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I) 로봇이 언제 현실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생애동안 이뤄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 세상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Sophia)를 개발한 데이비드 핸슨(David Hanson) 핸슨로보틱스 CEO는 30일 지능정보산업협회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개최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초청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밝혔다.

▲ 어린아이가 소피아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핸슨 CEO, 박영선 의원, 소피아

데이비드 핸슨 CEO는 이날 ‘AI와 로봇’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AI 로봇이 앞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면서 “소피아는 사람의 숨결을 기계에 불어 넣은 하나의 캐릭터로서 사람의 수준에 이르려면 아직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핸슨로보틱스는 사람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감정, 아이컨텍, 미소까지도 인식하고 대화하는 로봇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로봇을 거의 사람의 가족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된 로봇은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서비스, 협업, 리서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며, 그 응용 분야별로 여러 얼굴의 로봇이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핸슨로보틱스는 올해 아시아 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소피아는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인간처럼 듣고 말하고 60여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올해 나이는 두살이다. 몸체는 2005년 국내 KAIST에서 개발한 걸어다니는 로봇 ‘휴보’팀과 협업해 만들었다.

소피아는 2017년 4월 미국 토크쇼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진행자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자 “로봇이 인류를 지배하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라고 농담해 화제가 됐다. 2017년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봇으로서는 처음으로 시민권을 발급받았으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패널로 나서 발언하기도 했다. 조만간 나토(NATO)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도 소피아는 박영선 의원과의 대담에서 사람 수준의 이성적인 답변으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박영선 의원이 “화재 현장에서 어린이 한명과 노인 한명이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한명을 구조한다면 누구를 구조할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소피아는 “어려운 질문이다.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는 것과 같다.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구조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로봇의 인권을 담은 로봇기본권 발의에 대해 묻자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아직은 인간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자기의식을 하고 이성을 갖추면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박영선 의원은 2017년 7월 전자적 인격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로봇 기본법의 제정을 발의한바 있다.

데이비드 핸슨 CEO는 이와 관련해 “로봇은 사람들의 종이니 통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는데 이는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우리에 가둬놓고 인간에게 서비스하기만을 바라는 것으로 비윤리적이며 위험하다”라고 밝혔다.

핸슨로보틱스는 ‘수퍼 인텔리전스’ 곧 ‘천재 기계’의 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