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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향년 78세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족장으로
김동기 기자  |  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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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6  04: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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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발전 기여 공로…세습경영, 무노조 경영 등 논란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만 6년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 

고인의 빈소는 일원동 서울삼성병원 지하 2층에 마련됐고,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발인은 28일 오전으로, 장지는 용인 선영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아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 등이 있다.

   
 

◆이건희 회장 업적을 보면… = 1942년생으로 대구에서 출생한 이건희 회장은 뭐라해도 삼성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데 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외형적인 성장 외에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하며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은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신 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는 밑바탕이 됐다. 

2020년 브랜드 가치는 623억 달러(한화 약 70조 3055억원)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품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다.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 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나타나 있다. 

그를 위해, 이건희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고, 삼성은 이를 받아들여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한 바 있다. 

삼성은 이때부터 연공 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으며, 삼성의 임직원들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를 도입해 5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다. 

또 이건희 회장은 인재제일의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데도 힘썼다. 

인재 육성과 함께 이건희 회장은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 기업과 사회의 기술적 저변을 확대했다.

사업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의 배경에는 2001년 4기가 D램 개발,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있었다. 

특히,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 

이건희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 중이다.

이건희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무노조경영, 비자금사건 등 편법경영도 =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생전 이건희 회장은 2008년 비자금 사건, 무노조 경영 등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비자금 사건 등으로 실형까지 받은 이건희 회장은 선친인 이병철 회장의 유지에 따라 ‘무노조 경영’에도 힘썼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 및 삼성 바이오로직스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노조인정’을 선언하기까지 삼성그룹 창립 후 82년간 이 무노조 경영은 삼성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다는 삼성이 아닌, 정도경영의 새로운 얼굴로 재탄생하기를 기원해 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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