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본격적인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이던 SC제일은행(은행장 리차드 힐) 사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C제일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개발 일환으로 추진중인 사업이 실행플랜 부재 등을 들어 스탠다드 차터드 그룹 본사가 제동을 걸고 나오면서 당분간 본 사업 착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지 2011년 1월 16일자 ‘외국계 은행 국내 IT투자 본격화’ 제하의 기사 참조>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연말 차세대시스템 개발 명목으로 총 1000만달러를 본사에서 승인받아 놓고, 올해 외환시스템 애플리케이션, ‘트레이드 포트’부터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액션플랜, 즉 SC제일은행의 종합적인 IT투자 실행 계획과 더불어 ‘트레이트 포트’개발 일정계획에 대한 보고만 받고 있을 뿐 업무지시를 내리지 않는 상황이다.

좀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은행 한 관계자는 “SC그룹 본사에서는 이번 외환시스템 개발을 승인할 경우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SC그룹은 본사에서 콘트롤이 가능한 은행 IT시스템을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즉 IT아웃소싱, 본사 코어뱅킹 구조의 한국내 직접 구축 및 IT구매 등 권한 본사 이전 등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현행법에서 데이터 해외 구축 및 이전 등을 적극 반대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SC제일은행이 SC그룹 본사 의견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에서 업계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백지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 일각에서는 각종 부동산 등을 매각하면서 알짜 은행을 껍데기만 남겨놓고, IT투자조차 인색한 SC그룹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본사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재무회계 등 EDW 1단계 구축사업을 완료했고 오는 6월경에는 2단계 구축 사업도 마칠 예정이다.

‘K-EDW’로 명명된 1단계 구축 사업에서 SC제일은행은 기존 소스 데이터에서 새로운 데이터 모델을 위해 데이터 수집 등 과정을 거쳤다.

이 사업은 2단계 구축 사업을 통해 은행연합회 정보, 부동산 정보, 보증서 등 8종 업무를 통합하고 결산데이터 부문 EDW화를 추진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