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다른 지역들에 비해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도입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 가트너 CIO 아젠다 조사(2018 Gartner CIO Agenda Survey)’에 따른 것으로, 아태지역 17개국 CIO 537명을 포함해 전세계 CIO 3,16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의 경우 IoT와 AI의 도입을 이미 완료했거나 곧 도입할 계획이라는 응답자가 각각 43%(전세계 37%), 37%(전세계 25%)로 전세계 평균 수치보다 높았다.

또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에 투자했다는 응답자는 각각 28%, 20%(전세계 21%, 17%), 그리고 블록체인이나 분산형 원장 기술을 활용 중이라는 응답자는 13%로, 전세계(9%)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CIO의 95%는 디지털화로 인해 자신의 직무가 변경되거나 재구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역할 변화로는 ‘변화의 리더’가 되어 지금보다 더 많고 넓은 영역의 책임을 갖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CIO의 역할이 기존의 IT 딜리버리 영역을 벗어나 혁신 관리나 인재 개발 등 다른 영역으로 뻗어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가트너는 “CIO 역할의 성격이 IT 딜리버리 책임자에서 IT 비즈니스 책임자로 변화하고 있다. 즉 IT 비용을 관리하고 엔지니어링 절차를 조정하던 데에서 수익을 촉진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면서 “디지털 비즈니스의 확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CIO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태지역 CIO들도 기존 IT 관련 외의 영역까지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세계 CIO들에 비해서는 그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담당은 44%(전세계 55%), 혁신 담당은 37%(전세계 54%), 기업 변화 담당은 17%(전세계 28%)로 집계됐다.

아태지역 CIO들은 내년 IT 예산이 5.1% 증가할 것으로 답변해 전세계 평균 3%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가트너는 “아태지역 전반에 걸쳐 기업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IT 예산 증가세가 뚜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아태지역 CIO들은 디지털 실험 단계에서 디지털 확장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초기에 시행한 디지털 실험이나 파일럿 프로젝트가 꼭 디지털 확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디지털 확장을 실제로 달성했다는 응답자는 15%, 이미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디지털 전략을 개선하는 단계에 있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비슷했다.

아태지역 응답자들은 디지털 확장에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조직문화 42%(전세계 46%), 인재 부족(24%), 자원 부족(19%) 등을 꼽았다.

가트너는 “CIO들은 현재의 조직 문화와 미래 비전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 과정에서 현재 조직문화가 갖는 강점을 인식해야 하며, 직원들의 헌신을 존중하고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아닌 ‘점차적 변화’의 개념으로 문화적 변화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시현 기자> pcsw@bikorea.net