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IT 사업을 보는 업계의 시선은 다소 어둡다. 작년부터 이어진 경기하강 국면에 금융권 대형 호재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올해 예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업계에서는 손해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연내 시행 가능성에는 작년 실적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다. 

13일, 금융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IT부문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인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 IBK연금보험, 악사, 신한이지 등 손보업계가 중심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005년, 신동아화재 시절 차세대 시스템을 추진해 당시 메인프레임을 현재 오픈 시스템으로 개편한 바 있다. 

2007년까지 약 2년 이상 걸리는 어려움을 겪었고, 그 이후 한화그룹 편입 등 지배구조가 개편되면서 이렇다 할 IT투자를 해오지 못했다. 

그동안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을 스핀오프 시키는 등 구조적 변화도 겪었다.

지난해 한화생명 차세대 가동 이후 올해 IT투자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 

2022년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022년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2458억원, 2194억원 달성하며, 각각 전년 대비 83%, 131.3%씩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2020년 884억원에서 2021년 1559억원 당기순이익에 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자산유동화 등 영업외 이익이 반영된 숫자이지만, 영업이익 역시 함께 성장해 나타난 성과다. 

한화손보는 이같은 실적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디지털 금융에 투자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20년이 넘는 현 IT시스템의 노후화로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보험 시장 대응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안고 있다”며 “다만, 개발자 인력 수급 등이 과제”라고 전했다. 

한화손보 같이 호실적에 선택지가 많아진 보험회사가 있는 반면, 거론된 2022년 IBK연금보험, 신한EZ 등 보험사가 연내 대규모 IT투자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지난 2022년 IBK연금보험은 2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신한이지는 순손실 105억원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도, 개발비 등 적어도 1000억원 이상 투입이 불가피한 대형 IT투자 사업에, 이같은 실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비슷한 이유로 동양생명, AIA생명 IT투자도 안개속이다. 생보업계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실제로 AIA생명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사업을 연내 추진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현재는 ‘일부 개선’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 분야 IT투자는 올 3분기에나 그 가능성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업체들별로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