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IT 강자들의 입지는 약화되는 대신 애플이나 구글 등이 IT 산업 의 강력한 리더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간 M&A는 왕성해 갈수록 대형 업체의 영향력은 강화되는 반면 중소전문업체들의 설자리는 차츰 사라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BI 코리아는 한국IBM 이휘성 사장을 만났다. 그간 세상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온 IT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그것도 100년 넘게 영속해온 IBM으로부터 앞으로 IT 산업을 이끌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전망, 그리고 IBM의 경영혁신 노력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휘성 사장은 ‘똑똑한 세상 이야기’를 2009년 5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전해주고 있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첨단 IT를 활용해 지금보다 더 똑똑한 세상을 실현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똑똑한 세상의 실현’에서 IT 산업의 희망과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번 대담은 지난 7월 10일 한국IBM 서울 도곡동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상생인가, 승자독식인가

BI 코리아(이하 BI) : M&A를 통한 몇몇 IT업체의 거대화 공룡화가 가속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델은 20여 개의 SW회사를 인수했다고 하고 오라클도 서비스업체만 하나 더 인수합병하면 거의 IBM과 같은 사업영역을 가지게 되는 상황입니다. 소수의 기업에게 사업기회가 몰리는 ‘승자독식’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 사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한국IBM 이휘성사장(이하 IBM) : 그렇습니다. 요즘 동일 업종 간의 인수합병은 물론 이종 업종 간의 인수합병도 활발합니다. IT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IBM도 본사 차원에서 보면 일년에도 수십 건에 이르는 M&A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A가 활발한 것은 디지털 경제의 특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산업경제시대에서는 규모와 효율을 위해 M&A를 진행했다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내가 가진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더 줄어들기 때문에 컨버전스를 좀 더 고려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더 이상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풀고자 하는 과제를 함께 해결해줄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그들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솔루션을 제공받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고객의 변화에 부응하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면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처음부터 개발해서 고객에게 제공하기 보다는 내가 가진 것과 제일 잘 맞는 기존의 솔루션을 찾아서 고객에게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선택일 듯 싶습니다.

“고객 요구의 변화, 고객의 비즈니스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승자독식’이라는 게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모두 한 번에 다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령 고객이 10개의 문제를 안고 있다면 그 중 몇몇을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이나 여러 기업의 에코시스템이 가능할 수는 있어도 10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단일 업체는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IT분야에 근 30년을 근무해 왔습니다만 그 30년의 과거를 돌아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외에는 승자독식이라고 할 만한 기업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앞으로의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의 승자독식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BI : 그럼에도 ‘상생’이라는 의미에서는 이런 환경의 변화가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IBM : 이런 변화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에게 이익이 되고 가치를 제공한다면 그것이 좋은 것이겠지요. 물론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는 위기감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페이스북의 예처럼 전혀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페이스북도 처음 시작할 때는 중소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글로벌기업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BI : 페이스북에 대해 언급하시니 생각이 나는데 우리 기업들도 비슷한 시도들을 페이스북보다 더 먼저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 같은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기업들이 글로벌기업이 되지 못했다고 보십니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성격은 글로벌 비즈니스”

IBM : 그런 기업들이 기본적인 ‘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디지털비즈니스는 그 근본이 글로벌한 비즈니스입니다. 로컬 비즈니스가 아닌거죠. 우리가 포털사이트에서 무엇인가를 검색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럴 때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국한된 정보만을 찾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전 세계에 걸쳐있는 정보를 기대하고 검색을 하는 것이지요. 글로벌한 접근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기업들은 이런 디지털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로 비즈니스를 전개한 것이지요. 아주 전형적인 산업경제시대의 생각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초기 IT기업의 1세대 모델은 한국에서 성공한 후에 일본이나 중국 그 후에 미국으로 진출한다는 아주 전형적인 산업경제의 수출모델에 기반한 접근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디지털비즈니스는 이런 아날로그식 접근이 먹히지 않는 분야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을 한번 봅시다. 카카오톡은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했습니다. 현재 5천만 가입자 중에 반 이상이 세계각지에서 가입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업체들이 아날로그와 디지털비즈니스 사이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구요.

IT비즈니스 특히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분야는 그 성격이 글로벌한 비즈니스입니다. 한국형소프트웨어라는 개념으로 출발하면 태생적인 한계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글로벌시장에서 범용소프트웨어로 성공하는 기업이 등장하려면…”

BI : 그렇다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IBM :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글로벌하게 성공한 전문화되고 글로벌한 한국기업이 드물다고 말씀을 드리기는 했습니다만 달리 생각해 보면 다른 나라에도 그런 기업이 얼마나 있나 살펴보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독일기업으로 SAP가 있고 몇몇 니치분야에서 이스라엘 기업이 있고 일본기업도 그다지 떠오르지가 않아요.

