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와 LG CNS 우선협상이 결렬위기에 처했다. 양측의 공식입장은 “며칠 더 협상할 것”이지만, 최종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경 ‘토스혁신준비법인’이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로 LG CNS를 선정한 이후, 토스뱅크 IT시스템 구축 우선협상 기간을 지난 19일로 산정하고, 최종 협상에 나섰지만 이를 완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선투입된 인력에 대해 양측은 약 1개월 가량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사업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어제 최종 협상을 완료했다면 계약체결 및 협력업체 계약에 대한 요청이 들어와야 하는데, 일단 한달 연장 요청만 왔다”며 “최종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토스혁신준비법인’과 LG CNS의 이견은 ▲시스템 등 일부 가격 10억원 이상 간극 ▲제안내용 부실 및 투입인력 불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업무솔루션은 이미 제안요청서가 다시 나왔다. 토스측이 LG를 빼고 자체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한두개씩 빠지면, 굳이 LG랑 주사업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가 소속된 회사는 현재 LG측 협력사로 제안에 참여해 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관련 솔루션에 대한 제안요청서가 다시 나오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출범 초기부터 이같은 난항이 예상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핀테크 혁신의 아이콘 ‘토스’가 LG CNS보다 IT기술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지정 이후, 자체적으로 인프라 및 시스템 SW를 도입하고 계정계, 정보계,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은 외부 SI업체를 통해 지원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졌다.

토스뱅크 일각에서는 앞선 카카오뱅크 사례와 같이 인적인 구성이나 LG측 지원이 탁월하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 중이다. 

LG CNS와 협상이 결렬된다고 해도 이같은 토스의 ‘과거의 의중’을 반영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현재 토스뱅크 진영에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분 참여중이다. 

하나금융그룹 IT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를 통해 금융 일반 프로세스와 계정계·정보계·채널 등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을 받는 방안이다. 

여기에 토스뱅크의 IT 지식을 결합할 경우, 굳이 LG CNS 없이도 토스뱅크 IT시스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덧붙여 선 투입된 인력에 대해서는 하나금융티아이가 직접 계약 및 인력운영에 나설 수 있다. 

특히, 토스뱅크 일각에서는 코로나 19 영향 및 이같은 난제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IT시스템 구동 데이1, 데이2 가동 일정 조정 방안 연구 필요성도 제기됐다.

토스뱅크는 ‘데이1’ 사업과 ‘데이2’로 나눠 IT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데이1’에 해당하고, 오는 2021년 4월 대고객서비스에 필요한 부문을 핵심으로 개발한다. 

토스뱅크 데이1 추진 범위는 채널계, 통합플랫폼, 통합I/F, 계정계, 정보/분석계, 단위시스템 등이 대상이다.<그림 ‘토스뱅크 IT시스템 구축 데이1 프로젝트 구축 범위’ 참조>

▲ 그림 ‘토스뱅크 IT시스템 구축 데이1 프로젝트 구축 범위’.(출처 : 지난 2월 토스뱅크 배포 RFP 일부 내용 발췌)

반면, 6월까지 약 3개월 가량 선 투입된 인력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결렬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LG 일각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토스뱅크 및 LG CNS는 “며칠 더 협상을 해 볼 것”이라고 짧은 입장만 보내왔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