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IT산업이 세계 선진국들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부정할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IT산업을 받쳐주는 데이터센터 환경에 대해 얘기하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개선하거나 추가해야할 부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마지막 숙제 ‘저전력’ =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는 발전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최고 수준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요즘 대두되고 있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고려요소인 인력, 기술, 관리, 물리적 환경 모두 마스터플랜 상에서 세계적 수준에서 뒤쳐지지 않는다. 단순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아닌 마스터플랜을 기본으로 통합 관리체계 구축에서 IT서비스 최적화까지 단계별 전략이 잘 갖춰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가 세계 수준에 올라서려면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바로 ‘저전력’이다.

저전력 문제의 해결책으로 일반적으로 가상화 및 블레이드 형태의 통합을 거론한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 통합 외에 짚고 넘어 가야할 점이 적지 않다.

단위 시스템을 넘어, 우리나라의 데이터센터 기술이 변화되는 산업과 늘어나는 전력사용량, 안정적인 고집적 시스템 운용에 최적화가 되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저전력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세 문제나 ROI 때문만은 아니다.

작년 출장 중 회의석상에서 각국의 전력에 관한 주제가 나왔는데, 그 중 우리나라의 급작스러웠던 정전사태가 언급되었다. 2003년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정전사태와 최근 일본 지진사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급작스러운 정전사태는 유례가 없다고 한다.

◆“한국의 급작스런 정전 사태 이해 불가” = 다만 인도나, 중국처럼 전력량 자체가 항상 부족하고 불안한 경우는 예외지만, IT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에서의 이러한 사태는 비단 우리 국민들뿐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었던 것이다. 전국적으로 동시정전의 위험까지 갔다고 하니, 실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태에 대한 향후 대책을 두고 정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우리나라 발전량은 약 60%의 화력발전과 35%의 원자력 발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는 환경 친화적이고 가격 대비 효율이 높은 원자력 발전을 선호하고 있으나, 일본원전 사태 이후 국민들 사이에 확산된 불안감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립이 조금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IT서비스산업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데이터센터에서는 당시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의 약 7~10% 정도를 소비하고 있었다.(수도권 소재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은 2011 12월부터 지식서비스산업 전기요금 특례대상에서 제외되었음)

데이터센터의 전력량은 인구 30만의 춘천시보다 두 배의 도시에서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그런데 이렇게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의 그 전력량을 구성을 보면 하드웨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전기보다 그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는데 전기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즉, 장비에 필요한 전기량이 100이라면, 평균적으로 130의 전기가 장비실의 적정 온도 유지에 추가적으로 드는 셈이다. 효율이 낮은 데이터 센터의 경우에는 200~300까지도 더 필요하다.

◆서버 증가 대비 전기소모량 증가 비례하지 않아야 =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터넷 관련 장비(서버)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포털업체 1위와 2위의 장비(서버) 수는 거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세계 1위의 검색업체 구글과 우리나라 1위 검색업체의 서버수는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향상된 서비스와 성능을 위해서는 장비 수를 늘리거나, 더 높은 효율의 데이터센터를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장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고 그 장비의 열을 식히는 전기 소모량 또한 비례하여 늘어나게 된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 페이스북 등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비의 열을 식히는 전기 사용량을 시스템 사용 전력량의 10%에서 40% 정도에서 가능하게끔 데이터센터 설계를 하였다. 그러다 보니 많은 장비를 들여와도 총 전기소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은 작은 냉장고 방식과 같은 컨테인먼트(Containment) 혹은 컨테이너 형태의 전산실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일부 데이터센터만이 이러한 열효율문제를 인지하여, 외기 도입 냉각방식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장비를 냉각시키기 위해서 추가적인 전기를 100%에서 150%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일반적으로 PUE 수치로 표현하는데, 만일 시스템 사용전력량의 10%를 시스템 이외에 소비한다면, PUE 1.1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100%에서 150% 이므로, PUE가 2.0에서 2.5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PUE를 낮추는 방안은 = PUE 2.0에서 2.5인 상황에서,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는 한, 그린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단 한번 한다고 해서 바로 PUE가 1.1으로 낮아지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현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답을 찾는 것이 첫 번째 해야할 일이다. 데이터센터의 공조 효율을 낮추는 주요 요인은, 공기의 섞임, 공기의 재순환, 무효순환, 냉기의 손실, 장애물, 벤투리 효과, 랙 설치 불량 등이다. 이를 우선 제거하여 PUE를 높이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PUE 2 이하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은 첫째, 수냉식 랙 및 컨테인먼트를 사용하면 된다. 또한, 집중 발열존 구성 및 공기 흐름(Air Flow) 개선, Direct-Coupled Cooling 솔루션을 적용하면 PUE를 1.8이하로 낮출 수 있다. 1.5 이하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은 프리 쿨링(Free cooling) 방식으로 29도에서 35도 사이의 온도에서 운용하는 고온 데이터센터 방식이 있다.

