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미래 사회와 인간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 미흡과 자동차 업계의 파트너십 부족 등이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에디터 마이클 골드(Michael Gold 사진)는 19일 열린 ‘인텔 테크 토크:자율주행의 미래’ 행사에서 “한국은 전세계 6대 자동차 제조국이지만 자율주행차 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그 이유는 정부 지원이 미흡하기 때문인데 정부는 공식 로드맵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다른 산업만큼 투자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실리콘밸리처럼 스타트업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대기업이 수직적 통합을 선호해 파트너십을 꺼리고 자체 개발에 매달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국내 소비자들의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관한 의심도 앞으로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마이클 골드 에디터는 “개인 소유 차의 경우 1마일을 가는데 1달러가 든다면 로봇 택시는 0.5달러로 그 비용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미래 자율주행차가 현실화되면 지금으로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가 자동차 산업계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골드 에디터에 이어 발표자로 나선 인텔 아태 지역 자율차 서비스그룹 총괄 오노 마코토(Ohno Makoto)는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업계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매년 자동차 사고로 전세계적으로 125만명이 사망하고, 출퇴근 시간에 157시간을 허비하고,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현 자동차의 문제를 자율주행차가 해결할 것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2050년에 7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빌아이 박성욱 한국 지사장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위한 ‘책임민감성안전(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RSS)’ 모형을 소개했다.

2017년 10월 모빌아이 CEO이자 인텔 수석 부사장인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교수가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RSS’ 모형은 한마디로 사고 책임을 규명하는 룰이다.

박 지사장은 “자율주행차는 사고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주변 차량의 실수 등 위협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가 사고를 냈는지 그 원인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곧 이러한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바로 RSS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규제 당국이 600여만건의 교통 사고를 분석한 결과 그 사고 유형은 모두 37가지로 나타났다. RSS 모형은 이 37가지 사고 유형을 모두 수용했는데 이 RSS 모형을 도입한 자율주행차라면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라면서 “규제 당국과 업계 모두 이런 RSS 모형의 공식화를 놓고 토론해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자율주행차 시대를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