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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금융권 ‘오라클 리스크’ 대책 마련 분주…KB도 갈등일부 업무에 ‘오라클 DB 유지’ 전략…“법적 대응”에 화들짝
김동기 기자  |  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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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30  05: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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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공동 ‘탈 오라클’ 절실…클라우드 시대 준비해야

최근 신한은행과 갈등으로 촉발된 오라클 DBMS 라이센스 이슈가, 이번에는 국민은행으로 번졌다. 

아직 신한은행과 같이 내용증명이 오가는 상황은 아니지만, 오라클의 법적 대응 가능성 언급에 은행이 화들짝했다는 후문이다. 

30일 업계 및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추진중인 ‘더-케이 프로젝트’ DB2 표준 전략을 수정하고 일부 업무에 오라클 유지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IBM DB2는 적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에서 포팅 이슈로 은행을 고민하게 만들어 왔다. 

국내 DB2 운영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개발자도 소수에 불과해 정작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연동에는 한계를 보인 것.

우여곡절 끝에 2019년 가동한 더 케이 프로젝트 중 ‘콜센터 재구축’은 이 때문에 DB2를 설치하지 못하고, 마이크로소프트 SQL서버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마, IBM DB2가 안될까 하는 안이한 생각이 불러온 사태”라며 “콜센터 뿐만 아니라, 더케이 사업 중 몇몇 업무에서 같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오는 10월 가동을 앞두고 국민은행이 오죽하면 오라클을 다시 찾을까”라며 혀를 찼다. 

국민은행은 이같은 DB2 난제 해소를 위해, 오라클 DBMS를 일부 업무에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으나, 오라클측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해 협상이 난항이라는 소식이다.

과거 오라클은 국민은행에 권장 소비자가격의 60~63% 이상의 할인을 제공했지만, 이번에는 30% 안팎의 제안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도입가도 크게 올라가면서,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상승한다. 도입가의 22%가 유지보수 비율이기 때문. 

몇 카피 사용하지 않는 오라클 DBMS 비용이 무제한 라이센스(ULA) 계약의 IBM DB2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형국이다.

덧붙여 과거 2012~2103년 사이 주전산기 BMT 서비스 제공, 일부 오버 라이센스 사용 제품 등 사례를 들어 오라클이 법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전언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오라클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오라클 소속 변호사 입회하의 라이센스 조사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오라클 횡포가 점점 심해지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오라클은, 그동안 국민은행 라이센스 오버 사용 이슈 및 추가 라이센스 도입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춘천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지보수 비용 아끼면 ‘1석 2조 효과’ 기대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다 포괄적이며 체계적인 오라클 DBMS 교체 전략 구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대안으로 나오는 얘기는 우선, 유지보수 계약부터 탈 오라클을 선언하는 것.

사실 오라클 유지보수 비용은 그 규모에 비해 질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추산으로 보면, 한국오라클이 연간 약 6000~7000억원 가량을 미국 본사에 송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충 한국에서 걷어 들인 유지보수 비용의 거의 93% 규모로 추산중이다.

금융권 대안은 리미니스트리트, 스피나커서포트와 같은 오라클 및 SAP 솔루션 유지보수 전문 회사에 메인터넌스를 맡기고, 그 비용을 대폭 절감하자는 주장이다. 

유지보수를 오라클 외에 다른 회사로 옮길 경우 효과는 비교적 크다.

우선, 비용은 오라클 유지보수를 100으로 가정할 때, 약 20~30% 수준이다. 서비스의 질적인 내용도 크게 차이가 없다. 

오라클 유지보수를 다른 전문업체로 옮길 경우, 비용절감 효과와 더불어 남은 비용을 다른 DBMS 투자자산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이 연간 오라클 유지보수 비용으로 100억원 가량을 지급한다고 보면 5년간 500억원 비용이 그냥(?) 지급된다.

리미니스트리트, 스피나커서포트 같은 회사로 유지보수를 옮길 경우, 적어도 연간 60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 5년 기준 300억원 이상의 기회비용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오라클 외의 DBMS 도입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DBMS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체결한 라이센스를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면, 업무 영향도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이처럼 단계적·계획적으로 비용을 줄여 자사 DBMS ‘자산’을 확보하면서 보다 유연한 체계의 DBMS 운용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클라우드 시대에 오라클에게 이처럼 비용을 많이 주는 구조는 굳이 두 회사 사이 갈등이 아니어도 꼭 탈피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일갈했다.

몰론, 이 경우 오라클 DBMS와 전면적인 결별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라클 유지보수 전문업체로 변경 및 각 은행에 최적화된 DBMS 구축은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 기아차 ‘티베로 표준 DBMS’ 선정 들여다봐야… = 이처럼 유지보수 비용 절감을 자사 특화 DBMS 도입으로 풀어간 사례로, 현대-기아자동차 얘기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9년, 현대-기아차는 탈 오라클을 선언하며 표준 DBMS로 티맥스데이터 ‘티베로’를 선정한 바 있다.

2019년 여름께 당시 현대-기아차는 ‘무제한 사용계약(ULA)’을 통해 총 320개 업무에서 티베로를 사용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는 “지난해부터 3년간 오라클 DBMS는 ‘티베로’로 교체된다”며 “지금까지 현대 기아차 DBMS 교체 대상 업무의 50% 이상을 티베로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현대 기아차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 DBMS 자산을 획득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과거 현대 기아차도 오라클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경영진이 ERP(전사적 자원관리)에 SAP를 선택했고, 이후 SAP-오라클이라는 글로벌 대형 IT업체 2곳에 막대한 IT비용 지급에 부담을 느껴왔다.

현대 기아차는 우선 탈 오라클을 선언하고, 유지보수 업체부터 전격 교체한다. 

비용을 절감하게 된 현대 기아차는 ‘오라클 결별’에 대한 대안으로 오픈소스 DBMS, 티베로 등을 적극 검토하게 된다.

지난 2019년 인터뷰에서 서정식 CIO는 “현대기아차는 전세계 수천개 IT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특성, 종류, 규모, 중요도, 변환용이성이 다르다. SAP HANA부터 티베로, 오픈소스까지 DBMS를 다각화해 사용(중략)…”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티베로’는 현대 기아차의 업무 중요도 5단계(0~4등급, 숫자가 낮을수록 중요업무) 중 1단계까지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갈등이 촉발된 국민은행에 빗대어 보면, 현재 추진하는 전략 즉 메인프레임(업무중요도 0등급)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1~4등급)과 유사하다.

정리하면, 국민은행이 의지를 갖고 DB2기반 은행 표준시스템을 구축하되, 오라클 DBMS가 필요한 부문에 대한 비용을 정당하게 지급한 후, 탈 오라클을 위한 3~5년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권 전체에서 ‘탈 오라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연구 및 공유 등이 보다 깊이 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여론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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