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자랑하던 세계 3대 증권거래소 ‘도쿄 증권거래소’가 지난 1일 만 하루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으며, 제대로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1~3일 사이 주요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증권거래소는 지난 1일 오전 7시 4분부터 디스크에 오류가 발생했음을 감지하고 영향 조사를 시작한 후 8시 54분부터 매매 정지됐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지난 2일 오전까지 시스템을 복구해 정상 거래에 나섰다.

주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증권 거래소의 거래시스템 ‘애로우헤드(arrowhead)’ 디스크 오류를 감지한 것은 10월 1일 7시 4분.

원래대로라면 이날 7시에 보내질 전문이 전송되지 못했고, 그 내용을 증권 회사에 통지한 것은 전송 예정 시간에서 약 1시간이 지난 8시 1분이었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약 1시간 뒤인 8시 54분, ‘애로우 헤드’와 증권사 간 발주시스템 경로를 차단한다. 

9시 26분, 장애가 난 공유디스크(후지쯔 기종으로 추정) 1호기를 공유디스크 2호기로 강제 전환해 완료했지만, 시스템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10월 1일 11시 45분 하루 종일 거래 정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하게 된다.<그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장애 당일 일지’ 참조>

-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장애 당일 일지 -

7시 4분 : 애로우헤드' 디스크에 오류가 발생했음을 감지하고 조사를 시작. 정보 전달 기능 관리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원인 특정 시작.

8시 1분 : 정보 전달 기능 문제로 인해 7시 0분에 보내야하는 전문은 보낼 수 없음을 각 증권 회사 시스템 담당자에게 통보

8시 23분 : 복구의 목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 · 시세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 중임을 중개시스템 담당자에게 통보

8시 36분 : 매매 정지를 증권사 매매 책임자에게 통지

8시 39분 : 매매 정지를 웹사이트에 공지

8시 52분 : 나고야 · 삿포로 · 후쿠오카의 각 거래소에서 매매 정지를 증권사 시스템 담당자에게 통보

8시 54분 : '애로우헤드'와 증권사 간 발주 시스템 경로 차단

9시 26분 : 공유 디스크 2 호기로 강제 전환 완료

11시 45분 : 하루 종일 거래 정지를 웹사이트에 공지

11시 57분 : 하루 종일 매매 정지를 증권사 매매 책임자에게 통지

16시 30분 : 도쿄 증권 거래소가 기자회견. 시스템 장애의 원인이 '애로우헤드'를 구성하는 운용 시스템 네트워크에 포함된 공유 디스크 장치 1 호기의 메모리의 고장임을 공표

19시 25분 : 10 월 2일 매매를 정상적으로 실시할 것을 웹사이트에 공지. 아울러 증권사 판매 책임자에게 통지

<출처 : 일경 엑스테크(XTECH) 보도 내용 일부 발췌>

지난 1일 저녁 도쿄 증권거래소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발표했다. 

도쿄 증권 거래소의 거래 시스템 ‘애로우헤드’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시스템 네트워크에 포함된 공유 디스크 장치 1호기의 메모리 고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유디스크 장애, 왜? = 만 하루동안 일본 자본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도쿄 증권거래소 전산장애 사건은 공유디스크 장치 문제로 확인됐다.

구조적으로, 공유디스크는 대외계 등 업무의 파일시스템용으로 주로 사용하는데, 종종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 우리은행 전산(라눅스-자바-x86) 장애 원인이 파일시스템용으로 사용하던 공유디스크의 파일시스템 I/O 과정에 ‘Rename’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자바 언어 구조에서 파일시스템으로 백업, 저장할 때, ‘Rename’할 경우 데이터 I/O 과정에서 ‘Lock(락)’이 걸릴 수 있었고, 또 락이 걸리지 않을 경우에도, 지정한 파일시스템을 MCI 또는 FEP가 제대로 읽어 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 

이후 우리은행은 2019년 ‘FEP(Front-End processing) 시스템 이원화 분리 구축 사업(IBM 서버, 제니퍼 APM, 티맥스 미들웨어, 베리타스 공유파일시스템 증설)’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했다. 

도쿄 증권거래소의 경우, 전문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지한 시각이 10월 1일 8시경으로, 공유디스크의 파일시스템 이상으로 증권사와 전문교환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 교환’이 생명인 증권거래의 IT구조가 근본적으로 뭉개져 버린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 모든 데이타를 ‘메인 메모리(Main Memory)에서 처리 혹은 관리하는 데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2년 가동한 도쿄 증권거래소 '애로우헤드'는 주문을 접수한 후 약정 결과를 통지하기 전까지는 디스크 I/O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디스크 기록은 로그를 남기기 위해 약정 처리한 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애로우 헤드는 여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간 데이터를 전달할 때는 ‘큐(Queue)’를,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테이블(Table)’을 사용하고 있다.

테이블은 관계형 DBMS는 아니지만, 데이터베이스기능을 제공하고 인덱스에 의한 고속 엑세스(Access)가 가능하다.

애로우헤드의 특징은 ‘큐’나 ‘테이블’이 메모리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서버 메모리와 디스크 메모리 IO간 논리적 또는 물리적 병목현상은 그동안 지속돼 온 기술적 이슈로, 이번 도쿄 증권거래소 장애의 근본 원인일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 증권거래소 ‘애로우헤드’ 시스템이란 = 지난 2012년 가동한 도쿄 증권거래소 시스템 ‘애로우헤드’는 초고속 거래시스템을 의미한다.

리눅스 운영체제에, 자바, 후지쯔 IA서버 구조로 알려져 있다. 

업무 관점에서 볼 경우, 주문처리와 약정계 처리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시스템 구성으로 보면 ‘증권사 GW 서버’, ‘주문 관리 서버’, ‘트레이딩 서버’ 등으로 구성된다.

한편, 지난 4일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의 ‘고객시스템’에 장애를 일으켜 7시간 이상 이동통신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주요 내외신이 전했다.

이번 도쿄 증권거래소의 장애와 함께 ‘안전 왕국’ 일본의 명성에는 크나큰 흠집이 나게 됐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