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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원CEO포럼
고전에서 경영의 지혜를 배운다한상만 교수 영림원CEO포럼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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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7  19: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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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 인사이트’라는 책을 펴낸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한상만 교수가 최근 제75회 영림원CEO포럼에서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 교수는 “이 책은 고전을 배우면서 경영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을 엮은 것”이라면서 “경영의 가장 큰 지침서는 인문고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사목사총의 리더십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철학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의 혁신 등 3가지 주제 발표로 진행됐다. 그 내용을 정리한다.

1. 사목사총(四目四聰)의 리더십

서경(書經)은 기원전 10~15세기 중국 요순 시대 제왕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다. 3천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의 내용은 공유되고 있을 정도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서경의 한 대목을 보자. 요 임금은 왕위를 아들에게 양위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어리석은데다 성질도 좋지 않았다. 왕의 재목감이 아니었다. 그래서 신하들에게서 왕이 될만한 후보의 천거를 받았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물을 물색했다.

신하들이 천거한 인물은 순이었다. 그는 고관대작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천거된 이유는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했기 때문이다.

효심이 깊어서 천거됐다는 사실에는 큰 의미가 담겨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본능이지만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자식은 부모가 나를 얼마나 사랑한지 깨달아야만 효도한다. 즉 효심의 근원은 사랑인 것이다. 순의 효심이 깊었던 것은 바로 부모가 얼마나 자기를 사랑한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孝ㆍ忠ㆍ仁ㆍ慈 등 왕의 덕목은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만 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CEO는 직원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한 식구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러면 직원도 자연스레 한 식구라고 느끼고 사랑하게 된다.

요 임금은 순을 시험하기 위해 두 명의 딸을 모두 순에게 시집보냈다. 부인이 남편을 진심으로 존경하기란 어려운데 만일 부인이 순을 진심으로 존경하면 왕의 재목으로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두 부인 모두 순을 존경했다.

요 임금은 또다른 시험으로 순에게 교육, 행정, 외교 등의 일을 맡겼다. 순은 모두 잘 수행했다. 그러자 요 임금은 “네가 하늘과 함께 하는구나. 하늘이 도와 주겠구나”하면서 순에게 왕위를 양위한다.

순 임금이 즉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백성들의 눈과 귀를 열어준 것이었다. 서경에는 요 임금이 “명사목(明四目) 달사총( 達四聰)” 즉 사방의 눈을 밝히고, 사방의 귀를 통하게 했다고 쓰여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방은 또다른 뜻이 있다. 동서남북 말고 사계절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순 임금은 춘분, 추분, 하지, 동지 등 사계절의 기준을 정확하게 정함으로써 백성들이 언제 씨를 뿌리고 언제 곡식을 거둬들어야 할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당시 농경 생활에서 이 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겠는가.
정치에 앞서 사계절과 동서남북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백성들을 이롭게 한 점을 엿볼 수 있다.

주역(周易)의 64궤 가운데 첫번째 궤는 “乾(건)이라 元(원)코 亨(형)코 利(리)코 貞(정)하니라”이다.

건은 하늘, 원은 시작(봄), 형은 처리 및 확장(여름), 리는 결실(가을), 정은 준비(겨울)를 의미한다. 사계절의 변화처럼 세상사도 이러한 하늘의 이치에 따라 운행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의 글귀가 주역에 있는데 바로 삼현일장(三顯一藏)이다. 세가지는 밖으로 드러내지만 하나는 감춘다는 말이다. 사계절의 진행과정처럼 만물이 활동하는 봄, 여름, 가을이 있다면 성장과 활동이 정지된 겨울이 있다는 것이다.

삼현일장을 기업 운영에 비유하면 삼현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고객자산과 시장 가치를 확장해 나가는 시기이며, 일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장이다. 일장의 경영이 주는 메시지는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잠재적 시장을 준비해 나가며,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목사총과 삼현일장의 경영 사례로 애플을 꼽을 수 있다. 애플은 사목사총의 경영으로 협력업체와의 개방적 소통을 하고 있다. 삼현일장 경영은 미래를 내다보고 역량과 자원을 준비하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LCD로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채택했다. LG는 이런 사실을 광고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도록 정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협력업체에서 제시한 제품의 단가가 높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되면 승인한다. 놀라운 것은 이 가격을 1차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에도 모두 공개해 납품 업체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고 있다. 게다가 애플의 R%D팀은 주기적으로 협력사를 방문해 부품의 질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2.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의 철학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 철학의 출발점은 덕본재말(德本財末)이다. 덕본재말은 대학(大學)에 나온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다라는 의미다. 덕이 인생의 근본이고 재물은 인생의 말단이라는 말로 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덕본재말의 경영은 기업의 가장 고차원적인 책임인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기업의 본을 견고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말인 성과나 수익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경영에서 본이란 무엇인가?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덕본재말의 경영을 한 사례로 톰스 슈즈(TOMS SHOES)사가 있다. 2007년 아르헨티나에서 창업한 이 회사는 ‘One for One’을 슬로건으로 내었다. 탐스 슈즈를 한 켤레 구매하면 아프리카의 신발없는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톰스 슈즈는 창업 6개월만에 1만 켤레를 판매하며 지금까지 3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톰스 슈즈는 2011년 선글라스 회사인 톰스 아이웨어를 설립했다. 선글라스 하나를 구매하면 눈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개안 수술을 해주거나 안경을 맞춰주는 기부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부와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한 이런 경영철학은 제품의 효용 외에 구매자의 참여로 사회적 일체감을 느끼게 했다. 개인적인 행위가 사회적인 행위로 승화된 셈이다.