기본적으로 IBM이나 오라클과 같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글로벌한 소프트웨어기업은 1년에 R&D로 1조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만약 페이스북이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목표를 오라클과 경쟁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시작했다면 아마 지금의 모습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미 페이스북은 글로벌기업이 됐습니다. 글로벌기업이 된 페이스북이 이제부터 소셜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하면 이제는 가능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미 IBM과 오라클이 관련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보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등장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벌시장에서 범용소프트웨어로 성공하는 기업이 등장하려면 한 분야에서의 성공을 이룬 후에 전문화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는 것이 답이 아닐까요.

“IBM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IBMer”

BI 코리아 : IBM은 100년 넘게 영속한 기업이지만 부침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에 대응해왔는지 궁금합니다.

IBM : IBM은 이노베이션을 위해 한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패러다임을 바꿔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폐쇄형 기술을 버리고 개방형 기술로 전환하고, 제품위주의 사업을 서비스와 솔루션 사업으로 혁신해 나갔으며, 과감하게 PC사업에서 철수하고 미래의 컴퓨팅 모델을 준비했습니다. 나아가, 점점 더 확대되는 글로벌 통합의 물결, 통합과 혁신을 원하는 고객의 새로운 요구변화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큰 변화를 겪을 것을 감지하고, ‘똑똑한 지구’를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클라우드 컴퓨팅, 정보 분석, 모바일, 그린 솔루션 등의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혁신시키고 있습니다.

IBM이 혁신에 대한 신념을 100년 동안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사람입니다. IBM의 지난 1세기는 ‘Think’란 창업자의 모토를 중심으로 IBM 한 사람, 한 사람을 “회사와 세상을 위한 이노베이션”을 만들어가는 이노베이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경영자에서부터 일선의 직원에 이르기까지 이들 IBM사람들이 고객과 사회를 위한 혁신을 만들어 내는데 헌신할 수 있도록 창조적 기업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IBM이 발명한 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은 바로 ‘IBMer’(IBM 사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IT 서비스, 투입 중심에서 결과 중심으로 사고의 틀 바꿔야”

BI : 우리나라의 IT서비스 분야를 보면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IBM : IT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이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 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IT산업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IT비즈니스를 보는 관점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한국적인 생각에서 글로벌한 생각으로 △투입중심의 서비스에서 결과중심으로의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특히 투입중심에서 결과중심으로의 변화가 IT서비스산업과 큰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의 IT서비스 모델은 창의성이나 천재성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모델입니다. IT서비스에 투입되는 인력의 기준이 얼마 얼마의 경력을 가진 몇 man/month 기준으로 되어 있는 이상 창의성이나 천재성을 가진 인력들은 IT서비스분야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특성을 발휘하는 산업구조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훌륭한 인적자원은 IT서비스 분야에 결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문제가 재벌구조에 근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재벌사가 SI회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것이 꼭 나쁘다고만 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가 해서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남보다 더 잘하지 않지만 할 수는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하고 있다면 그것이 문제겠지요.

“IT를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생각하는 리더 얼마나 될까?”

기업체의 리더들의 인식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IT를 기업의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한다면 투자를 엄청나게 늘리거나 혹은 전문가와 파트너를 이루어서 협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 쪽을 보더라도 기업의 리더역할을 하시는 분들의 IT에 대한 이해가 떨어집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 금융업을 혁신할 방법이 막막해 지지 않나 싶습니다. 정보력이 근간에 있어야 혁신이 이루어집니다. IT팀만으로는 혁신이 이루어지지는 않거든요. 현업이 붙어서 역할을 해주어야 진정한 혁신과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사실 이런 혁신과 변화를 이루려면 기업과 학계와 교육 그리고 규제라는 전 영역에서의 전방위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SI업체의 정부공공 사업참여 규제가 있다면 중견SI기업에게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단순히 사업기회가 과거에 비해 좀 더 늘었다는 데에서 만족해선 안됩니다.

예를 들어 정부공공사업에서 어느 중견SI는 교육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서 해외로 진출을 한다거나 그럴 때 정부에서는 어떤 지원을 해줄 지에 대한 전방위적인 고려가 있다든가 하는 방향성을 가진 포괄적인 고려가 있다면 훨씬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이든 정부든 많은 분들이 ‘협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아직은 많이 취약하지 않나 싶어요. 잘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물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심점이 어디인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민간에서는 정부에 기대하고 있고 정부는 혼자서 어떻게 그 많은 것을 다 하냐고 하고 있고 정부가 주도하더라도 주무부처를 정해야 하는 등 갈 길은 멀지만 몇몇 선도 업체들은 오너십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정부에 의존해서는 민간기업의 자생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과거의 사례도 보면 국내 포털업체들이 정부가 주도하지 않아도 여러 기준과 사례를 정하고 비즈니스를 치고 나갔던 것을 보면 오너십을 가진 기업이나 정부의 주도가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삼성전자도 국내시장만 보고 휴대폰을 만들고 판매하지 않았잖아요.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IT와 현업 모두 제대로 역할을 해야 진정한 혁신과 변화가 이뤄진다”

BI :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정부공공 서비스 프로젝트 참여기회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IBM의 입장은 어떤가요?

