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최종 인수를 앞두고 PMI IT컨설팅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PMI(Post Merger Intergration) 컨설팅 사업자 공고를 내고 지난 2월 주사업자로 액센추어를 선정했으며, 3월 14일부터 인력을 본격 투입해 IT부문 컨설팅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속사포’ 같은 빠른 일정에 외환은행 IT통합을 염두에 둔 컨설팅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합병 후 통합’ 이라는 의미의 PMI는 업무방식과 조직문화 등 제반 환경이 서로 다른 조직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단기간 내에 창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활동을 말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서울은행 합병 당시 사전에 PMI를 적극 수행, IT부문에서 적지 않은 효과를 발휘한 바 있다. 

 PMI IT 컨설팅은 조봉한 현 지주사 부사장이 전체를 총괄하고 하나 아이엔에스 박호경 차장 등을 지주사로 파견, 정보전략팀을 신설해 대응중이다.

지주사 정보전략팀은 지난 2008년 하나아이엔에스로 전격 통합되면서 해체됐다가 이번에 신설했다. 지주 차원의 IT부문 대응이 필요하다는 니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극도의 보안을 유지중인 하나금융지주 PMI 컨설팅 배경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듀얼뱅크로 운영할 경우 IT부문에서 시너지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난제의 해법을 찾는데 있다. 

주요 컨설팅 항목은 하나금융그룹 IT부문 ‘중장단기 단계별 IT 시너지 전략’ 수립으로 요약된다.

◆컨설팅의 방향은 = 외환은행 인수의 정점에 있는 IT부문과 관련해 하나금융그룹은 비교적 적극적인 태세를 보인다.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 후 ▲은행 BU(비즈니스 유닛) 기반 본격적인 매트릭스 조직 운영 ▲인수기간 최소화로 피로도 축소 등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 듀얼뱅크 운영의 핵심은 지주사를 최상위 조직으로 하는 은행BU 등 매트릭스 조직의 본격 시행이다.

따라서 외환은행을 그룹의 자회사로 편입시켜도 조직적인 큰 변화없이 매트릭스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IT부문 시너지 수립 컨설팅은 많은 경우의 수를 예상케 한다.

당면한 과제는 하나아이엔스 체제로 하나, 외환은행 IT인력 및 조직을 통합시키고 두 은행 본부부서를 슬림하게 운영한다는 전략 마련이 가능하다.

즉 현 듀얼은행 체제에서 일단 IT부문은 떼어 놓는 것이다. 그 이후 계정계 시스템 통합 등 IT의 물리적인 통합을 예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같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액센추어의 컨설팅은 이같은 외부 변수에 하나금융지주 및 은행이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기별, 조직별, 업무별, 단계별 계획 및 방법론 수립에 있다는 게 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아웃소싱-외환통합 전방위 압박 = 지난 2008년 하나은행은 차세대시스템 가동과 동시에 시행하고자 했던 ‘은행 IT, 하나아이엔에스 전면 아웃소싱’이 그동안 지지부진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은행 정보전략본부 내부 반발과 함께 미뤄오던 이 과제를 지난 2010년 완성하고자 했으나 외환은행 통합이라는 변수를 만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중반 하나은행 안팎에서는 아웃소싱 논의가 수그러들면서 당시 우리은행 또는 제3의 은행 인수 후 재검토하자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

외환은행 인수는 이 아웃소싱 시행의 또 다른 명분이 된 것이다.

아울러 김 회장의 지시대로 외환은행 노조에 끌려가기 보다 현 상황을 조기 돌파해 외환은행의 기업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방편을 IT부문에서 찾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 IT아웃소싱 체제 마련과 외환은행 인수 시너지 확보라는 두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논란의 쟁점은 이같은 전략수립이 외환은행 인수 최종 절차도 끝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추진됐다는 ‘속도전’에 있다.

은행측은 외환은행 IT통합을 전제로 한 컨설팅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시기나 내용에 있어 설득력을 잃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위원회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심사 정례회의를 앞둔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 대법원의 론스타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에 PMI IT컨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을지로입구 대각선을 사이에 두고 ‘폭풍전야’를 보내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