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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세계 금융위기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들최종학 서울대 교수 ‘영림원CEO포럼’에서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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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11  19: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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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경영하라’의 저자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최근 ‘영림원CEP포럼’에서 ‘세계 금융위기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들’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최 교수는 ‘숫자로 경영하라’에서 회계정보의 해석방법과 회계선택의 영향을 살펴보고, 취영루, 동아제약, 두산인프라코어, 금호아시아나, SK, KT&G, 외환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동아건설, 롯데칠성 등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리고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과 전개에 대한 해설과 투자은행의 잘못된 성과평가 및 보장제도가 금융위기의 발발과 전개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 최종학 교수/서울대학교 회계학 전공

최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발발 원인을 짚어보고,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정치/경제/사회의 변화 추세를 전망했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발발 원인은 = 세계 금융위기 사태가 일어난지 4년이 지났다. 그 원인의 하나였던 미국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미국 부동산 시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가 1990년대 말부터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1997년부터 거품이 최고에 달한 2006년 여름까지 10년 동안 약 2배가 상승한 것이다. 2006년 6월 미국 주택가격은 최 정점에 달했다가 현재까지 계속 추락하고 있다.

경제학적인 입장에서 가격 상승의 조건은 수요증가와 공급 감소이다. 수요증가의 결정요인은 인구, 가구 수, 소득변화 등이며, 공급 감소의 결정요인은 신규 주택의 완공 수이다.

미국에 앞서 한국의 현상을 먼저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인구는 현재 거의 정점에 와있다. 출산율 감소 때문이다. 가구 수는 1~2인 가구의 확대에 따라 증가 추세이다.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4인 이상의 가구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 집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소형 집의 수요 증가가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소형은 올라도 대형은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 가격은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더구나 2020년에 이르면 인구 감소에다 가구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소득이 급증할 만한 요인도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를 보면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이를테면 서울 외곽의 대형 평수(70~80평)부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주택가격 왜 폭등했나? =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무엇 때문일까. 10년간 주택 수요나 공급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수요 측면에서 인구와 가구 수는 연평균 1% 미만의 미미한 성장세였다. 소득수준의 변화도 없었다. 명목성장률은 거의 제로였으며, 실질 성장률은 마이너스 1%였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신구 주택 건설 수는 매년 200만개 수준이었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 요인의 변화가 없었는데도 왜 가격이 급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했을까?

무엇보다도 주택을 처음 구매하는 신규 구매자의 폭발적 증가가 그 이유였다. 신규 구매자들은 도심 공동주택에 사는 월세 불입의 저소득층이나 대학가에 살던 대학 졸업자이었다. 이들 신규 구매자들은 교외의 주택을 대거 구매했다.

지역별로는 멕시코계가 많은 캘리포니아, 그리고 플로리다(쿠바계 등) 등 이민자 주거지의 가격이 폭등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0년간 가격 상승률이 약 3배였다. 다른 지역은 약 1.5배 상승했다.

신규 구매자들은 어디서 돈이 나서 교외의 주택을 구매했을까. 그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 미국 정부, 당시 클린터 행정부는 소비활성을 목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폈다. 경제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이를 지휘했다.

“저금리 아닌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 = 저소득층과 이민자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이다. 클린턴 정부는 이들의 주택 마련을 돕기 위해 과감한 자금지원 정책을 실시했다. 그 방법은 부동산 담보 대출회사를 설립해 거의 무료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소득이 없어도, 직장이 없어도, 재산이 없어도 대출을 해줬다. 그것도 집 가격의 110% 수준이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주택 담보 대출은 집가격의 60%(투기지역은 40%)이다.

미국 부동산 금융회사는 정부로부터 거의 제로에 가까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했다. 대출 시장이 치열한 경쟁에 휩싸였다. 대출 조건이 점점 대출자에게 유리하게 변해갔다. 이를테면 처음 3년, 5년간 원금 상환이 필요 없는 대출 조건이었다.

클린터 행정부의 2기 집권기인 1990년대 후반에 수백만 채가 팔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대출자에게 유리한 대출조건은 “주택 구입 후 무료로 몇년 살다가 되팔면 돈을 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신규 구매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3~5만 불이었다. 이들은 주택 구입 후 부동산 복비 3%를 지불하고 취득세도 내야했다. 주택이 도심 외곽에 있는 탓에 차량을 새로 구입했다.

그런데 집을 담보로 대출을 했던 대출자들이 대출금 원금과 이자상환을 할 수 없게 되자 서브 프라임 위기가 시작됐다. 집을 팔려고 시장에 내놓자 매물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2008년 당시 수백만 채의 집이 매물로 나왔다.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집값이 반 토막났다.

미 투자은행은 왜 몰락했을까? = 거품이 꺼진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 예산의 사용처가 변화했다. 대출자에 대한 지원은 테러와 전쟁 지원으로 바뀌었다. 금리가 인상되고, 특정 기간 동안 이자만 내며 살던 주택 구입자들의 최초 원금 상환이 시작됐다. 오른 금리가 부담된 사람, 투기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 모두 주택을 매각하면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신용등급이 불량한 서브프라임 대출자 시장에서 연체율은 약 20%대 중반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연체율이 3%이면 손익분기점, 4~5%이면 적자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가 400만을 넘었는데 연체율이 6~7%였다.