IBM : IBM의 기본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물론 사업참여의 기회가 좀 더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IBM의 스마터플래닛이라는 큰 틀에서 기여하기 위해 참여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IBM은 정부공공분야에서 비즈니스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쉽게 말해 돈을 벌기 위해 참여했다기 보다는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의미에서 파트너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IBM이 독자적으로 적극적으로 정부공공시장에서의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것은 그렇게 많이 고려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IBM이 사회공헌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주시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을 5월 말~ 6월초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이것은 IBM본사차원의 지원을 받아 교통문제의 전문가들이 본사에서 청주를 방문해서 청주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IBM은 이와 비슷한 방향의 스마터시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지금 현재 정부공공서비스 분야가 가지고 있는 기준인 투입에 무게가 실린 평가기준은 IBM이 가지고 있는 결과나 산출에 대한 평가와의 괴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IBM이 정부공공 서비스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IBM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IBM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파트너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IBM의 스마터플래닛도 정부, 기업, 학계, 파트너들이 함께 협업해야 진정한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IBM이 소개한 퀴즈 챔피언 왓슨(Watson)도 협업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물론 IBM이 상당 부분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만 미국의 유수한 8개 대학과 협업하여 왓슨의 기능요소를 만들어 냈습니다. 왓슨은 빅데이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솔루션 중 대표적인 것입니다.

스마터플래닛을 축소한 개념이 결국은 스마터시티에 거의 대부분 녹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보도를 보니 전라도지방의 상하수도 누수율이 40%를 넘는다고 합니다. 또 복지부분에서도 독거노인 방문 자원봉사자의 기록이나 자선단체의 지원 기록이 통합 관리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어떤 노인에겐 여러 단체에서 중복 방문하고, 어떤 노인 분들에겐 전혀 자원봉사자나 복지재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빅데이터와 분석에 기초한 시스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스마터시티 나아가 스마터플래닛이 구현될 수 있는 것이지요.

복지나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나 시설관리나 유지보수 등의 정부공공이라는 분야에서도 IBM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빅데이터와 분석·스마터커머스·클라우드가 성장 이끈다”

BI : 요즘 IT 산업의 이슈는 빅 데이터, 가상화/클라우드 등 입니다. 이에 따라 이를테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분석’ 솔루션이나 가상화 솔루션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포함해 앞으로 IT 산업의 성장을 이끌 주요 이슈와 솔루션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IBM :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IBM은 꽤 오래 전부터 이야기해왔습니다. 요즘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는 새롭게 출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지, 데이터의 속성이 속도(Velocity), 양(Volume), 다양성(Variety) 측면에서 ‘빅데이터’라는 말로 대변되는 성격으로 급속히 변화하며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누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느냐가 경쟁력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여 활용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전세계 3000여명의 CIO를 대상으로 IBM이 조사한 ‘2011 글로벌 CIO 스터디’에 따르면 83%의 응답자가 빅데이터 문제의 해법으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분석’을 최우선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BM은 2015년이 되면 데이터 분석 관련 매출이 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기업이 자신의 구매행위를 알아서 이해해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더 이상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에 기반해서 구매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소비자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해지고 있으며,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기업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합니다. 이렇게 똑똑해진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답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구매, 마케팅,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전 가치사슬의 통합과 최적화, 즉 스마터커머스가 주목받을 것입니다.

날로 복잡해지는 IT 환경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모델이 요구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이 그 방안으로 제시됐습니다. 도입 속도의 차이는 있으나 향후 IT자원의 공급과 사용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클라우드의 파급 효과는 IT 분야를 훨씬 초월할 것입니다. 클라우드는 의료, 금융 또는 이동통신 및 정부와 같은 다양한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변혁을 일으키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과 더 잘 할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있다”

BI : 작년에 ‘똑똑한 세상이야기’를 발간하셨는데 후속도 준비됩니까?

IBM : ‘똑똑한 세상이야기’는 제가 매월 고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묶어서 책으로 발간했던 것입니다. 작년까지는 화두를 공유했다면 올해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특히 한국 고객들의 사례를 가지고 고객들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BI : 국내 중소 SW기업이나 중소 IT 매체사의 비즈니스나 경영상황이 사뭇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IT매체에 대한 제언을 하신다면.

IBM : 생각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것과 더 잘 할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 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서 왜 잘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요인을 파악해서 다른 분야로 확산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전문성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비즈니스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이 결국에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에는 늘 유혹이 있습니다. 뭔가 될 만한 사업분야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다’라는 이유만으로 당장의 기회를 보고 뛰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가능성이 있을 법한 기회를 보고 역량을 분산시켜 결국은 전문성을 잃고 경쟁적으로 우위가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BI 코리아도 굉장히 중요하고 훌륭한 화두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BI라는 영역에서 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역량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성과를 내고 일가를 이루는 방향으로 전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