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화두로 주목 받는 가운데 최근 서울대가 빅데이터 센터를 발족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빅데이터와 관련한 연구 및 인력양성, 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센터가 대학차원에서 발족한 것은 서울대가 처음. 서울대 호암관에서 김형주 센터장과 조성준 부센터장을 만나 센터의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김형주 센터장(컴퓨터공학부 교수)

여러 학과 교수들의 모임이 발단
서울대 빅데이터 센터 발족은 교수들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인문사회 및 자연계, 공대 등 여러 학과 교수들의 토론과 정보공유 모임이 시작이었다.

교수들의 모임은 빅데이터가 기존 IT 관련 학문 커리큘럼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보다 전문성을 키워 가자고 중지를 모았다.

김형주 센터장은 “서울대에만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 및 연구원, 대학원생이 300명이 넘는다”고 말한다. 데이터를 담고 처리하는 하드웨어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하둡, 분산알고리즘과 통계적 모델링, 그리고 다양한 애널리틱스까지 컴퓨터공학, 통계학, 산업공학 등 빅데이터 관련 저변은 넓다고 소개한다.

▲ 조성준 부센터장(산업공학과 교수)

김 센터장은 “다양한 연구자들이 한 곳에 모여 빅데이터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턱없이 부족한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교내외 대상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우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객관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센터는 이들 분야의 우수한 연구진이 있어 팀 기반으로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조성준 부센터장은 “우선 센터 내 연구자들 간의 상호교류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정기적인 세미나 및 워크샵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인다. 인프라와 분석 전문가, 또 실제 문제를 가지고 있는 도메인 전문가 사이의 교류가 절실해서이다.

기업에서 관심이 높은 교육, 연구, 컨설팅도 제공한다.

인력양성과 기업과의 협력에 중시
조 부센터장은 3일간의 개념교육과 20일간의 심화교육을 진행하고 인프라, 분석, 비즈니스 전문가 교수들로 팀을 구성해 기업에서 필요한 빅데이터 중장기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또한 빅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서는 실제 분석대행을 해 주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 프로세스를 일괄 제공하는 프레임웍을 개발, 지원할 방침이다.

센터가 발족하자마자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 센터와의 연구 및 컨설팅을 요구하는 등 관심이 크다.
상당수 기업들의 고민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김 센터장과 조 부센터장은 이를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최고 경영자나 담당 임원의 인식변화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객관적 데이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의사결정자들의 감이나 경험에 의한 의사결정을 데이터 분석 결과물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력도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들 전문분석가가 찾아낸 인사이트와 예측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뛰어난 인력이 올바른 분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빅데이터를 이해하는 의사결정자와 전문 분석가에 의한 문제 도출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어떤 의사결정에 사용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경우 인력양성에 필요한 교육과 함께 기업을 위한 빅데이터 프로젝트 도출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인식변화, 인력, 문제도출과 함께 중요한 것이 인프라 구축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DB 및 분석 솔루션 등 다양한 IT 요소가 필요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그런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과정을 마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객관적 의사결정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ROI 계산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어떻게 다루고 활용하는가가 경쟁력의 척도
빅데이터는 기업은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전략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 기업은 고객 및 상품, 서비스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국가는 공공정보를 활용해 생활 편의성 및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국민건강공단의 데이터를 이용해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여 예방할 수 있고 교통정보나 날씨정보, 유가정보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김 센터장은 이 때문에 국가도 빅데이터 활용 및 산업발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공데이터를 민간기업이 활용해 사회발전을 위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는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경진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대 빅데이터 센터는 인력양성 및 기업과의 협력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빅데이터 관련 석사과정도 개설할 방침이다.

김 센터장은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분석전문학과에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면서 서울대도 당분간은 협동과정으로 학생들을 양성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석사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데이터는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분석 전문가가 적다”고 지적하고 “서울대 빅데이터 센터는 분석관련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기업과의 성공적인 협동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