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리빌드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하나은행(은행장 박성호)이 본격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본 사업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월로 삼정KPMG와 ISP(Information Strategy Planning, 정보 전략 계획) 수립 컨설팅을 마치고 보고서를 채택하는 한편, ‘프리(Pre) PMO’ 조직을 출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조직이 완전 셋팅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은행 ICT리빌드섹션 윤현식 부장이 책임자로, IT업체, 삼정KPMG 등이 참여하는 모델로 전해졌다. 

◆비대면 전면에 배치하는 변형 아키텍처 예고 = 현재, 하나은행이 고심하는 ‘ICT 리빌드’는 코어뱅킹 등 아키텍처에 대한 투자보다 비대면을 전면에 포진키시는 모델이다.

금융IT업계 한 관계자는 “다소 기형적 모델의 아키텍처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리빌드라는 표현처럼, HTML5 기반 웹단말 도입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티맥스소프트 ‘프로프레임’ 기반에, 인스웨이브 자바 프레임워크를 덧씌운 코어뱅킹을 운영중이다. 

전자금융은 인스웨이브 솔루션이 기간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아키텍처에 변형을 적게 하면서, 대세가 된 비대면을 전면에 구축한다는 게 하나은행측 전략으로 풀이된다.

총 투입금액은 약 18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이중 개발비 500억원, 인프라 비용에 1300억원 가량을 각각 배정했다.

다만 이같은 하나은행측 전략이 연내 원안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 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우선, 계정계-정보계(SAP 사이베이스 IQ 개편) 투자를 연이어 추진하는데 따른 비용 부담과 함께 사업우선 순위를 손쉽게 정하기 어렵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즉,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정보계 개편의 니즈는 늘어나는데, 현재 비대면 서비스 중심의 계정계 개편을 전면에 내세우면 정보계 사업은 크게 뒤로 밀리게 된다.

또 계정성 DBMS 및 정보계 개편에 필요한 견적으로 오라클로부터 받은 금액은 무려 600억원 달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인프라 비용 1300억원 중 오라클에서 구매하는 비용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는 것. 

오라클 DBMS 도입 등 초기 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결국, 오라클 클라우드를 채택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신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전략 변화 가능성도 연내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어쨌건 취임 첫해 함영주 회장은 그룹의 변화를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현안을 차분히 정리해 보고, 청라 글로벌 캠퍼스 설립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고 이 때문에 ICT 리빌드가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하나은행은 이 밖에도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 ICT 리빌드를 추진하지만, 이 기조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 변화 가능성 및 내부 논란이 가중될 경우 시간은 더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다. 

ISP 또는 전략 컨설팅을 마친 후 ‘프리 PMO’ 같은 조직을 운영한 여타 은행들 사례를 보면 통상 2개월 내에 RFP를 발송했다. 

오는 4~5월까지 하나은행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을 경우, 연내 추진 불투명이라는 업계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