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양행 경영진 워크샵 예정…빠르면 3월부터 갭 분석 착수

지난해 컨설팅을 마친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의 부산, 경남은행 ‘IT표준화’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BNK금융그룹은 2019년 1월부터 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연내 제반 조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BNK금융그룹은 앞서 지난 2017년 EY한영을 주사업자로 ‘IT표준화’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17일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작년 12월 15일 IT표준화 컨설팅이 완료됐다”며 “오는 24일 부산, 경남은행 경영진을 대상으로 완료보고회 및 로드맵 마련을 위한 워크샵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BNK금융지주 차원에서 추진하는 부산, 경남은행 ‘IT표준화’는 사실상 두 은행 IT부문의 물리적, 논리적 프로세스 일원화을 의미한다.

‘투 뱅크 원 프로세스(Two-Bank, One-Process)’ 전략이다.

컨설팅 결과, 부산-경남은행 ‘IT표준화’는 계정계, 정보계, 채널 등은 현 부산은행 IT시스템을 기준으로 하고, 단위업무 시스템 중 일부 예를 들어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시스템은 경남은행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기반시스템이 ‘부산은행 현 IT’로 결론 낸 배경은 고객 수 및 상품, 서비스수가 경남은행보다 많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 현 IT시스템은 지난 2012년 1월 가동했고, 경남은행은 2014년 10월 신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통상 IT부문 프로세스 일원화의 경우, 최근에 개발한 IT시스템을 기준으로 삼는데, BNK금융그룹 ‘IT표준화’는 먼저 만들어진 시스템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두 은행이 운영해 온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게 목표”라며 “리테일 집중적인 부산은행이 거래 유형 등 서비스의 수가 많다보니 이같은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이후 BNK금융지주는 오는 1월 24일 경영진 워크샵에서 투자비용, 표준화 방식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사 한 관계자는 “대체적인 투자비용을 비롯한 양행 분담금 규모, 로드맵, 영향도 분석에 필요한 각 은행의 조치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보는 확대회의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경영진 워크샵에서 최소한 ‘로드맵’이라도 그려놓는다는 계획이다.

BNK금융지주는 로드맵을 마련한 후 빠르면 3월부터 10월까지 본격적인 갭(GAP)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IT표준화’ 컨설팅에서 BNK금융지주는 ‘3 depth’까지 두 은행 시스템을 들여다봤다. <그림 ‘부산-경남은행 IT표준화 컨설팅 범위’ 참조>

올 3월부터 추진이 예상되는 갭 분석에는 두 은행에서 사용하는 보든 IT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세세하게 분석하고, 일원화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밑그림을 도출한다는 게 BNK금융지주 전략이다.

BNK금융지주가 예상하는 일정은 오는 10월까지 갭 분석을 완료하고, 늦어도 올 12월 또는 2019년 1월 사업자 선정, 약 12개월 가량 ‘IT표준화’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비조치의견서’ 통해 보안성 강화 등 사전 정지작업도 = ‘IT부문 일원화’는 업무부서의 프로세스를 비롯한 물리적 및 논리적 IT시스템, 규정·지침·매뉴얼까지 하나로 통일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BNK금융그룹이 중점 검토하는 대목은 ‘고객정보 일원화’다.

현행 금융지주사법 제48조(자회사 등의 행위제한) 등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등은 다른 법령에도 불구하고 공동광고를 하거나 전산시스템, 사무공간, 영업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을 공동사용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BNK금융지주는 이를 근거로, 부산-경남은행의 IT부문 일원화와 동시에 ‘고객정보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두 은행의 논리, 물리적 IT시스템을 일원화한 후 굳이 고객정보를 따로 운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BNK금융그룹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 ‘비조치의견서(Non-action Letter)’를 내고 유권 해석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비조치의견서’는 금융회사 등이 신규 영업이나 신상품 개발 시행에 앞서 이같은 행위가 금융감독법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심사받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청구하고 해당 원장이 법령 등에 근거해 향후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회신하는 문서를 말한다.

BNK금융지주가 내세운 ‘비조치의견서’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감독 규정’ 제24조(공동광고기준 등) 및 <별표 1-6>에 따라 고객정보 접근제어 시스템 및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 운영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어필중이다.

◆BNK금융지주 “합병 아니다” 적극 강조 = 한편, BNK금융지주는 이같은 IT부문 표준화가 ‘부산-경남은행 합병’을 전제로 한 점은 아니라고 적극 강조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 모두 유닉스-C 기반 뱅스 프레임워크를 사용 중이다. 물론 몇몇 애플리케이션을 같이 쓴다고 IT표준화에 나서야 하는 건 아니지만, 비용효율 및 시너지 측면에서 두 은행 IT부문이 일원화 되는 것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BNK금융지주는 두 은행 IT직원들이 ‘고용’에 있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세심하게 운영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운영하는 IT전문역 제도 등을 검토, 오히려 두 은행 IT표준화로 양질의 IT인력을 유지한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