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설, 개발자 부족, 프로젝트 부실 관리 등 변수 많아

오는 2023년 우리카드(대표 김정기) 차세대 IT개발이 금융IT 업계에 광범위하게 알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관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만난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카드 IT시스템이 10년이 넘었다. 지금 개편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2023년 사업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우리카드 현행 IT시스템은 = 우리카드는 지난 2012년 당시 LG CNS를 주사업자로, 우여곡절 끝에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 IT시스템을 유닉스-C 기반 기간계 시스템으로 개편한 바 있다.

승인계는 탠덤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카드 DW시스템으로 오라클 엑사데이타를 채택해 운영중이다.

은행과 함께 사용하던 디지털 채널은, 지난 2021년초 역시 한국HPE의 협력사 부실 관리 등을 끌어안고 우여곡절 끝에 가동해 운영중이다. 

현재 우리카드는 ‘독자 가맹점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LG CNS와 뱅크웨어글로벌이 참여중이다. 

우리카드는 2023년 차세대시스템 가능성 타진을 위해 뱅크웨어글로벌과 기술적 아키텍처에 대한 리뷰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우리카드와 뱅크웨어글로벌은 유닉스-C 구조는 그대로 두고, 기존 승인계 탠덤 개편, 우리금융그룹 그룹 공동 클라우드 활용 등을 골자로 약식 컨설팅에 대한 보고서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이어지는 독자가맹점시스템 개발 진행과정을 보면서, 향후 차세대 추진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우리카드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대내외 변수 많아, 본 사업 추진까지 진통 예상 = 독자가맹점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우리카드 의지대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대내외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먼저, 연내 윤곽을 보이게 될 롯데카드 매각 향방이 우리카드 차세대 IT투자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 후보군 중 현재 유력한 인수자는 우리금융그룹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롯데카드 인수 후 통합 IT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내 롯데카드 인수가 윤곽을 보인다는 가정하에, 우리카드 IT개편 또는 롯데카드 IT통합은 시기적으로 2023년이 아닌, 2024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음으로는 개발자 부족 현상. 

카드 업계 한 CIO는 “현재는 발주 후 인력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발주 전 인력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 형국”이라고 개발자 부족 현상에 대해 최근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도 “최근 발주한 사업 대부분이 단독 제안이 많다”며 “제안사가 없는 유찰도 때때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에 대한 변수를 만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 독자 가맹점시스템 개발 인력을 그대로 차세대 IT개발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업계 추론이다.

예컨대, 우리카드-우리에프아이에스-LG CNS 등 3사 사이 인력 유지에 대한 최소한의 대금 선지급 등을 조건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식이다. 

과거 ‘디지털 채널 재구축’ 사업 추진당시, HPE-정원-에이비씨솔루션-2차 하도급 구조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사례를 보면, 우리카드가 차세대 IT 개발 ‘멍석’을 깐다고 해도 그 어떤 업체도 선뜻 우리카드 사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내외 변수가 많은 우리카드 차세대 추진. 경영진의 깊은 관심으로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더 커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