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국내 은행권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이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기반 서버 구매를 추진중에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국민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GPU 서버 업체들을 대상으로 2대 가량 구매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8대 도입을 검토했으나, 2대로 축소·도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GPU 서버는 국민은행이 준비하는 ‘인공지능 서버 팜’ 초기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게 국민은행 안팎의 전언이다. 

인공지능 서버 팜이란, 분산처리가 가능한 컴퓨터 서버와 운영 시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곳을 말한다.

가상화 기술 등이 적용돼, 부하가 많이 발생하는 업무에 여유가 있는 서버가 자동 배정되는 등 유연한 서버 운영이 가능한 집합을 말하는 것으로, 인공지능 전용 서버실을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서버 팜’ 또는 ‘AI 서버 팜’이라고 부른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올초부터 국민은행 안팎에서 인공지능 서버 팜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해 왔으나, 그룹 경영진 교체, 안팎의 경기변동 등 때문에 투자가 미뤄져 왔다”며 “이번에 초기 도입 후 각종 테스트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룹 통합적 관점 인공지능 투자해야” = 현재 국민은행이나 KB금융그룹 내 인공지능 투자에 대해 구체화된 내용이 공개된 적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 6월 한글과컴퓨터 출신 오순영 상무를 영입해 KB금융그룹 AI센터장 및 은행 금융AI센터장 자리를 맡겼다. 

이후 KB금융그룹은 그룹 FCC에 인공지능 모델을 구현했고, ▲금융 분야 광학문자인식엔진(KB AI-OCR) 개발 ▲금융 분야 언어엔진(KB-STA) 개발 및 AI윤리기준 선언 ▲AI기술 기반 개인화된 금융서비스(AI금융비서) 출시 등 활동을 이어왔다. 

금융IT 업계에서는 다만, 이같은 KB금융그룹 행보를 궁극의 인공지능 구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컴퓨팅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그 결과를 업무에 적용 후 재학습하는 일련의 과정을 기업형 인공지능 모델이라고 보면, ‘데이터 모델링-마이닝-빅데이터’ 구조의 KB금융그룹 활동은 인공지능 투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결국, 막대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시스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양종희 신임 회장 체제에서 그룹 차원 11개 계열사가 머리를 맞대는 전면적인 인공지능 투자가 요구된다는 것. 

국내 금융회사가 인공지능 투자를 하는 방법은 크게 ▲자체 구축형 모델을 만들어 내느냐 ▲클라우드 방식의 범용 인공지능 툴을 활용하느냐 하는 점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엑스(X)’ 출시를 기점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구축형·클라우드형 2가지 모델을 모두 지원하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 엑스(X)’를 선보이기도 했다.

단지, 금융회사의 고민은 민감한 금융정보를 인공지능 탑재 서버에서 운영해야 하는 난제 때문에, 클라우드 모델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지 않다. 

결국, 구축형 모델에 대한 광폭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는 것.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 관계자는 “금융그룹 전용으로 쓴다고 해도, 적어도 데이터센터 1개 이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IT에 대한 본격적인 리뷰가 진행중인 양종희 회장의 과제는 현 KB금융그룹 인공지능 조직을 그룹 각 계열사가 참여는 대규모로 확대하는 등 인공지능에 대한 전면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챗GPT를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이 등장하고 있고, 테스트 및 활용을 위해서는 과감한 인적, 물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향후 KB금융그룹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