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사업 중심 삼성SDS 참여 가능성…“물밑접촉 나서나” 촉각

지난 13일 통합PMO 발주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국민은행(은행장 허인)의 ‘더-케이 프로젝트’가 보다 정교한 세공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이사회 승인 이후 다소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상태로 사업이 강행되는 인상을 보인 국민은행은, 일단 7월중에는 주요 사업에 대한 제안요청서를 배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은행 ‘더-케이 프로젝트’는 ▲비대면 채널 재구축 ▲콜센터시스템 재구축 ▲통합인증시스템 구축 ▲마케팅 허브(Hub) 시스템 ▲글로벌 플랫폼 재구축 ▲상품서비스계 기능 업그레이드 ▲통합단말시스템 업그레이드 ▲데이터 허브(Hub) 확대 구축 ▲정보계 기능 업그레이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정보보호 체계 업그레이드 ▲아키텍처 및 개발·운영 환경 구축 ▲전행 인터페이스 업그레이드 ▲IT서비스 관리 인프라 구축 등 총 14개 과제를 놓고 발주단위를 고심 중에 있다.

23일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현재 검토하는 발주단위는 ▲통합PMO ▲마케팅 허브 +비대면 ▲글로벌 플랫폼 ▲정보계 개편 ▲감리 등 사업으로 나뉘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범위 조정이 만만치 않아 7월에 주요 본 사업 발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사업범위 조정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마케팅 허브와 비대면 관련 사업이 통합 발주될 경우, 단일 사업이 너무 커지게 된다는 은행내 고민이다.

총 3000억 규모 중 ‘마케팅 허브-비대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1500억 안팎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 된다. 

아울러 국민은행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이슈는, 마케팅 허브 구축 이후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다.

EY한영 컨설팅을 거쳐 간 우리, 기업은행도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보고되고 있지 않다.

심지어, 기업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마케팅 허브에 입력해야 할 항목 및 관리 대상이 많아져 “기존 CRM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하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가동한 우리은행은 아직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기업은행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평판이다.

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을 우리, 기업은행에 파견해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렇게 될 경우, ‘마케팅 허브-비대면’ 통합 발주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그나마 개발요건이 명확한 글로벌 플랫폼 발주가 이번주 예상되고 있으나, 이는 제안요청서 배포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는 게 국민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국민은행 글로벌플랫폼 제안에 유력한 업체는 ‘KB데이타시스템-뱅크웨어 글로벌’ 컨소시엄을 비롯해, SK(주) C&C, 한국IBM, 한국DXC테크놀로지 등이다.

KB데이타시스템 제안참여 적절성이 난관이다. 

결정적으로, 상품처리계(현 메인프레임 기반) 인터페이스 및 기술적 변경 내용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점도 ‘더 케이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메인프레임 운영 기술은 OIO 재계약으로 확정돼 있지만, 이 메인프레임과 연계하는 기술적인 특징을 변경해 제안요청서에 공통으로 기재해 제안토록 해야 한다.

시스템 운영부(부장 신광섭)에서 이를 검토 중인데, 검토대상도 많은데다 기술적 특징들이 각각의 성격을 달리하고 있어 빨라야 이번주, 늦어지면 8월초 스펙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제안해주면… = 국민은행 ‘더 케이’ 프로젝트는 ‘주전산기를 교체하지 않고, 주변 시스템을 대규모로 개선하는’ 역대급 사업이다.

그렇다보니, 통합PMO 및 주요 사업의 SI업체 역량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SI업체 기준, 은행 안팎에서는 LG CNS, SK(주) C&C 모두 핸디캡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는 인건비를 너무 높게 부르고 있고, SK는 다들 아는 것처럼 우리은행, 저축은행 중앙회 차세대 논란이 있지 않느냐”고 전했다.

반대로, LG는 자바 기반 프레임워크 개발 경험이 가장 많다는 강점을, SK는 모바일 등 비대면 관련 사업에 있어서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IT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민은행 더 케이의 근간은, 3000억 사업 전체가 자바-x86-클라우드 도입이라는 기술적 공통점을 갖는다”며 “국민은행은 이 기술단위와 각각의 사업내용을 통합해 개발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SI사업자에 대한 니즈가 높다”고 전했다.

2013년 대외 사업을 중단한 삼성SDS는 최근 클라우드, 인공지능,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솔루션 및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심 대외 SI 분야 외연을 확대 중이다.

이 때문에 은행 안팎에서는 삼성SDS가 국민은행 더 케이 프로젝트의 기술적 특징, 예를 들어 ‘자바(기업은행 사례 및 애니프레임 포 자바 솔루션 중심)-x86-클라우드’의 연계성을 놓고 제안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중이다.

실제로 최근 컨설팅을 완료한 우체국 금융의 경우, 삼성SDS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금융이 최근 계정계를 비롯한 주요 차세대 사업에 전면적인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 중이고, 삼성SDS는 ‘클라우드 기반 우체국금융 고도화’라는 명분에 편승,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일각에서는 물밑접촉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금융IT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양질의 인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 여전히 물음표다.

국민은행이 발주단위를 보다 정교하게 짜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