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개입설…비씨 “가능성 없어” 일축

지난주 ‘개발중단’을 선언한 비씨카드(대표 이종호) 차세대 시스템 관련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당장 개발완료를 앞둔 우리은행 카드 신시스템이 개통 연기를 검토하면서 책임론이 확산중이고, KT개입설, 한국IBM 책임한도가 계약금의 10% 선이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비씨카드는 겉으로 회원사 동의를 얻어 개통을 연기했다고 밝히지만, ‘불안한 시스템 가동에 동의할 회원사가 어딨냐’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우리은행 카드 신시스템 연기될 듯 = 6일 씨엔비뉴스는 우리카드 차세대 전산시스템 오픈이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비씨카드 연동시스템 등 개통을 전제로 준비한 몇몇 시스템 수정이 불가피해 가동 연기가 기정사실화됐고 그 시기 등을 조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연기 배경이 된 기능은 일단 데이터 전문 포맷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우리은행 카드사업부는 유닉스 기반 RDB 구조의 데이터와 메인프레임 기반 데이터 구조(DB2)를 서로 변환해가며 주고 받아야 하는 모델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왔다.

이를 유닉스 기반 RDB(우리카드)에서 오라클 RDB(알파서버 기반 비씨카드) 모델로 보내는 구조로 변경해야 하는 것이다. 비씨카드 차세대 가동 중단의 여파를 제대로 받은 셈이다.

우리은행 카드부문 일각에서는 “비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다만 이기종 시스템간 데이터 교환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각종 허브시스템, 예를 들어 전문교환 솔루션 또는 EAI 등을 두는데, 우리카드가 2~3개월씩 차세대를 연기하는데 대해 쉽게 수긍이 안된다는 분위기다. 논란이 예상된다.

◆KT 개입설 확산…논란 = 비씨카드 차세대 가동 연기에 KT가 적극 개입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중이다.

업계에서 주요 근거로 제시한 내용은, 승인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시스템이 안정적이었고, 완성도 90% 이상, 8월 6~7일 이행리허설 양호한 결과 기록 등이다.

또 업계 한 관계자는 “메인프레임 용량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가동이후 증설도 가능했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차세대시스템 가동이 가능했는데도 불구하고, KT 고위임원이 수개월전부터 비씨카드를 압박, 한국IBM과 결별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종호 사장은 사실상 7월말 차세대시스템 개발 중단을 결심하게 됐고, 6~7일 이행 리허설은 개발 중단의 명분에 불과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비씨카드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가능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국IBM, 계약금액의 10% 한도 손해배상說 = 업계 한 관계자는 “비씨카드 차세대 개발 중단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IBM은 그러나 대규모 소송에 나선다 해도 ‘총 계약금액의 10%선 손해배상’ 이라는 계약서 조항에 의거, 큰 책임은 모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대규모 소송전이 이어져도 한국IBM 책임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씨카드 차세대 중단의 책임이 KT개입에 있다고 가정할 경우, 소송 과정에서 비씨카드가 한국IBM의 구체적이며 실증적인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칫 비씨카드는 손해배상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카드 등 회원사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못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시나리오까지 예상된다.

이래저래 비씨카드만 난감한 상황이다.

2700만에 달하는 회원들을 볼모로 한 KT, 비씨카드, LG CNS, 한국IBM의 진실게임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