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난 8월경 추진할 것으로 점쳐졌던 저축은행중앙회(회장 박재식)의 페이퍼리스(Paperless) 구축 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22일 업계 및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9월 중순까지 예정된 금융감독원 정기감사 후 제안요청서가 나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 페이퍼리스 구축 사업 연기는 다른 이유보다 감독당국 정기감사에 있다”고 전했다.

올초 사업을 계획을 통해 저축은행중앙회는 70억 규모의 8월 추진 ‘디지털 창구(Paperless) 업무구축을 통한 디지털 혁신 추진’ 사업을 예고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IT인력이 80여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감독당국 대응에 제안요청서 배포·접수·평가 등 업무를 현재 일상업무와 겹쳐 시행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초 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추석명절 변수에 저축은행중앙회장 임기 만료까지 전체 일정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추석명절 전 RFP를 발송하느냐, 명절이 지난 후에 배포하느냐 여부에 따라 ‘연내 추진’과 ‘연기’ 사이를 넘나들게 된다.

9월 추석 전 RFP를 배포하게 될 경우, 연내 추진에는 무리가 없어진다. 

반대로 9월이 지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박재식 회장 임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신용채 현 CIO는 임기를 1년 연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박 회장은 연초 불거진 ‘녹취 방지 장치’ 설치 논란으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요약하면, 박 회장이 회의때 마다 거친 언사로 논란이 일자, 회의실 등에 녹음방지 장치를 설치했고 이를 알게 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게 골자다.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굳이 박 회장이 적지 않은 규모의 사업에 사인을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참 묘한 형국이 됐다. 절묘한 시기 감독원 감사에, 다른 해보다 빠른 추석명절까지 감안하면 굳이 박 회장이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예정된 사업이기는 하지만, 변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총 7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저축은행중앙회 ‘페이퍼리스’는 ▲대고객서비스 디지털화 - 창구에서 고객이 작성하는 종이문서의 전자문서화를 통한 고객편의성 향상 및 개인정보보호 강화 ▲디지털 창구업무 환경 구축 - 디지털 기반의 업무처리 최적화를 통한 업무효율 증대 및 각종 신청서 등 종이사용에 따른 불필요한 절차 개선 및 관리비용 절감 등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추진 내용은 ▲창구 종이서식 및 처리 프로세스 표준화 ▲여수신 업무 절차 표준화 ▲디지털창구시스템 구축 및 통합금융정보시스템 단말 연계 등 3대 과제를 대상으로 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