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IT시스템을 가동하지 못해 곤혹을 겪고 있는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과 뱅크웨어글로벌(대표 이경조, 이은중)이 우선 가동 후 비용 보전 등에 일정부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일종의 ‘비용 보존’이라는 건데 이 비용 보전이 임의로 IT책임자 선에서 합의가 가능한 업무 영역인지 여부와 낮은 가능성 때문에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11월 전후 뱅크웨어글로벌은 OK저축은행에 공문을 보내, 중도금 일부 등 대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력 철수’, ‘법적 대응’ 등 조치를 경고한 바 있다. 

공문 접수 후 OK저축은행은 원칙적으로 지체상금 등 뱅크웨어글로벌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후선에서는 프로젝트 책임자들 중심으로 “차세대 가동 후 손실 보전”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차세대 사업 이후 2개 정도 사업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논란은 IT책임자들이 이같은 이면 합의가 가능한지 여부와 성사 가능성이 있냐는 게 업계 관심사다. 

IT프로젝트 지연의 경우, 통상 상호 잘잘못을 따져 일부 대금을 빼고 지급하던가 반대로 추가 투입 인력에 대해 발주처가 비용을 보전해 주는 경우가 있다. 

최악의 경우 부산은행-SK(주) C&C와 같이 약 3년간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18년 가동한 우리은행 차세대와 같이 비용에 대해 대체적인 합의는 이루면서도 최종 검수단계에서 검수를 미뤄 잔금 등 대금지급을 약 1년 이상 늦춘 경우도 있다. 

상호 귀책사유에 대해 구체적인 비교, 검증 없이 IT실무진 선에서 체결한 이같은 합의가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자칫 배임 논란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더욱이 프로젝트 기간동안 OK저축은행이 보여준 비협조적 태도가 향후 추가 2개 사업 발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보전 차원이라는 데, 이는 프로젝트 종료 후 이래저래 따져본 후 최종 검수를 마치고 상호 신뢰가 회복된 후 논의할 얘기지, 섣부르게 접근하면 조삼모사가 되는 꼴 아니냐”며, 꼬집었다. 

실제로 OK저축은행 차세대 IT개발 현장을 다녀 온 한 개발자 전언에 따르면, “전적으로 뱅크웨어글로벌 주 사업자에게 있지, 차세대시스템 사업 TF나 OK데이터시스템 모두 강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며, 추가 사업이 나와도 OK저축은행, 뱅크웨어 글로벌 주도 사업은 일체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결국, OK저축은행이 코스닥 상장을 앞둔 뱅크웨어 글로벌을 다각도로 압박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게 업계 우려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