부동산 가격의 폭락은 부동산 담보 대출 전문회사의 파산을 낳았으며, 이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왜 투자은행은 몰락했을까? 투자은행은 부동산 담보 대출금에 기반한 고수익 고위험 부동 담보 파생 상품 즉 MBS, CDO 등을 다량 보유했다. 공화당 정부 시절 업계의 요구로 금융감독 당국의 직접 관리 대상에서 벗어난 투자은행은 파생상품에 활발히 투자했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미국 5대 투자은행이 몰락했다.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메릴린치는 뱅크오프 아메리카에 인수됐고, 리먼브라더스는 파산했다. 투자은행 업계 1~2위였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에서 은행 지주회사로 회사구조를 바꿨다, 한때 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하던 미국 5대 투자은행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미 정부, 구제금융 정책 당초엔 반대” = 미국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투자은행의 부도위기가 그 배경이었다. 자본의 평균 20%가 관련 파생상품이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 손실을 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당시 부채비율이 리먼브라더스는 1800%, 메릴린치는 2300%였다.

미국 정부는 1차 7천억 달러, 2차 3천억 달러 등 모두 1조 달러를 구제금융에 쏟아 붓기로 했다.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미국 대표 제조기업인 GM, 클라이슬러 등의 파산은 방치하면서도 막대한 세금을 투자은행에 지급해 백만장자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게 말이 안된다는 비판이었다. 이 때문인지 야당인 공화당 의원 대부분과 민주당 일부 의원의 반발로 구제금융 법안은 1차 부결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을 설득했다. 마침내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됐다.

미국 국민들의 투자은행에 대한 분노는 심각했다. 투자은행 앞에서 침을 뱉고 욕을 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이런 방식의 시위는 드물었다. 어느 투자은행의 CEO는 맨하탄의 헬스클럽에서 얻어 막기도 했다. 특정 계층에게 적대감이 생겼다.

투자은행들은 공적 자금으로 투입된 자금을 경영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는 ‘공적자금 보너스 스캔들’이라는 문제를 빚었다. 평범한 시민들이 납입한 세금으로 월가의 금융기관들을 살려주는 행위에도 비판이 많았는데 이 돈을 경영자에게 보너스로 지급하자 불만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자본주의 옹호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조차 구제금융을 받은 첫 번째 보험사인 AIG의 보너스 스캔들을 풍자해 신랄한 만평을 싣기도 했다.

구제금융 관련 ‘골드만삭스’를 둘러싼 논란 = 구제금융 시행과정에서 오바마 정부가 골드만삭스를 편애하는 느낌이 드는 여러 정책들이 나왔다. 미 정부는 당초에 구제금융에 반대했다. 그런데 투자은행 업계 1위인 골드만삭스가 망한다고 하자 구제금융을 하기로 했다. 만일 1~2주만 구제금융이 늦었어도 골드만삭스는 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골드만삭스가 직접 받은 공적자금이 약 100억 달러였다. 여기에다 AIG를 통해 받은 CDS 보험료가 130억 달러(AIG가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자금이 850억달러), 정부 담보대출이 200억 달러를 넘었다.

골드만삭스는 회계연도를 기존 12월에서 1월로 바꿔 2009년 1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사상 최대의 흑자였다. 흑자전환 후 100억 달러를 증자하고 증자 자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했다. 골드만삭스의 2008년 납부 세금은 당기 순이익의 1%였다.

이 같은 골드만삭스의 행태에 국민들이 반발하자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패인은 “우리는 신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피가 없으면 살수 없듯이 골드만삭스는 기업에 피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빗댄 말이었다.

구제금융 정책의 요직은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차지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 뉴욕 FRB 의장 및 이사회 의장, 그리고 구제금융의 총책임자 닐 캐시카리 재무부 차관보 등이 바로 그들이다.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 미국 금융위기가 일어난 지 4년이 지났다. 앞으로 미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오바마 정권은 대규모 지출 확대 정책을 폈다.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와 의료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집권후 3년간 세수는 55~60임에도 지출은 100이었다. 지출된 자금의 대부분이 금융계나 해외로 나가고, 국내 제조업에는 투자되지 않았다. 1년 동안 증가한 국가 채무가 과거 부시 정권 8년 동안 증가한 부채 총계와 유사한 수준이다. 새 부채를 발행해 기존 부채를 차환하는 것이 아니라 새 부채를 발행해 기존 부재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실질적인 파산 상태인 셈이다.

국가 채무는 그리스보다 약간 낮지만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달러가치는 대규모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가치를 잃는 순간 미국의 힘은 사라진다. 전 세계 달러 결제 비중은 2008년 80%대 후반에서 2012년에 60%대로 떨어졌다. 달러 대신 전 세계 모든 화폐가 결제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원화로 결제하는 비중도 2011년에 3%였다. 중국 위안화 결제는 2010년에 2009년에 비해 100배 증가했다.

앞으로 20년 안에 달러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안고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지출 축소 또는 증세이다. 두 방법 모두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두 방법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자들은 지금 그대로 1%의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 비관적인 입장은 세수 증가, 지출 감소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CEO포럼 (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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