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대신 ‘권고’…인터넷공지 의무화

오는 10월 중순 통과가 예상됐던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 ‘전자금융감독규정 전부개정규정안’이 5일 전격 의결됐다.

5일 금융위는 제 16차 회의를 개최하고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포함, 총 13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은 행정안전부 고시를 거쳐, 곧바로 발효가 된다.

금융위는 아울러 오는 10월 19일까지 소위 시행령에 해당하는 ‘모범규준’을 마련, 규정의 문구를 제각각 해석해 금융회사 적용의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금융위가 의결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은 지난 8월 2일 공지된 내용에 그동안 규정을 검토해 온 규제개혁위원회 의견을 반영, 일부 수정했다.

수정된 내용의 골자는 ▲인력 관련 ‘의무’ 규정을 ‘권고’ 문구로 완화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어길 경우, 대고객 인터넷 공지 의무화 ▲2년 유예기간 폐지 ▲4대 금융지주사 내의 IT자회사 인력 일부 내부인력 인정 등으로 변경됐다.

◆‘의무’가 ‘권고’가 됐지만…= 금융위는 규제개혁위원회가 ‘인력 아웃소싱 여부가 규제 대상이냐, 아니냐’를 놓고 ‘온도차이’를 보여 왔다.

이를 완화한 금융위는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구를 통해 완곡하게 조정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 제2절 8조의 내용을 일부 수정, 제2항에 ‘다음 각호를 준수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의무’를 ‘권고’로 수위를 낮췄다.

그 각 호에는 “1. IT인력 5%, 보안인력5% 이상이 되도록 할 것 2. 정보보호예산 7% 이상이 되도록 할 것”으로 규정된다.

제 3항에 금융위는 “2항의 각호를 이행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사유 및 이용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하여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신설, ‘금융소비자 보호’의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권고’, ‘의무’ 모두 감독규정 이행의 의무가 발생한다”며 “대고객 대상 챙피한 일이 생길 수 있겠다”며 규제 내용이 보다 강력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 공시 내용을 미화해서 표현할 경우, 실효를 상실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2년간 유예기간 폐지 =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 부칙 1조에 시행일 관련, ‘제8조 제1항제1호는 고시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규정을 삭제, 이 규정은 고시한 날부터 시행하게 된다.

일정상 이번주말, 다음주초 행장안전부 고시가 이뤄지면 곧바로 시행한다.

다만, 금융위는 올해 금융권 감독업무가 대부분 완료됐기 때문에 새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근거로 한 ‘감독업무’ 적용은 새 회계연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개정안 8조의 “1. IT인력 5%, 보안인력5% 이상이 되도록 할 것 2. 정보보호예산 7% 이상이 되도록 할 것” 규정과 “2항의 각호를 이행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사유 및 이용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하여야 한다” 내용은 내년부터 본 적용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사 인력규정 변경 = 쟁점으로 크게 논란이 돼 온 <별표1>의 ‘정보기술부문 인력’ 관련 내용이 일부 변경됐다.

금융위원회 통과 내용을 요약하면, 기존 ‘가목, 나목’ 두 개 규정을 ‘가, 나, 다’ 세분화 했다.

즉 “정보기술부문 인력이란 다음 가목 및 나목, 다목으로 정하는 사람”으로 개정했고,

“가. 총임직원 중 금융기관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내부 업무분장규정에 따라 IT 기획·개발·운영·보안 등 정보기술부문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

나. 금융지주회사 내의 전산정보처리 자회사의 인력중 해당 금융회사의 전산실이 위치한 건물내에 상주하는 사람

다. 나목을 제외한 외주인력 중 해당 금융기관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내부에 상주하는 사람으로서, 제60조 제1항 제13호에 따른 업무수행인력 관리방안에 따라 관리되고 있는 사람 (다만, 다목의 인력은 가목의 인력 규모내에서 정보기술부문 인력으로 인정한다)”로 개정됐다.

즉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 IT 자회사 인력 중 전산센터 내 근무자는 ‘내부인력’으로 편입된다.

문제는 우리금융그룹의 예를 들면, 우리, 경남, 광주은행이 ‘해당 금융회사의 전산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 본 시행까지 전산센터 또는 전산실을 확보한 후, ‘인력 일부를 금융지주회사’ 자회사 인력으로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아울러 이들 4대 금융지주회사 외에 금융회사는 종전처럼 ‘외부업체 인력이 금융회사 소속 인력의 50%를  넘지 못한다’는 규제를 받게 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인력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정교한 ‘모범규준’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