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IT부문 통합보다 합병 진행에 따라 IT통합 전략 마련할 듯

수천억원대 횡령으로 세간의 이목이 쏠린 BNK금융지주 내 2개 은행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8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재술 전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를, 부위원장에는 이한창 전 부산은행 준법감시인을 각각 선임했다. 

이 비상경영위원회는 BNK금융지주를 포함해 경남은행의 경영관리, 인사, 조직, 내부통제, 비용효율화 등에 대해 혁신적인 개선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근본적으로 부산-경남은행 합병을 본격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용 사업이 신용을 잃은’ 최악의 경남은행 경영상태가 쉽게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마산-창원지역 경제상황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채 발행, 증자 등으로 당분간 이어갈 수 있지만, 금융 조달 구조가 상당히 왜곡된 상황이라 임시방편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정리하면, 비상경영위원회에서는 부산, 경남은행 합병까지 염두에 둔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부산-경남은행 노조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재술 위원장은 최근 “부산-경남은행 합병이 만만치 않겠다”며, 경남은행 노조의 반대를 의식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부산, 경남지역 일각에서는 그러나, 경남은행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유지하려면, 합병까지 필요한데 노조가 반대하면 인력을 감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경남은행 노조가 ‘합병반대=인력감축’이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IT통합 과제, 추이를 지켜보며 = 경남은행 횡령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기 전, BNK금융지주는 금융감독당국에 부산-경남은행의 은행 통합 없이 현 IT시스템을 통합,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의 유권해석을 요청한 바 있다. 

역대급 횡령사건이 터지자, 감독당국이 이를 받았들이지 못했을 것은 자명한 일. 

사실상 거부당한 상태에서 향후 대응을 위해 다양한 대응을 준비중이라는 소식만 전해지고 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급 횡령사건으로 물건너간 IT 통합이 어찌보면 부산-경남은행 합병으로 통한 IT통합이라는 순리로 이어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BNK금융지주는 올초 ‘2뱅크 하나의 IT시스템’을 주창하며, IT통합 비용으로 약 1500억원 가량 투자를 준비한 바 있다.

수백억원대 경남은행 횡령사건이, 향후 부산-경남은행 IT통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