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허브-비대면’ 총무부에서 다시 현업으로

대기업 조직의 문제점은 뭐니뭐니 해도 ‘느린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력’이다. 중소 중견기업에 비해 조직이 크다 보니 의사결정도 느리고, 그 실행력도 더디다.

최근 국민은행의 행보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초 허인 행장의 지시로 시작된 본점 및 IT센터 사무공간 인테리어 공사가 이제 막 시작됐다.

‘퍼시스’가 컨설팅을 맡아 진행했고, 주사업자는 ‘리바트’가 맡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본점 4층을 시작해 8층, 9층, 11층, 14층 등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은행 본점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 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IT부서’ 임시 사무실로 이미 전경련 회관을 임대해 놓은 국민은행 IT그룹의 사무실 이전 계획도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 IT개발 주요 발주 중 일부는 전경련 회관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국회앞에서 그쪽으로(전경련 회관) 모두 이전해 간 상태가 아니어서 헷갈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IT그룹 전 부서 이전도 당초 7월에서 8월, 9월로 지금은 11월 이전으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애초 지난주 발주가 예상됐던 ‘마케팅 허브-비대면’ 구축 사업 발주도 미뤄지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약 15일전, 총무부에 보낸 제안요청서가 현업 일부의 요건반영 이유로, 수정해서 다시 총무부로 보내야 하는 형국”이라며 “빨라도 다음주나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정을 정리해 보면, 9월 10~14일 사이 발주, 제안서 접수기간 3주~4주, 평가 등을 거치면 오는 10월 중하순 우선협상 사업자 선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협상 기간을 거치면 빨라도 11~12월에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케팅 허브-비대면’의 주요 개발 내용은 ▲비대면 채널 재구축 ▲콜센터시스템 재구축 ▲통합인증시스템 구축 ▲마케팅 허브(Hub) 시스템 ▲상품서비스계 기능 업그레이드 ▲통합단말시스템 업그레이드 ▲데이터 허브(Hub) 확대 구축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정보보호 체계 업그레이드 ▲아키텍처 및 개발·운영 환경 구축 ▲전행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사업은 시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발기간 약 2년을 예상하면 자칫 ‘지금의 요건’이 ‘올드버전’이 될 수 있다.

은행에서는 인프라 성격이기 때문에 발주가 한두달 늦어진다고 신기술 요건이나 업무 개발 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의 디지털화’를 주창하는 현 추세에 보면, “느려도 너무 느린 KB”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