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흥국생명의 일방적 계약해제 통보 후 한화시스템과 중도금, 잔금, 지체상금 등 협상을 벌여온 양측이,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두 회사는 각사의 의견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근 협상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선에서 부분적 대화창구는 열어 놓았지만, 총 396억원 계약금액 중 적어도 150억원 이상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 2주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며 “법적 조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한편으로는 쉬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소 복잡한 양상이다.

주요 쟁점을 정리하면, ▲첫 계약과 수정계약 내용 ▲계약금, 중도금, 잔금 구조 및 지체상금의 법적인 범위 ▲인력 및 IT솔루션의 적기 투입 여부 등 양측의 귀책사유 비중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흥국생명의 일방적 계약 해제로 보이지만, 한화시스템이 흥국생명과 약속한 인력, IT시스템에 대한 적시, 적기 투입이 진행됐는지 여부다. 

흥국생명 차세대는 지난 2021년 9월 한화시스템을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같은해 12월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이후 두 회사는 2022년 2월까지 분석 및 설계를 마쳐 본 사업에 나서는 듯 했으나, 양측의 합의에 의해 개발인력 투입시기를 한화생명 9월 이후로 연기하고, 실제로 2022년 10월부터 인력이 투입돼 지난 4월까지 이르렀다.

가동일은 2023년 12월.

흥국생명과 한화시스템의 수정계약이 체결된 시점은 지난 2022년 3월경으로, 이 수정계약의 책임이 1차적으로 흥국생명, 한화시스템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법적인 공방이 예상된다. 

아울러 민법의 대체적인 규정은, ‘당사자주의’를 원칙적으로 하는데 이 경우 ‘수정계약’의 계약금, 중도금, 잔금에 흥국생명에서 주장하는 지체상금의 범위를 어떻게 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양측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소속 한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계약 내용만 해석한다”며 “계약에 충실하게 이행한 측이 승산이 있을 듯”이라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각론에 있어 인력 한 사람이 한사람이 제대로 투입됐는지, 또 SW, HW가 제대로 설치 및 운영됐는지 반대로 흥국생명이 무리한 추가 개발이나 인력투입 요구를 한 사실이 있는지를 따지면 양쪽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본안소송이 진행되면, 법원은 1차 ‘화해권고’ 등 합의쪽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결국, 흥국생명이나 한화시스템 모두 지루한 상처만 남고, 법무법인만 좋은 일 시켜준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위사업체가 법적 분쟁이 휘말리면 이래저래 불편해진다”며 “돈을 주는 쪽(흥국생명)은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수년간 지급금액을 묶어놓을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한화시스템이 억울해도 불리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