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설치, 운영중인 리튬배터리 문제로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최근까지 ‘폐기’를 원론으로 추진하던 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 움직임이 ‘유지’로 가닥을 잡아가며 논란이 확산중이다.

10월 15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국민, 하나은행은 ‘폐기’ 후 납축전 방식 교체를 서둘러 발표했지만, 하나은행은 교체를 추진중인데 반해 국민은행은 여의도 센터에 BMS(Battery Monitoring System) 재설치만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 데이터센터에서 운영중인 리튬 기반 UPS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논의만 거듭하는 배경은, 우선 지난 2019년 설치한 리튬 배터리 기반의 UPS 내용연수가 아직 7년 이상 남았기 때문이다. 

통상 리튬 배터리 기반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시스템은, 설치 후 약 10년 가량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15년까지 재사용한다는 게 업계 통설이다.

2019년 설치한 국민은행 리튬 기반 UPS시스템은, 앞으로도 7년 이상 기간이 남았다.

국민은행은 또 리튬 기반 UPS UPS시스템은 단 한 대도 설치되지 않은 여의도 전산센터에 서둘러 BMS를 구축한다고 전했다.

UPS 업계에서는 별 의미없는 조치로, 생색만 내고 있다고 국민은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리튬 배터리 기반 UPS 시스템 ‘BMS(Battery Mangement System)’와 납축전 방식의 ‘BMS(Battery Monitoring System)’는 성격이 다르다. 

쉽게 설명하면, 배터리 셀에 전기량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갖고 있는 게 리튬 배터리 기반 BMS 시스템이라면, 납축전 방식의 BMS는 단순 모니터링 기능만 제공한다. 

SK(주) C&C 판교 캠퍼스 사례에서 보듯, 정작 리튬 배터리 기반 BMS는 화재 징후 측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셀에 전기량을 제대로 분배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화재를 유발하기도 하기도 한다. 

UPS 업계 한 관계자는 “김포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지구 한 복판에 있다. 리튬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돼 화재가 발생하거나 하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일갈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은행 김포 데이터센터 리튬 기반 UPS 시스템 도입은, 2018~2019년 사이 특혜 시비가 많았던 사업”이라며 “이 특혜 시비가 다시 재론되는데 대한 부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리튬 기반 배터리 교체에 니즈에 대해 국민은행이 지속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화재가 발생한 SK(주) C&C가 판교 데이터센터 내 UPS 시스템을 전량 납축전 방식으로 교체키로 하고, 현재 계약 단계에 있다는 점과 하나금융그룹이 청라 데이터센터 내 모든 UPS 시스템을 납축전 방식으로 겨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눈치보다’가 사고에 가까워지기 보다, 선제적 대응으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