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 손해보험, ‘비용최적화’ 검토 중…온 프렘 타진도

한국 리전만 유독 VM웨어 지원 불가로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대표 이지은, 이하 한국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이탈 금융권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 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회성이 아닌, 지뢰터지듯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MS 안팎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30일 한국MS,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 국민은행은 ‘KB스타플랫폼 KB 원(One) 클라우드 이관’ 입찰 공고를 냈다.

‘KB스타플랫폼’은 온라인 결제가 필요한 기업에게 간편결제 모듈을 만들어주고, 대금 지급까지 관리해주는 업무 지원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재 GS25와 연계된 ‘GS페이’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KB스타플랫폼’은 한국MS 애저 기반에서 운영중이며, TDG가 MSP를 맡고 있다.

그런데, 앞서 지난 2월, ‘KB스타플랫폼’은 느닷없이 만 하루가량 장애를 일으켰다. 거의 하루동안 GS 페이를 제대로 쓸 수 없었다는 얘기다. 

▲ 국민은행 ‘스타플랫폼’ ‘KB 원 클라우드’ 이관 프로젝트 목표.(출처 : 국민은행 입찰공고 일부내용 발췌)

당시 국민은행은 스타플랫폼을 개발한 ‘T’사에게 애플리케이션 부실 개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서비스 제공업체 한국MS를 ‘애저’가 제대로 된 시스템 지원이 부실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MS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국MS는 국민은행 ‘스타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소스 문제를 개선, 제공하는 등 성의를 보였는데 장애의 복합적인 원인을 ‘애저’ 탓으로 돌리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어땠건 국민은행은 ‘스타플랫폼’ 업그레이드와 함께, 이번 ‘KB 원 클라우드’로 이관을 추진하게 된다.

‘KB 원 클라우드’로 이관을 추진한다고 해서, 한국MS ‘애저’ 이탈을 단정하기 어렵다.

KB금융그룹 공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KB 원 클라우드’에는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 외에 퍼블릭 클라우드도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MS 애저 MSP ‘TDG’를 포함해 제니스(TDG의 스타플랫폼 MSP 업무 이관으로 애저 유지), 메가존클라우드(AWS 제안 유력) 등이 참여, 경쟁이 예상된다. 

문제는 ▲‘스타 플랫폼’ 담당 부서가 ‘애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는 점 ▲애초 스타플랫폼 사업 추진 당시 MS 애저 파트너사 TDG가 아니었던 점 등 배경에 따라 애저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국적 IT기업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 저변에 MS 애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수시로 기술적 한계를 보이는 데 있어, 한국MS 내에서도 영업력으로만 막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TDG가 제법 오랫동안 '스타플랫폼' IT를 운영해 왔다는 노하우, 단순 MSP 이전이 아닌 마이그레이션 이슈가 있어 손쉽게 애저에서 다른 CSP로 옮겨가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디지털 보험회사 ‘캐롯손해보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캐롯손해보험은 설립 단계부터, 한국MS 애저 위에 IT시스템을 구축해 현재까지 운영중이다. 

지난 3월, 한 제보자는 “캐롯손해보험이 애저 이탈을 포함한 전면적 IT시스템 개편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다방면으로 확인한 결과, 캐롯손해보험은 비용최적화를 전제로 컨설팅 추진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 관계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비용최적화를 검토 중이라고, 컨설팅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전해온 바 있다. 

금융IT 업계에서는 캐롯손해보험이 한국MS ‘애저’ 이용 비용으로, 월 1억원씩 연간 12억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중이다. 

캐롯손해보험은 특히, 한국MS 이탈을 전제로 한 단순 비용최적화 이슈보다 IT시스템 운영에 대한 불편, 예컨대 타임투마켓 실현을 위한 애자일, 마이데이터 등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현업 불만이 다소 포함됐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캐롯은 애저 이탈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기 보다 온 프레미스 환경을 선호하는 것 같아”고, 캐롯손해보험 분위기를 전했다. 

AWS와 기술적 격차까지 크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금융권 이탈 움직임까지, 한국MS의 ‘애저’ 진영은 점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