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SK(주) C&C를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로 선정한 우체국금융이 DBMS를 애초 SK측이 제안한 IBM DB2에서 오라클 제품으로 변경을 추진 중인데 대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순 제품 변경 차원을 넘어서 SK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 상황에 대해 업계 우려도 늘고 있다.

12일 나라장터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입찰에서 총 예산 총 2063억 9000만원 중 SK(주) C&C는 1815억원, LG CNS는 1960억 7049만원, 삼성SDS는 2007억 9400만원을 투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부가세 포함 가격이다. 

삼성과 SK는 192억 9400만원, LG와 SK는 145억 7049만원 가격 차이를 보인다.

SK(주) C&C가 가격점수 10점을 획득한 배경은 이처럼 총액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DBMS 교체 논란은 SK가 제출한 총액에서 DBMS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

업계 주장을 종합해 보면, SK가 IBM DB2 가격으로 제안한 금액이 약 4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더케이 프로젝트의 경우, 3년간 약 130억원 안팎으로 DB2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주) C&C가 우체국금융에 제안한 구조도 비슷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덧붙여 삼성SDS가 우체국금융 차세대 전체 오라클 DBMS 가격으로 약 100억원 이상 제안한 것으로 추정해 보면, 가격 점수 자체에 이미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즉, DBMS 가격에서 제안금액 총액이 영향을 받았다고 볼 경우, 우체국금융 차세대 입찰에서 DBMS 교체는 향후 논란을 거듭할 수 있다.

특히, 우체국금융과 SK(주) C&C 사이 기존 오라클 DBMS를 DB2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데 투입될 인력 비용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그레이션 인건비를 DBMS 가격으로 퉁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DBMS 교체 사유에 대해 우체국금융이 명확한 근거를 갖고, 나라장터에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며 "DB2 개발인력이 제대로 조달되지 못할 것을 알며 제안서를 받았다면, 업무방해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우체국금융 관계자는 “충분한 소명을 거쳐 현 제안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 결정한 일”이라며 “DBMS 변경과 관련된 법적인 논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테면, 우체국금융은 SK측이 애초 제안한 것으로 추정되는 40억원 안팎을 기준으로 오라클 DBMS를 도입할 것으로 보이고, 차액은 SK가 떠안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입찰이 효과가 있냐는 회의론도 일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