도 은혜와 원수는 갚는다는 정신이 배어 있다.

“중국인, 은혜와 원수는 대를 이어서라도 갚아” = ‘말의 격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글귀는 ‘談言微中亦可以解紛’(말이 적당하면 분쟁도 해결한다)이다. 말의 격조는 단어의 선택에서, 단어의 선택은 인격에서 나온다.

‘三不如’(세 사람만 못하다)는 유방의 인재관이 함축돼 있다. 세 사람은 소하, 장량, 한신이다. 유방은 한나라 건국의 성공요인을 묻자 “나는 후방 물자는 소하, 전략은 장량, 전투는 한신만 못했다”고 답했다. 한 인재의 중요성을 자각한 셈이다.

<사기>에는 우정에 관한 얘기가 많다. 관포지교, 문경지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최고 경지는 ‘伯牙絶絃’(백아절현: 백아가 거문고의 줄은 끊다)이 아닐 듯싶다.

백아는 초나라 사람으로 거문고의 달인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어느 날 백아는 산 속에서 연주를 하는데 어떤 농부가 이를 듣고 자신의 음악을 알아줬다. 그 사람의 이름은 종자기였다. 둘은 친구가 됐다. 우정의 최고 경지인 ‘知音(지음)’의 관계였다. 백아가 농부가 사는 그 고장을 떠나 3년 만에 돌아와 보니 종자기는 죽고 없었다. 백아는 종자기를 애도해 거문고를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

리더의 바람직한 상을 보여주는 고사성어로 ‘桃李不言. 下自成蹊’(도리불언, 하자성혜: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지만 저절로 밑에 길이 난다)가 있다. 사마천이 존경했던 한나라 명장 이광을 평하는 권에 나온다.

<사기>에는 진퇴를 몰라 신세 망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반면 범려와 장량은 물러날 때를 잘 알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인물로 꼽힌다. 이를 일깨우는 고사성어가 ‘成功不居, 攻城勇退’(성공불거, 공성용퇴: 공을 이루면 머무르지 말고 물러나라)이다.

‘從善如流, 施惠不倦’(종선여류, 시혜불권; 물 흐르듯 착한 일을 하면 은혜를 베풀어도 피곤하지 않다)는 ‘나눔’과 보다 착한 세상을 위한 고사성어이다.

<사기>에는 약속을 강조하는 말로 ‘一諾白金’(일낙백금: 한번 약속은 백금과 같이 여겨라)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진나라의 정치가로 변법을 시행한 상앙은 법이 시행되지 않은 이유는 “윗사람이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말이나 법, 정책은 신뢰를 기본으로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CEO포럼 (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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