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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관계창조는 상호번영의 토대, 그 기본은 ‘주고받음’”윤석철 교수, 영림원CEO포럼서 ‘기회인식과 관계창조’ 주제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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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05  2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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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이 준비되어 있어야 기회를 인식하고, 기회를 인식(=포착)하고 나서야 관계를 창조할 수 있다. 관계창조는 자연계나 인간사회의 상호번영의 토대이다. 관계창조의 기본은 주고받음이다.”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10478회 영림원CEO포럼에서 기회인식과 관계창조를 주제로 강연한 내용의 핵심이다. 윤 교수는 관계창조는 곧 주고받음이다. 그래서 관계를 창조하려면 방임이 아닌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연내용을 정리한다.

충주 출신의 UN사무총장 10 = 이번 강연의 주제는 기회인식과 관계창조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라는 인물이 이번 강연의 핵심 모티브이다. 반기문 총장은 2012년 초에 한명의 도전자도 없이 UN사무총장에 재선됐다. 5년에 이어 다시 5년간 총 10년간을 UN사무총장으로 재직하게 된 셈이다.

반기문 총장은 당시 충북 지역에서 일류라고 할 수 없는 충주고 출신이다. 어떻게 해서 충주 출신의 반기문 총장이 UN사무총장 자리를 연임할 수 있었는지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1960년 한국은 보릿고개 시절이었다. 당시 농업사회였던 한국은 6.25 전쟁 이후 첫번째 프로젝트로 비료공장을 건설했는데 그 지역이 바로 충주였다. 고속도로가 없던 당시에 교통 사정을 감안해 남한의 정 가운데에 세우자고 해서 충주로 결정된 것이다.

당시 한국에는 비료공장 기술자가 없었다. 외국에서 온 기술자들, 부인을 포함한 그 가족들이 충주 거리에 나타났다.

반기문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는 당시 충주여고 3학년이었는데 이 때를 외국인들로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인식했다. 충주 거리에 지나가는 외국인 부인을 붙잡고 영어 선생이 되어 달라고 간청해 승낙을 받았다.

승낙을 받은 유순택은 충주고 학생회장 반기문을 찾아가 남녀 영어클럽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남녀가 유별했던 시절에 여학생이 남학교를 찾아가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명분이 확실하면 용기는 자동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기회인식은 노벨상의 토픽이 되기도 했다. 197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솔 벨로가 선정됐다. 그의 대표작 오늘을 잡으라(Seize the Day)’20세기 고전의 하나로 평가받은 것이다. 오늘을 잡으라는 말은 기회를 인식하고 포착하라는 것이다.

사실 인생이라는 게 오늘이 계속 반복되는 역사가 아닌가. 인간은 시간과 공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시간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공간 속에서 관계를 창조하는 일이 인간 삶의 기본이다.

가치관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기회는 흘러가 버린다 = 기회인식의 원천은 가치관에 있다. 가치관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그 기회는 그냥 흘러가 버린다. 유순택은 영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었으며, 이러한 가치관은 기회 인식 능력을 낳았다.

남녀혼성 영어클럽을 만들어 공부한지 2년이 지난 1962년에 반기문은 미국 대사관 주최 영어웅변대회에서 1등을 하고, 그 부상으로 미국 여행 기회를 얻었다.

가치관을 토대로 기회를 인식하고 그 기회의 포착이 관계창조로 이어지는 노력 속에서 서울이 아닌 시골 출신의 UN 사무총장의 탄생이 이뤄진 것이다.

관계창조에 성공한 자가 지구를 지배한다. 그 실례가 있다. 이 지구상에 인간은 70억명이지만 곤충의 개체수는 그 100배가 넘는다. 곤충이 이렇게 번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곤충과 현화식물이 관계창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35천만년 전에 곤충은 현화식물과 관계창조를 형성한다. 현화식물은 꿀/꽃가루를 만들어 곤충에게 주고, 곤충은 가루받이 서비스를 해준다. 이러한 관계창조는 상호번영의 기본이다. 그리고 그 관계창조의 기본은 주고받음이다.

관계창조를 하는 사이에는 강자와 약자가 없다. 악어와 물새가 서로 먹이를 주고 치아 청소를 하는 주고받음은 그 단적인 예다.

 자연계의 관계창조는 자기존재의 안정도 높이려는 노력 = 자연계는 삼라만상의 92개 원소들 간의 관계창조의 결과이다. 원소들은 전자의 주고받음으로 안정도를 높이는 관계창조를 한다. 이를테면 나트륨과 불소가 전자 하나의 주고받음으로 불화나트륨 즉 치약이 된다. 자연계의 관계창조는 자기존재의 안정도를 높이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계가 자기존재의 안정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자연의 모든 현상이 시간 최소화, 에너지 최소화를 지향하고 있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의 관계창조의 기본은 주고받음이다. ‘주고받음이 끊어지면 그 사회는 붕괴한다.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주고받음이 인간사회를 결합시키는 골격이다라고 설명한다.

주고받음, 즉 관계창조 성공의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받는 자(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조건은 가치가 가격보다 커야 한다. 주는 자(공급자)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원가보다 커야 한다. 이 두개의 필요조건을 결합하면 가치>가격>원가라는 등식이 나온다. 이를 생존부등식이라 한다. 생존부등식은 기업과 고객 모두 공동 번영할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생존부등식으로 인간 생활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라면의 종주죽인 중국의 라면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못하고, 우김치가 수입되는 현상은 생존부등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주고받음이 끊어진 사회는 붕괴한다 = 관계창조를 하려면 주고받음이 필요하다. 그 적절한 예로 영국 여성들의 참정권 획득에 공헌한 팽크허스트(Pankhurst) 여사의 노력을 들 수 있다.

팽크허스트 여사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달라는 정치 운동으로 1908년부터 1914년까지 13번이나 투옥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 녀는 기회를 인식하고 전쟁에 나간 남자들을 돕기 위해 군수 공장에 가서 일을 해주자는 운동을 펼치며 여성 설득에 나서 성공한다. 여성들은 이 운동에 동참해 탄피에 화약을 넣는 일을 무료로 수행한다. 전쟁이 끝나고 영국 정부는 전쟁 기간 중 여성들의 군수산업 노동의 공을 인정해 19183월 여성 투표권을 인정한다.

관계창조는 시간이 흘러흘러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관계를 창조하려면 방임이 아닌 노력이 필요하다. 김춘수 시인의 이라는 시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은 바로 관계창조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또 현대건설이 1970년 조선사업에 진출하려고 영국 바클레이 은행과 접촉할 때 선박 제조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면서 한국은 이미 16세기에 철갑선을 제작했다며 설득한 사실은 관계창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섰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거꾸로 관계창조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19세기 초의 음악가 쇼팽은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첫 사랑의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않은 채 조국 폴란드를 떠났으며, 일생동안 그 여인을 잊지 못해 결혼도 하지 않았다. 위대한 천재도 관계창조의 노력없이는 김춘수 시인의 시에 나오는 꽃의 영광을 얻지 못한다.

한국사회, 관계창조 노력 부족하다 = 인간이 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조화롭게 살아가려면 특정한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을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능력이라고 부른다.

국제교육협의회(IEA)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관계창조, 상호협력, 갈등조정 등 3가지 능력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국제교육협의회는 사회적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OECD 36개국 중학생 2학년 14600명을 대상으로 조사, 20113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 36개국 가운데 35위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한국의 사회적 능력이 얼마나 결핍돼 있으며, 한국이 왜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이혼율이 1위에 오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관계창조를 포함한 사회적 능력 향상은 한국인이 해결해야할 최대의 당면과제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CEO포럼 (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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