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표된 바젤III와 관련해 시중은행 등 신용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사들은 앞으로 IT 개발에 적지 않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동안 제기됐던 ‘포스트 바젤II’ 성격의 기존 리스크 관리체계의 재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소위 바젤III 관련 ‘은행에 대한 자본 및 유동성 규제 방안’ 대응 IT투자 전략은 ‘종합 유동성 관리시스템 정비’로 요약된다.

◆신용사업 금융사 바젤III 관련 IT 투자 불가피 = 감독원 발표 내용 중 최소 자본비율은 지배구조 문제와 경영 일반이 적용된 경우로 IT부문 신규투자는 대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바젤II 시스템에서 자본비율의 분모 항목인 위험가중 자산(RWA) 등을 반영해 시스템을 구성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레버리지 비율 도입 역시 기존 바젤II 시스템에 위험가중치를 달리하지 않는 함수만 산입해 적용하면 IT시스템적 대응이 완료된다.

문제는 유동성 비율에 대한 규제다.

이번 바젤III는 사실상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규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금융사들이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맷집’을 키우라는 주문과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거울 삼아 예대마진 구조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대출을 줄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단기유동성 비율 적용에 필요한 관련 IT개발이 바젤III 지원시스템의 주요 내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 기준으로는 자산부채 종합관리시스템(ALM) 재구축 또는 고도화, 유동성관리시스템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단기유동성 비율, 순안정자금조달비율 등 영향분석을 수시로 시뮬레이션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젤III는 은행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입했을 때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얼마나 빨리 도출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보유중인 자산을 빠른 시간내에 유동화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것”이라며 “현 ALM, 유동성 관리 시스템과 캐시플로우 시스템 등 전반적인 자산유동화 관련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경우 현금시재관리 같은 단순 시스템이 아닌 함수가 들어간 모니터링 및 실시간 유동화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분석시스템이 필요하고 유동화 갭 분석 등 컨설팅 영역도 일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바젤II 운영, 시장, 신용 리스크 연동과 포스트 바젤II로 불리는 기존 시스템 고도화도 바젤III에 대응하는 IT시스템으로 꼽힌다.

특히 현 은행 ALM 시스템이 ‘성능’ 이슈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그대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비용의 경우 컨설팅 10~20억원, ALM 고도화 및 유동성 관리시스템 도입, 바젤II 연계 등에 50억원 안팎, 하드웨어 증설 및 속도 향상 등 20억원 등 적어도 1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 바젤III 수혜업체는? = 금융감독원에서 아직 실행 플랜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아직까지 자사 제품의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바젤II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솔루션을 보유중인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 리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계 IT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 IBK시스템 등이 계열 은행이 아닌 외부 금융권 ALM 구축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들 중견 업체들 사이에서 LG히다찌가 농협에 유동성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바젤III 수혜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리스크 강호 기업인 SAS코리아, 옵사(OFSA)를 앞세운 오라클, ALM 및 종합리스크 솔루션 ‘페르마’의 유니타스, 썬가드 등 회사들이 바젤III에 대응하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