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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
[초점]KB금융 SSC 철회 파장과 전망하나금융 등 영향 미칠 듯…방향은 ‘예측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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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KB금융그룹 어윤대 회장의 결정으로 철회된 쉐어드서비스센터(이하 SSC) 관련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외환은행과 합병을 앞둔 하나금융그룹과 시나리오만 나오고 있지만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통합할 경우, 부산은행 IT자회사 설립 논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이 강력히 주장하는 IT아웃소싱의 배경, 즉 ‘명분’이 비용절감인데 실상은 다르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KB금융그룹이 왜 SSC를 추진해 왔는지,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를 되짚어보고 여타 금융지주사의 SSC 모델의 문제점을 진단해 봤다.
◆KB금융그룹 왜 SSC를 추진했나 = 어윤대 회장은 지난 7월 13일 취임했다. 산고의 고통속에 KB금융그룹에 입성한 어 회장이 가장 먼저 들여다본 조직 중 IT그룹이었다.
어 회장 취임 전 6월 28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장애가 발생, 자그마치 2시간 이상 은행업무가 마비됐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어윤대 회장은 “IT그룹의 혁신”을 공언했고 SSC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KB금융그룹은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모델보다 강력한 형태의 SSC를 고민해 왔다. 자회사 내 IT기획부조차 남기지 않고 모두 IT자회사로 이전시키는 것이다.
파격적인 이같은 주제를 뒷받침할 근거 마련을 위해 KB금융그룹은 지난 9월 AT커니를 주사업자로 ‘그룹 IT운영효율화 및 성장전략 수립’ 컨설팅에 착수하게 된다.
◆법인신설, IT기능 전체 이전 1차 보고 = 컨설팅에 나선 AT커니는 지난 11월 KB금융그룹 IT 운영모델 1차 보고를 통해 SSC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략적 코스트(Cost) 센터로서 기능 ▲신설법인 설립 ▲모든 IT기능 일괄 이전 ▲은행 인력의 이전비율이 높을수록 초기 비용부담 최소화를 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
이 당시만 해도 KB금융그룹의 SSC 추진은 시간만 남았을 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였다.
이를 근거로 AT커니는 지난 15일 상세설계 중간보고를 갖게 됐다.
◆신설법인 암초 부딪혀 = 사실 KB지주 어윤대 회장은 SSC를 시행할 경우 초기 일정정도 비용은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KB금융그룹과 AT커니는 외부 투자를 전제로 한 ‘조인트벤처’ 논의를 구체화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12월 15일 중간보고 결과 법인세 특례요건의 혜택이 없다는 점이 강력하게 부상하게 됐다.
즉 신설법인은 법인세 특례요건 1항에 의거 ‘법인의 사업연수에 대한 사항→1년이상 사업을 하던 법인의 합병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면제한다’는 조항 혜택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전략적 신설법인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SSC 이전비용 보전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어윤대 회장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전 비용 최소화 방안이 보고됐다. 첫해 200억, 다음해 66억, 3년차 62억 등 총 320억을 쓰고 4년차 55억 회수부터 비용이 절감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한번 이전한 인력이 그대로 IT자회사에 남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을 두고 은행에 돌아올 수 있는 ‘전직 프로그램’과 이에 따른 직무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어윤대 회장의 ‘통큰결단’은 여기서 나온다.
보고 후 어 회장은 “내 임기 중 당장은 IT이전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전비용 보전 방법 ‘난항’ ▲지속적인 비용 발생 ▲전직 지원 등 조직 불안정을 차기 회장에게 부담지울 수 없다”며 ‘철회’를 선언하게 된다.
◆은행권 적지 않은 파장 예고 = KB금융그룹의 SSC 추진과 철회 과정은 하나금융지주 등 여타 금융권과 차이를 보인다.
다만 SSC 및 IT아웃소싱의 명분이던 ▲비용절감 ▲운영효율화 등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AT커니 컨설팅에 따르면 3년간은 절대적인 비용부담을 안고 겨우 4년차에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 역시 운영방법에 따라 차이가 예상된다.
아울러 규모의 경제에 따라 국민은행 및 자회사 550명 이상 이전을 전제로 한 수치이기 때문에 여타 은행의 경우 보다 적은 비용으로 이전할 수 있지만, 반면 효과도 미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IT자회사 운영효율성의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다.
현재 IT자회사를 운영하는 많은 금융지주사,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나 하나아이엔에스 등은 사실상 ‘구매대행’하면서 ‘중간마진’을 챙기는 기형적인 모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모기업이 적접 운영할 때보다 프로세스는 하나 더 늘면서 ‘돈은 더 드는’ 상황이다.
특히 기형적 IT자회사, 즉 태광시스템즈, 한화 I&C 등의 경우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면서 투명성까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결국 ‘백지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KB금융그룹의 SSC는 본질적인 의미의 IT아웃소싱의 문제점을 들춰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여 진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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