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설명회 전 ‘제안공내역서 변경’ 이슈로 불공정 논란이 일었던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의 ‘상암센터 전산실 증축(기반설비 부문, 네트워크 부문)’ 사업 계약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불공정 논란에 덧붙여 이번에는 LG CNS 거래 협력업체에게 납품가격 인하를 주장하면서 논란은 확산중이다. 

정부의 대중소 상생 정책 위반도 그러하거니와, 발주처 우리금융그룹의 횡포, 최근 우리카드 ‘협력업체 대금지급 미납’ 사태 등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달 이상 우선협상 대상자 LG CNS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여러 문제가 있어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금액협상에 난항이 있다는 전언이며, 또한 선정과정에서의 절차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전산실 등 증축의 경우, 설비와 전기 등으로 구성된다.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 참조>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1.(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2.(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3.(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4.(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5.(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 그림 ‘우리금융 상암센터 8층 설비 및 전기 개선 방안’-6.(출처 : 우리금융그룹 7월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LG CNS가 제안한 약 135억 안팎을 기준으로 설비가 45% 전기가 5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제보를 종합하면, 계약이 지지부진한 배경이 설비쪽 사양을 낮춰서 제안한 ‘LG CNS 가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우리금융그룹이 요구하는 기본 설비 사양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에 덧붙여 FMS, 면진테이블, 냉각탑 및 발전기 등은 공급업체들과 우리금융그룹이 임의로 지정한 제품이 포진해 있다.

이른바, ‘알박기’ 돼 있는 이들 솔루션 가격까지 조정해야, LG CNS가 우리금융그룹 요구에 맞출 수 있는데 공급업체들이 버티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리금융그룹과 LG CNS는 어떻게든 이번주까지 계약을 마친다는 방침이지만, 조정되고 있는 가격이 미진해 가능성은 희미해 보인다.

LG CNS가 제안한 가격 약 135억원 중 LG가 계상한 이익 20억원 안팎을 가정할 때, 최소 4억원에서 7억원 정도 이익률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물론, 우리금융그룹 8층 공사 이후 상암센터 업무동 추가 장비실 변경 사업, 전산센터 신축 등을 고려해, 이번 사업에 선투자 형식으로 지원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향후 사업은 미래 예측이 ‘어려운 사업’일 뿐, 현재 10억원 남짓 이익을 놓고 LG CNS가 계약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예측으로는, LG CNS와 협상이 결렬된 후에도 우리금융그룹이 삼성SDS 또는 한국IBM 드 제안 참여사들과 차순위 협상에 나서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이미 내부 감사를 한차례 겪었고, ‘제안공내역서’ 사전 조정 등 ‘불공정 거래’라고 주장하는 일부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8월초 몇몇 업체들이 제기한 진정에서 금융위원회는 “(중략)특정 사업자가 실시하는 사업제안과 관련하여 제안의 절차, 내용, 방법 등은 관련법령 등에서 특별히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해당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인 바, 우리 위원회가 운용하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여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점을(중략)”이라는 유권 해석을 전달한 바 있다. 

요약하면, ‘금융회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에 감독당국은 민간 기업의 너무 세부적인 입찰절차까지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해석이다.

어쨌건 우리금융그룹에 유리한 해석이 내려졌음에도, 상암센터 8층 개선 공사는 제법 시끄러운 사업이 됐고, 때문에 LG CNS와 협상이 결렬된다고 가정해도, 딱히 찾아갈 곳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우리은행-우리에프아이에스, IT투자에 나설 때마다 참 시끄러운 조직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