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발생한 비씨카드(대표 최원석)의 전산장애는 정전상황을 대비해 운영중인 UPS(무정전 전원장치, Uninterruptible Power Supply)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4일 저녁 6시 10분쯤, 비씨카드 전산장애가 발생해 약 3시간 가량 전국 비씨카드 가맹점 및 카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9일 카드, IT업계 및 비씨카드 등에 따르면, 5월 14일 당일 서초동 비씨카드 전산센터에 이유를 알수 없는 정전이 발생했다.

이후 UPS가 작동했어야 하는데, 이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UPS 및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센터에는 소소한 쇼트가 자주 발생한다. 이때 약 1~2초 사이 잠시 정전이 발생하는데, 이 잠시 정전에도 UPS가 작동한다. UPS가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소소한 정전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정전 후 기존 전기 공급 라인이 UPS 전환되면, 이 UPS가 일시적(길어야 30분)으로 전기공급을 유지한다. 전기 공급방식 변환 후 UPS가 작동하지 않으면, 비씨카드 같은 전산장애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UPS가 작동하지 못한 이유로는, 지난해 UPS 장비교체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전했다.

비씨카드는 기존 버티브 기종 300kVA UPS 장비 2대를 사용해 오다, 지난 2021년 그중 한 대를 슈나이더 일렉트릭 장비로 교체했다.

교체 후 버티브 UPS용 외장 바이패스 판넬(MBP, Maintenance Bypass Panel)을 슈나이더 용으로 교체했어야 하는데, 이를 버티브용으로 그냥 뒀다가 배터리-UPS 사이 전기공급 변환 릴레이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씨카드 외장 바이패스 판넬 교체와 관련된 내부 지침과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권고가 있었다는 얘기도 전해지며, 비씨카드 담당자의 ‘인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4일 주말 황금시간대 전산장애로, 우리, 씨티, SC제일, 기업, 수협,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제주은행, 케이뱅크, 신협, 새마을, 우체국 등 손실이 적지 않다는 소식이 들린다. 

항간에는 손실규모가 600억원이 넘는다는 추정과 함께 비씨카드의 소극적인 손해배상에 대한 비난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