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이 최근 발주한 안성센터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도입이 때 아닌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NH농협은행은 안성센터 전산용 UPS 설비 및 ALTS(Auto Load Trasfer Switch) 교체 입찰공고를 냈다. 

23일 마감하는 제한경쟁 입찰로 나온 이번 사업은 2개 카테고리에서 특정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이라는 게 업계 설명. 

논란이 된 점은, 먼저, “입찰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국내에서 안성센터와 동일한 장비 APC 실콘(SILCON) 480kVA 시스템 유지보수 실적” 조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성센터와 동일한 장비 조건이라고 하면, 1~2개 업체 뿐이다. 특혜성으로 밖에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NH농협은행이 이번에 도입하고자 하는 ‘APC 실콘 UPS 장비’가 이미 시장에서는 단종 제품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APC-MGE코리아는 이미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매각된 회사다. 수년전까지는 ‘APC’ 브랜드를 혼용해서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브랜드로 통일해 제품을 공급중이다. 

브랜드가 사라지면서, APC 실콘(SILCON) 480kVA 용량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은 제품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UPS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자체가 5년전 기종으로,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 제품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며 “농협이 왜 그런 결정(단종 제품, 유지보수 업체 특정)을 했는지…”라며, 특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입찰 공고일 및 입찰 마감일도 논란거리다. 

NH농협은행이 애초 입찰공고한 날짜는 15일. 23일 입찰 마감까지 영업일 기준 고작 6일만에 입찰이 마감된다. 

단종 제품 납품 요구에 단종제품 유지보수 업체 경력 요구, 짧은 입찰 참여일 등 이미 안성센터 UPS 운영을 맡아왔던 1~2개 업체 특혜성 입찰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 NH농협은행이 처음 공고한 '2023년 안성센터 전산용 UPS 및 ALTS 설비 교체' 공고문.

◆NH농협은행, 슬그머니 ‘정정’ 공고 = 논란이 확산되자, NH농협은행은 지난 21일, 정정공고를 내고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 

NH농협은행은 “입찰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국내에서 안성센터와 동일한 장비 APC 실콘(SILCON) 480kVA 시스템 유지보수 실적” 조건을, “입찰공고일 기준 5년간 국내 금융권 단일 계약 건 단일시스템 기준 UPS 2000kVA 이상 병렬운전 이중화 시스템으로 총 도입 용량 4000kVA 이상 납품 및 설치실적을 보유하여야”로 정정했다.

▲ '2023년 안성센터 전산용 UPS 및 ALTS 설비 교체' 정정 공고문.

이어 NH농협은행은 ‘APC 실콘(SILCON) 480kVA 도입’도 철회했다. 

시방서를 보면, “ALL IGBT형 온라인 방식의 무정전 전원장치(Uninterruptible Power Supply, UPS)는 A, B시스템 각각 2000kVA 구성으로 하며 각 시스템별 최소 4대 이상 병렬로 구성한다.(각 시스템 구성 : 500kVA × 4대, 500kVA 일체형 혹은 250kVA 이상의 독립된 모듈형으로 구성)”으로 수정됐다. 

입찰참여 일시도 23일에서 29일로 일주일 더 연기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누가 봐도, 특혜성 입찰이다 보니 정상적으로 경쟁하는 일부 업체들의 의견을 농협이 받아들인 것 같다”며 “그래도, 최근 UPS 도입 및 화재 등으로 각종 이슈가 있는데, NH농협은행 같이 대형 금융회사가 이런 실수를 해야 되겠냐”라고 지적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