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티맥스소프트 ‘프로프레임’과 큐로컴 ‘뱅스’로 양분돼 있던 국내 코어뱅킹 시장이 최근 삼성SDS, SK C&C 등의 진입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양대 구조에서 다자구도로 시장 지형이 변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시스테미어’를 앞세워 뱅킹 프레임워크 시장진입에 성공했으며, SK C&C도 ‘넥스트코어’의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이후 티맥스-큐로컴의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뱅킹 프레임워크와 관련 방향타를 잡지 못했던 국내 금융사들의 고민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기관들은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C, 자바 등 다양한 기술적 접근이 용이해 졌다는 점을 들어 이런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 금융기관, 제품 선택의 폭 넓어져 = 티맥스소프트의 영업이 어려움에 부딪힌 지난 2009년 6월부터 사실상 국내 코어뱅킹 및 프레임워크 시장은 큐로컴 독주체제였다.

당시 수협중앙회가 ‘뱅스’를 채택했고, 부산은행이 최근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큐로컴 제품을 차세대시스템에 적용키로 결정했다.

신용 신시스템 구축 사업만 놓고 볼 때 이같은 코어뱅킹 제품이 ‘고가(高價)’라는 점은  금융사들의 의사결정에 큰 걸림돌이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20억원, 부산은행도 거의 비슷한 가격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신한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티맥스소프트와 큐로컴의 분쟁으로 각 회사가 12억 5천만원씩 패키지 비용을 나눠가져간 사례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큐로컴 뱅스 패키지는 여타 코어뱅킹 제품에 비해 추가해야할 기능들이 제법 많다는 점에서 같은 가격은 무리라는 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아울러 큐로컴의 경우 영업과정에서 제품 가격을 수억원에 제안했다가 작년 5월 재판에서 이기면서 갑자기 수십억원대로 끌어올려 금융 IT 담당자들을 당혹케 했다.

◆ 삼성SDS·SK C&C, 시장 판도 변화의 핵으로 부상 = 결국 대구은행이 삼성SDS와 공동개발을 전제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최근 ‘한국형 코어뱅킹 개발’이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삼성SDS 시스테미어 제품은 보험, 증권, 카드 등 은행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같이 제공할 수 있는데다 이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시스템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 사업에서 최종적으로 큐로컴과 경쟁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신 SK C&C도 ‘넥스코어’ 를 내세워  일부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왕성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넥스코어’는 J2EE 기반 넥스코어 제품은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겨냥한 SK C&C의 금융 프레임워크다.

이 제품은 총 4개 아키텍처로 나눠져 있으며 각 아키텍처별로 코어뱅킹의 가장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림‘넥스코어 아키텍처 구성’ 참조>  

 아울러 넥스코어는 ▲표준 기반 로드 밸런싱 및 페일오버 아키텍처 ▲워크로드(Work-Load) 분산 및 자원 활용 최적화 ▲트랜잭션 워크로드 증가시 시스템 리소스 추가 가능 ▲전체에 가해지는 트랜잭션의 빈도 증가시 노드 증설 ▲SOA 지원 & EAI/ESB 연계 등 기능을 제공한다.

넥스코어는 이 밖에도 컴포넌트 기반의 유연성 제공, 오픈 아키텍처 개방성, 변경영향분석 및 적시 변경 적용으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SK C&C는 설명했다.

SK측은 넥스코어를 개발 과정에서부터 지원하기 위해 15종으로 구성된 ‘넥스코어’ 자동화 툴도 제공한다.

넥스코어 자동화 툴은 ①요구사항 관리 도구 ②UML 모델링 도구 ③UML 모델 점검 도구 ④UML 설계 자동화 도구 ⑤UI 설계도구(개발 중) ⑥데이터 모델링 도구 ⑦데이터 모델 점검 도구 ⑧UML 코딩 자동화 도구 ⑨통합 개발 도구(자바/C, 온라인, 배치 애플리케이션) ⑩코드점검 도구 (Java/C) ⑪모바일 UI 개발도구 ⑫단위 테스트 도구 ⑬테스트 통합 관리도구 ⑭프로젝트 관리 도구 ⑮운영관리 도구 등이다.

현재 넥스코어는 SK증권, 한국투자증권, 솔로몬 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 적용중이다.

◆ 플렉스큐브, 뱅스 등 외산 고전 예상 =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국산으로 기우는 배경은 ‘네고’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글로벌 제품의 한계와 한국내 실정을 이해하지 못한 개발환경 제공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컨대 ‘뱅스’ 패키지의 경우 지적재산권의 원래 소유자가 인도 타타그룹 IT자회사 타타 컨설턴시에 있다.

큐로콤은 지적재산권 분쟁이 불거진 후 한국내 영업에 대한 타타 컨설턴시 진영의 사사건건 간섭과 가격에 대한 의사결정의 폭이 적어 국내 고객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씨티은행을 기반으로 세 확산을 기대하고 있는 아이플렉스(대주주 오라클) ‘플렉스큐브’ 역시 이런 이유때문에 향후 영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의 대 그룹이 보유한 제품이고 향후 자바 기반 아키텍처가 주류로 빠르게 편입할 경우 다른 제품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