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철학의 두번째가 회사후소(繪事後素)이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이 말은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바탕을 희게 한 후에 채색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 깨끗한 흰 바탕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어떤 그림을 그리더라도 절대로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경영자는 일이 잘 안되면 유통이나 영업 등에 문제가 있는지를 생각한다. 성공한 기업을 보면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움을 겪고 나서 뛰어난 기업이 됐다. 그 공통적인 철학이 바로 회사후소였다.

회사후소의 경영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일깨운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는 양적 확대 경영은 오히려 위험을 증대시켜 기업을 위협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후소의 경영 사례로 버버리를 들 수 있다.

버버리는 뛰어난 품질을 기반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영화 카사블랑카 등을 통해 대중화됐다. 유명 연예인들에 의해 파급되면서 버버리 고유의 고급 럭셔리 제품 이미지가 강화됐다.

하지만 버버리는 1990년대 후반 들어 40대 아저씨 옷으로 전락하고 매출도 떨어졌다. 20~30대 패션 주도층을 외면했던 결과였다. 그럼에도 버버리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라이선스를 남발하면서 차별적인 이미지를 상실, 회사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1998년 새 CEO를 영입했다. 새 CEO는 라이선스를 과감히 정리했다. 매출이 줄여든 것은 당연했다. 다양한 고객을 타깃으로 서브 브랜드를 도입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여성을 겨냥해 시대 흐름에 맞는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2001년 런칭된 버버리 프로줌(Prosum)은 획기적인 디자이너 컬렉션으로 버버리가 다시 패션계의 입에 오르내리는 계기가 됐다.

버버리는 2002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누리면서 2001년에는 과거 10년 대비 3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버버리는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과 더불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상위 5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 IT 기업으로서 유일하게 버버리가 5위안에 랭크된 것이다.

2011년 4월 중국 북경에서 가진 패션쇼는 마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기획과 진행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이 쇼는 모델없이 홀로그램으로 꾸며졌는데 유투브를 통해 전세계에 동시 방송됐다.

2012년에도 버버리의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 ‘버버리=소통하는 브랜드“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버버리의 비약적인 성장의 열쇠는 소셜 미디어, 디지털, 온라인이라는 3가지에 키워드에 있다. 버버리는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냈다.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버버리를 접할 수 있고 구매 단추를 누를 수 있다. 동영상을 통해 무대 캣 워크를 보고 제품 출시 전에도 주문할 수 있다. 버버리는 마케팅 예산의 60%를 소셜 미디어에 집중하고 있다.

세번째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이다. 대학에 나오는 이 말은 무엇이든지 한가지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깊이 생각함으로써 어떤 것의 실체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미래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미래 경영의 출발점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본원적인 문제를 깨닫고,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하는지를 살피는 격물치지의 경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piphany라는 단어가 있다. 통찰력 또는 계시로 번역된다. 통찰력은 사물의 본질적 성질이나 의미를 인지하는 것을 뜻한다.

기술적 통찰력(Technology Epiphany)은 신기술을 이용해 지금의 상품보다더 의미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현재의 요구를 넘어 해당 제품을 사야하는 새로운 이유를 제공한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기업은 기술적 통찰력을 발휘, 새로운 경험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격물치지의 경영이다.

3. 경영의 혁신

고전에서 많이 얘기하는 혁신의 3가지는 절차탁마(切磋琢磨),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 삼성오신(三省吾身)이다.

절차탁마는 시경(詩經)에 나오는데, 절차는 배움에 열중하는 것, 탁마는 자기 스스로를 수양한다는 뜻이다.
절차의 경영은 조직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고객과 환경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며, 탁마의 경영은 자만심을 버리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지속적인 혁신을 하는 것이다.

절차탁마의 경영 사례로 맥도날드가 있다. 맥도날드는 2000년대 후반 ‘정크푸드’의 대명사로 인식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3~4년간 어려움을 겪은 맥도날드에 새 CEO가 부임했다. 새 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객에게 듣자”였다. 문제는 기존 소고기 중심의 메뉴였다. 고객들이 살 찌는 소고기를 기피한 것이다. 그래서 치킨샌드위치 등 닭고기 메뉴를 대폭 늘렸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나 게임기 등을 설치하거나 맥카페를 만들어 스타벅스 수준의 커피를 2/3 가격에 제공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24시간 영업했다. 이후 맥도날드의 경영 성과는 크게 개선됐다.

절차탁마의 핵심은 일일신 우일신이다. 일일신 우일신은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라는 말로 대학에 나온다. 끊임없이 혁신하라는 게 그 요체다.

특히 오늘 날처럼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변화와 혁신은 기업의 경영자에게 필수적인 요소이다. 은나라 탕 임금은 세숫대야에 이 글귀를 적어 매일 아침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삼성오신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그 메시지는 “초심으로 돌아가라”이다. 세가지 반성할 거리는 첫째 내 일과 같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했는지, 둘째 사람들과 어울릴 때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지 않았는지, 셋째 자기의 마음과 하늘의 마음이 하나 되어 열심히 일했는지이다.

성공하는 기업은 확고한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잃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지속적인 성공을 누릴 수 있다.

도요타의 도요타웨이 14개 항목 가운데 14번째가 “혹독한 반성과 끊임없는 개선으로 조직을 학습시켜라”이다. 바로 삼성오신의 자세이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CEO포럼 (http://blog.ksystem.co.kr/ceo-forum/ceo-forum/)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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