프리 쿨링이란, 하절기 외에는 냉동기를 가동하지 않고 냉각탑을 순환하는 냉각수와 대기를 열 교환시켜 냉각된 냉각수를 직접 이용하거나 또는 열교환기를 통해 간접방식으로 냉방하여 에너지절감을 유도하는 냉각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연평균 1.5 이하의 PUE를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시에 구현할 수 있는 컨테이너 방식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여 고온 데이터 센터 및 컨테인먼트, 캐비닛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여 자연흡기시 PUE를 최대 1.05까지 낮출 수 있다.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단계별 데이터센터의 구현 필요 = 물론 데이터센터를 이렇게까지 잘 구축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운용비용이나 전력이 절감되는 것은 아닌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환경이라는 마지막 체크포인트가 남았기 때문이다.

PUE가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비즈니스에 최적화하여 운영되고 있지 않다면 그 데이터센터는 최적화되어있다고 이야기하기엔 힘들다.

선진국의 대형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는 또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비즈니스 성장과 변화에 따라 하나의 데이터센터에서 얼마나 향후 성장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단계적으로 확장을 할 것인가에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근에는 점점 후자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일반 건물로 꾸미는 것에 비하여 약 2~30%의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단계별 데이터센터의 구현이란, IT변화에 빠르게 확장 및 축소가 가능한 구조, 각 단위별 리스크의 파장효과에 대한 대처 방안 준비,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따라 서로 다른 가용성 수준 제공, 클라우드를 위한 데이터센터 형태 구현은 단순히 PUE를 넘어 저전력 고효율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좋은 준비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따른 Multi-tiered 하이브리드 데이터센터 개념도


◆클라우드,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 요구 = 여기서 우리는 방금 언급한 클라우드를 다시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클라우드 관련 시스템들은 이전 시스템들과 다르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클라우드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을 최적화하여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데이터센터가 요구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들의 특징으로 표준화, 자동화가 잘 되어있으며 수요가 예측 가능하여 계획수립이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수요증가에 따른 즉시 확장 및 서비스의 구매로 즉시 실행이 가능하고 1U나 블레이드 혹은 간단한 시스템들을 사용하여 빨리 늘릴 수 있는 점도 그 특징이다.

이를 위해 수요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확장이 편한 구조여야 하며, 고집적 시스템들이 쓰이는 경우가 많아 단위 면적당 고전력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고발열 랙을 빠르게 냉각시킬 수 있는 공조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업무에 최적화시키기 위하여 리모델링을 한다면, 보조냉방을 위한 워터쿨링 방식의 MCS 랙 혹은 컨테인먼트 시스템, 실시간 기반설비 모니터링 및 열분석을 통한 상면 재배치 등이 필요하다. 만일 신규센터를 구축할 경우 컨테이너 형태의 고집적 고효율 데이터센터를 선택하면 빠르고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컨터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 고려해야 = 물론 지금 당장 데이터센터의 전기를 반으로 줄이고 상면을 두 배 더 높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신규 데이터센터를 컨테이너 방식으로 바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면, 차근차근 다수의 방안을 적용할 마스터 플랜을 작성하고 단계별로 효율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HP는 컨테이너 형태 데이터센터인 HP POD(Performance Optimized Datacenter), 클라우드 및 업주최적화를 위한 지능형, 그린 컴퓨팅을 위한 Instant-on Datacenter 서비스 등 다각적인 솔루션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종합적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