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10.1 목 09:22
영림원CEO포럼
“한국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꼴찌, 그 해법은”윤석철 교수 영림원CEO포럼서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주제 강연
박시현 기자  |  pcsw@bikorea.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10.11  18:29:4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한국인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OECD 36개 국가 중 35위로 사실상 꼴찌를 기록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의 결핍은 내면적 고독으로 이어져 한국인의 자살률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로 오른 원인이 되고 있다”

2005년 10월에 시작해 최근 6주년을 맞이한 ‘영림원 CEO 포럼’에서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의 일부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높일 수 있을지, 윤석철 교수의 강연에서 그 해답을 찾아본다.

◆기회포착과 관계창조 능력 = 이번 강연의 핵심어는 ‘기회포착’과 ‘관계창조’이다. 외교관으로서 명예로운 자리인 UN사무총장에 오른 반기문 총장의 옛 일화를 들어 이번 강연을 시작하겠다.

1960년 한국은 보릿고개 시대에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비료공장을 세웠는데 그 지역이 충주였다. 고속도로가 없던 당시에 교통 사정을 감안해 남한의 가운데에 세우자고 해서 충주가 결정됐다.

하지만 국내 기술자는 전무했다. 외국인이 설계에서 운영까지 턴키베이스로 도맡아 했다. 한국인은 구경꾼일 뿐이었다.

충주에 비료공장이 건설되면서 외국인 기술자들이 충주 거리에 나타났다. 현 반기문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는 당시 충주여고 학생회장이었다. ‘유순택’ 양은 충주 거리에 지나가는 외국인 부인을 붙잡고 영어 선생이 되어 달라고 간청해 승낙을 받았다.

유순택은 충주고교 학생회장 반기문을 찾아가 남녀 영어클럽을 만들었다. 2년이 지나 1962년 반기문은 미국 대사관 주최의 전국 영어 웅변대회에서 1등을 하고, 그 부상으로 미국 여행권을 얻었다.

반기문의 미국 출발을 앞두고 충주여고 학생회는 복주머니/꽃다발을 만들어 반기문에게 전달했다. 그 전달자는 물론 유순택이었다. 반기문은 귀국해서 유순택에게 조그만한 선물을 준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창조 노력은 지속되어 결국 결혼을 하게 되고, 서울이 아닌 시골 출신 UN 사무총장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사례가 던져주는 의미는 시간 차원에서 기회를 포착(비료공장 건설, 영어클럽 형성)하고, 공간 차원에서 관계를 창조(복주머니/꽃다발)하는 두가지 능력이 결합되면 ‘가치창조’(UN사무총장 탄생)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기회포착 사례 ‘겔록의 시리얼, 듀퐁의 화약 개발’ = 197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솔 벨로의 대표작은 “오늘을 잡으라(Seize the Day)”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 책을 20세기 최고의 고전으로 평가했다. “오늘을 잡으라”는 말은 “기회를 포착하라”는 뜻이다.

기회포착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 있다.

먼저 켈록의 시리얼 개발.

켈록(1860~1951)은 가난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했다. 소화기 내과 병원의 잡역부로 일하면서 입원 환자들의 급식을 했다. 그런데 많은 환자들이 빵을 먹지 않고 남긴다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왜 그럴까? 환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 빵이 소화기 환자들의 속을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켈록은 빵을 대신할 수 있는 대용식의 개발에 착수했다. 많은 소화기 환자들과 빵 간의 불편한 관계의 발견을 대용식 개발의 기회로 포착한 셈이다.

켈록은 효모(이스트)를 넣지 않은 밀을 푹 삶아서 롤러 사이로 눌러내는 대용식 개발 실험을 거듭했다.

당시 근무했던 병원은 시카고에 가까웠다. 병원장의 지시로 느닷없이 시카고에 출장 갔다 3일 만에 돌아왔는데 가기 전에 삶아 놓은 밀이 생각났다. 당연히 상했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버리느니 실험이나 한번 해보자했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종이처럼 얇은 납작보리 개념의 대용식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본의 아니게 3일이라는 시카고 출장으로 이러한 행운을 잡은 셈이다.

여기서 배워야할 점은 “행운은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행운은 노력하는 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켈록이 빵 대용식으로 시리얼을 개발한 것은 고객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켈록은 세계적인 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또다른 사례로 듀퐁의 창립을 들 수 있다.

듀퐁((DuPont, 1771~1834)의 아버지는 프랑스 특허청에 근무했다. 이 때문에 특허 관련 상담자들이 자주 집을 방문했다. 그 상담자 가운데에는 화약제조법 기술을 개발한 라부아지에(Lavoisier)가 있었다. 듀퐁은 라부아지에의 실험실을 자주 찾아 화약제조 기술을 배웠다.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1800년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간 듀퐁은 2년이 지나 1802년에 델라웨어에 공장을 설립한다. 당시는 서부개척 시대로 화약의 수요가 엄청났다. 듀퐁은 세계적인 화약 제조 회사로 탄생했다.

듀퐁이 라브아지에와의 만남을 화약제조법을 배우는 기회로 포착하지 않았다면 듀퐁사는 부재했을 것이다.

◆관계창조의 기본 ‘주고받음’ = 기회 포착이 관계 창조로 이어져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자연 상태에는 92개의 원소가 존재한다. 오늘날 우주의 존재는 92개 원소간의 관계창조의 결과이다.

