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임팩트 등 구체 내용없이 ‘막연’

우리금융그룹 IT자회사 우리금융정보시스템(대표 권숙교, 이하 우리FIS)이 최근 계열은행에 제시한 차세대시스템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FIS는 소위 약식 제안 형식으로 A은행에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A은행 IT부문은 적지 않게 언짢아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트렌드가 개방형 표준계열인데, 왜 메인프레임으로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유도했는지 저의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A은행 차세대 얘기 왜 나왔나 = 지난 6월 1일 A은행은 우리FIS와  IT서비스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리FIS 권숙교 대표를 비롯, 직원들이 직접 A은행 본점까지 내려가 ‘정성’을 들여 지금 A은행이 제공받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A은행 은행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향후 A은행 IT부문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에 대해 우리FIS에 질의했다.

질의 내용에 대해 우리FIS는 “신규 IT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A은행은 그 방법론에 대해 질의했고, 우리FIS는 이 질의에 대해 7월중 회신을 전달했다.

이 회신 내용에는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우리FIS의 역량 설명 등이 담겨 있었다.

A은행 관계자는 “참고사항으로 나름 검토 중”이라며 “비중을 크게 두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논란의 쟁점은 = 이 소식이 알려지자 A은행 안팎에서 우리FIS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분주했다.

일각에서는 ‘우리FIS가 주사업자 제안을 했다’는 소문까지 전해지면서, 우리FIS 역량이 어느 정도기에 메인프레임 기반 은행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하는지 논란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A은행의 경우, 우리FIS의 방향성 제시을 받고 적지 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A은행 관계자는 “전문가 집단이 제안한 내용에 깊이가 너무 없다.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 개발 당위성조차 없다. 기간이 짧다, 비용이 싸다 등 막연한 내용뿐이었다. 여러 의견 가운데 하나 정도로 본다”며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개방형 표준 계열을 제시했다면 그나마 수긍했을 것이다. 메인프레임 기반 IT시스템을 제시하려면 보다 정교한 논리가 필요했는데, 우리FIS는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리FIS에 IT아웃소싱을 맡긴 A은행의 경우, 현재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대한 내용이 은행 전체로 공론화 돼 있다.

‘영업지원 한계’, ‘트렌드를 수용하지 못하는 아키텍처’ 등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당위성은 조성된 상태다.

A은행측은 우리FIS의 방향성 검토결과 제시는 그 ‘당위성’만 바라보고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꼴이라며, 좀더 세련된 정책 ‘훈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은행 차세대 준비 현황은 = A은행 현 IT시스템은 지난 94년 만들어져 약 17년을 사용중이다.

메인프레임 기반 캡 미들웨어를 사용중이다. 유연성에서 다소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논의에 논의를 거듭 중”이라며 “기간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금융위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과 맞물려 우리FIS 아웃소싱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웃소싱 체계 변화에 대해 2년간 유예를 받은 상황이어서, 감독규정 본 시행과 맞물린 차세대시스템 오픈 일정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빠르면 내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컨설팅 및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