관계창조의 기본은 ‘주고받음’이다. 무엇을 주고받는가? 원자를, 왜 주고받는가? 안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치약(불화나트륨)은 나트륨과 불소 간 전자의 주고받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수소와 탄소 간 전자의 주고받음으로 이뤄졌다.

자연생태계 속에서 관계창조 사례도 볼 수 있다. 곤충과 꽃피는 식물의 관계가 그것이다. 꽃피는 식물은 꿀을 만들어 곤충에게 먹이로 주고, 곤충으로부터 가루받이 서비스를 받는다. 곤충과 꽃피는 식물은 이러한 주고받음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종이 되었다.

관계창조를 하려면 주고받음이 필요하며, 주고받음은 가치창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영국 여성들의 참정권 획득에 공헌한 팽크허스트(Pankhurst) 여사의 사례가 그 적절한 예가 될 듯싶다. 팽크허스트 여사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달라는 정치 운동을 펼치다가 1908년부터 1914년까지 13번이나 투옥된 인물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 녀는 “전쟁에 나간 남자들을 돕기 위해 군수 공장에 가서 일을 해주자”는 운동을 펼친다. 영국 여성들은 이 운동에 동참해 탄피에 화약을 넣는 일을 무료로 수행한다. 전쟁이 끝나고 영국 정부는 전쟁 기간 중 여성들의 군수산업 노동의 가치를 인정, 1918년 3월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다.

주고받음은 관계창조의 조건이다. 받는 자의 입장에서 필요조건은 가치가 가격보다 커야 한다. 주는 자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원가보다 커야 한다. 이 두개의 필요조건을 결합하면 ‘가치>가격>원가’라는 등식이 나온다. 이를 ‘생존부등식’이라 명명한다.

생존부등식으로 인간 생활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고객이 100원의 가치를 느끼는 상품을 100원에 구입하면, 주는 자 입장에서 이익은 최대이지만 고객에게 준 것(giving)이 없다.

‘가치>가격>원가’라는 구조가 성립되어야 ‘가치-가격’을 주고 ‘가격-원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라면의 시장가격이 700원이고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가 1000원 이상이면 가치-가격은 300원이 이상이다.

◆"생존부등식으로 모든 인간 생활 설명 가능하다" =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주고받음이 인간 사회를 결합시키는 기본을 이룬다”면서 인간간의 관계창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설명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서도 관계창조의 조건을 볼 수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국가 간의 관계창조에 노력한 사례로 1970년 서독의 브란트 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 장면은 압권이다. 강대국의 원수가 자발적으로 이렇게 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었다. 서독은 라인강의 기적으로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결국 통일까지 달성했다.

한국사회는 인간 간의 관계창조가 거의 없다. 아파트 주민들은 서로 모른다(상호작용 감소). 어린이들도 친구들끼리 만나도 스마트폰이나 게임기에 빠져 있다(우정 형성 약화). 맞벌이 부부의 상호 작용(애정표현)도 감소했다. 개인간, 조직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우호적인 관계창조가 감소하고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인간이 공동체 속에서 이웃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라고 사회학에서는 정의한다. 국제교육협의회(IEA)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관계창조, 상호협력, 갈등조정 등 3가지 능력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국제교육협의회는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OECD 36개국 중학생 2학년 14만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3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 36개국 가운데 35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지표는 한국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얼마나 결핍돼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인의 자살률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에 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주고받음은 가치창조를 전제로 가능하다” = 어떻게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증진시킬 것인가?  인간은 시간과 공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시간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공간 속에서 관계를 창조하는 일이 인간 삶의 기본이다. 기회 포착은 어떤 가치를 창조하려는 의식과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외부 환경과의 만남이다.

관계창조는 ‘주고받음’을 기본으로 하고, ‘주고받음’은 상대방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가치 창조’를 전제로 가능하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

 
영림원 CEO포럼은 200510월 첫 회를 시작하여 매달 개최되는 조찬 포럼으로, 중견 중소기업 CEO에게 필요한 경영, 경제, IT,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해당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강연한다.

 

< 저작권자 © BI 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박시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1
[분석]우체국금융 차세대 선정 과제 및 전망은…
2
‘IBK희망디자인’으로 구례 5일시장 새 단장
3
국민은행, ‘민족의 가슴에 묻힌 불꽃같은 삶, 유관순’ 영상 제작
4
LG유플러스-그린랩스, ‘보급형 스마트팜’ 협력
5
SDP로 보안 패러다임 “확 바꾼다”
6
씨게이트, ‘코어텍스’ 솔루션 출시
7
KB금융그룹, ‘탈석탄 금융’ 전격 선언
8
줌, 신규 기능 업데이트
9
MS, ‘이그나이트 2020’에서 신기술 공개
10
MS, ‘홀로렌즈2’ 활용 사례 발표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5길 13, 904(여의도동 유창빌딩)| Tel: 02-785-5108 | Fax 02-785-5109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주)비아이코리아닷넷 | 대표이사 : 김동기 | 사업자 등록번호:107-87-99085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동기
등록번호 : 서울 아01269 | 등록일자 : 신고일자 2008.10.22 | 발행인:김동기 | 발행일자:2010.06.01 | 편집인 : 김동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기
Copyright © 2012 BI KOREA.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